우리모두는 저마다의 학창시절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물론 이는 사실이다. 하지만 내게는 좀 남들과는 다른 학창시절을 간직하고 있다.
어렸을때는 혼자가 된다면 매우 슬프고 마치 내가 싫거나 주위에서 보잘것 없는 존재라고 스스로가 생각하게 만들었다.이런 생각은 당시의 나를 늘 불안으로 감싸고 남들이 잘 느끼지 못하던 것을 자주 느끼게 만들었다.
중학교 1학년 시절.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느껴지는 그 두근거림은 내게는 하나의 불안이고 집착이였다. 새 친구를 사귀어야 된다는 말과 그래야지만 외롭지 않을수 있고 그럼 고독해지지 않을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 이 시절은 친구가 전부인 것 마냥 모두가 이 순간에 새로운 설렘과 흥분을 느꼈을 것이다.나는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정도로 성격자체가 매우 내성적이였다. 하지만 어찌저찌 해서 새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같이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어느정도의 경계가 사라지니 조금은 나아지게 되었다.
아마 이때부터 였을 것이다. 내 불안이 시작됐던 시기가.
상대가 던진 그 말 한마디는 새벽 시간에 종종 생각나게 되었고 그 시간들은 하나의 습관처럼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불안했던 것이었다. 모든 타인들의 말이 내 신경을 자극했다.
'아까 이 친구는 무슨 의도로 그런 이야기를 꺼냈지?'
'그는 도대체 처음부터 내 눈을 보고 이야기하더니 내가 던진 농담 한번에 눈을 피하고 얼굴을 찡그리게 된 이유가 뭘까?'
너무 사소한 내용들이라 모두 열거할수는 없는 부분인 것 같다. 언제 한번은 같이 하교를 하던 친구가 인사도 없이 사라져버려서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적도 있다. 나는 꼭 마지막에 작별인사를 해야만 그 친구를 떠나보낼수 있었던 것이다.
어느날이었다. 그때도 어김없이 모임에 참가해 같이 보드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한 친구와 단 둘이 자리에 남게 되었고. 우리는 서로 몰래 팀이 되고 나머지 친구들에게는 비밀로 하자고 약속했다. 사람들이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게임이 시작되었다. 잘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 실수로 인해 그 친구가 살짝은 기분이 나빴던 것 같다. 나는 아직도 그 표정과 고개돌림을 잊을수가 없었다.
나는 왠만해서는 모든 부탁을 들어주는 편이다. 하지만 나의 이런 행동은 당시에는 친절보다는 약자로서의 역할로 기능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라. 그 시절 누군가한테는 잘 보여야 하고 기가 센 사람만이 팀의 리더처럼 행동할수 있고. 약간은 방항 적이다는 이유로 상대를 내리 깔수도 있다는 것처럼 그때 시절은 거의 양육강식의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나의 친절과 너무 양심적인 태도는 하나의 약점처럼 잡히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나는 사람을 대하는 나의 행동과 그런 모든 생각이 점점사람들에 대해 신물을 느끼게 만들었다. 더이상 사람들속에서 행복을 찾기란 마치 고통과 쾌락을 동시에 짊어지는 느낌이었다.
고통의 정도가 쾌락보다 그 양과 질이 높아진다면 그것은 과감히 버릴수 있어야만 하는것이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던 시기. 정확히는겨울방학동안 스스로를 돌아보며 인간관계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사람들속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강한 사람도 외로움을 느끼는가?
타인에게 들어내보이는 것은 왜 약점으로 잡히게 되는 것인가? 당시의 나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들을 던져 보았다. 그리고 점점 인간에 대한 미련을 버리게 되었다.
그때 시절을 돌아보면 나는 요조(<인간실격>의 주인공)처럼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는 아닐까라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도 나름대로의 시기일뿐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나는 글의 첫부분에서 나의 학창시절이 남들과는 좀 다르다고 이야기했지만 어떻게 보면 그저 평범한 시기를. 누군가는 나처럼 고민해보았을 그 문제들을 나는 그저 글로 표현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산책길>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너무 지나치다고 여겨질정도로 예민한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지나가 버린 순간들이다. 사람이 너무 힘들고 불행하다고 느껴지면 지금 순간이 영원할 거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그저 한 순간일 뿐이다.
나는 현재그저 지금의 순간을 살아가고 음미할려고 노력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 혼자만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통받은것은 아닌가 라고 느껴질정도로 세상은 그저 내 눈치 신경쓰지않고 어김없이 굴러갈 뿐이고 오늘도 구름은 계속 그 자리에 있는것이 아닌 어느순간은 다른 위치에 있다가 다시 봤을때는 이미 없어지는 것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을 알수 있다.
<자연은 끊임없이 변하는 구나. 내 마음과 상관없이.>
난 오늘도 산책을 나왔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행복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
지금 내 행복은 고요히 내 시간에 완전히 몰두하는 것이고 주변의 소리와 풀들 그리고 벌레들의 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즐거웠던 추억을 한번 회상해보는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해봤을 때는 행복이라는 것은 그 형태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순수하면서도 순간적인 기쁨을 주면서 마음속에서 계속적으로 울림을 주는것과 같고, 추억과 비슷하게 기억처럼 생각나면 그 기쁨이라는 것이 고요하게 몸전체로 퍼져나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얼굴빛을 밝게하며 엷은 미소를 띠게 만들어 어떤 일에 대해서 너그러운 마음마저 들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