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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Jun 05. 2023

서른살의 성년식, 반갑잔치

“이제부터 정말 잘 살아낼거야!”

“이제부터 정말 잘 살아낼거야!” 


반갑잔치는 세상이 부르는 서른 타령을 스스로 매듭짓고 기점을 세우는 성년식입니다. 20살, 사회가 만들어준 경계를 넘어선 이후 ‘나’라는 감각을 분명하게 만들어온 10년간 시간을 살핍니다. 지난날의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 된 자신을 응원하고 현재의 삶을 꾸리게 해준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삶을 함께 만들어갈 사람들을 모아 멋지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받는 행사입니다. 


“40살이 되면 같이 죽자.” 농담반 진담반.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고등학교 동창들과 있는 채팅방에서 종종 하는 대화입니다. 서른이 넘어서도 여전히 반복하고 있어요. 서른을 넘기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이었는지.... 사실은요. 할머니가 될 때 까지 잘 살아내고 싶어요. 지금부터 미래까지 쭉 잘 살아내고 싶어요. 계속 씩씩하게 사는 거 너무 힘들고 저도 사람들의 응원 받고 싶어요. 그냥 나를 지지하고 온전히 인정해주는 사람들과 미래를 만들고 싶어요. 


저는 지난해 서른이 되었습니다. 이때쯤이면 이제는 뭐가 되어도 될 나이가 되었습니다. 서른살을 기념하고 싶었습니다. 안 마시던 술을 왕창 마시지도, 몇 개월 할부로 셀프 선물을 주는 것도 탐탁치 않았습니다. 대신 친구들과 함께 5Km 달리기를 했습니다. 막상 올해가 되니까요. 그게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서른에 저는 무엇이 되었는가. 어떤걸 기념해야했을까. 저는 제가 되었습니다. 겨우 제가 되어가는 방법을 알 것 같습니다. 


스무살. 사회가 지정했던 경계를 넘어서서 10년 동안 탐색하고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정말 잘 살아낼 겁니다. 사람들한테도 알리고 싶어요. 성년식은 어물적 끝났고요. 환갑까지는 너무 멉니다. 환갑에 딱 반! 지금! 잔치를 하기에 딱 입니다.  성년식이나 환갑은 통과의례의 하나입니다. 통과의례는 사람의 일생에 있는 탄생, 명명, 성인, 결혼, 죽음 등의 몇 가지 절목을 기념하는 행사입니다. 이런 절목은 개인이 생활하는 사회 내에서의 신분 변화와 새로운 역할의 획득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문명에서는 인생의 절목의 통과시에 그 평안을 보장하고 새로운 신분으로의 이행을 공시할 목적으로 의례를 행합니다. 


서른살. 자신을 어리다고 내세우는 것에 느끼는 어색함과 불안감을 맞이하는 시기. 이 시기가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고 살아내야 했던 삶을 나의 관점과 의지로 삶을 세팅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진정한 성년의 시기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모두에게 닥칠 “가능성의 시간”을 준비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 서로를 지탱하고 이끌어주면서 각자의 모양대로 살아가요. 제가 이루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당신의 서른살은 무엇입니까? 어떤 서른을 꿈꾸었나요?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꾸리고 싶나요? 100명에게 묻는다면 100명이 다른 답을 말할 것입니다. 혹여나 천편일률이라면 그건 어딘가 잘못된 세상입니다. 왜 행복 모양이 같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스무살 때 생각했던 뜬구름 같은 행복은 어쩌면 비슷하겠죠. 부모님 잘되라고 했던 행복의 모양은 비슷했을지 몰라요. 하지만 10년간의 시간동안 키워온 서른살은 분명 그때의 꿈에 대해 새로운 평가를 내릴거에요. 우리는 각자의 모양대로 살아낼 겁니다. 그간의 삶을 함께 만들어준 사람들과 함께요. 


우리는 현재를 미래로 유예하기 바쁩니다. 반갑잔치를 통해 지난시기의 인생을 회고하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지향을 유예하지 않고 지금부터 실현하겠다는 기점을 만들겁니다. 현재에서부터 내 삶을 바라보고 스스로 그리고 주변의 응원으로 성인으로 인정하고 지지받고 다음의 삶으로 나아가고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반갑잔치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브라이덜 샤워도, 결혼식도, 백일-돌잔치도 아닙니다. 반갑잔치라는 통과의례를 통해서 보여주는 삶의 모양은 그간의 기념사진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 나타날 겁니다.  서른이 된 사람은 혈연과 결혼과 관계없이 지금의 삶을 만들어주고 지탱하는 사람들에게 축복을 받습니다. 무엇을 축하하고 기념하는지. 반갑잔치는 '원래 그랬던 것'들을 자신을 중심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람들의 등장을 뜻합니다. 결국에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각자가 지향하는 새로운 삶을 조명하게 합니다. 




2021.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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