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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Apr 14. 2024

어떻게 살았나 둘러보았습니다.

2024년 1분기 / 주먹을 쥔 손을 펴야, 손을 쓸 수 있지.


주먹을 쥔 손을 펴야, 손을 쓸 수 있지.

1~2월에는 포장 아르바이트를 했고, 3월부터는 다시 박물관 교육 강사와 개인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시작, 시작, 시작. 온통 몸에 익지 않은 것들이라서 에너지가 많이 필요했고 지치고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것들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큰 결정을 하나 내렸습니다. 내년에는 박물관 교육 강사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고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잡고 있었는데, 여기에 쏟아붓는 에너지가 너무 많아서 다른 일상을 꾸리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그리고 이 일이 ‘싫은 것과 해야 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것은 착시라는 걸 알지만 그냥 눈뜨고 지켜보는 것이 좀 버겁습니다. 차라리 눈을 감겠습니다. 꼭 감았다가, 다시 뜨면 그때는 응어리진 착시가 사라졌기를 바랍니다. 혹 주변에 제가 꾸준히 할 만한 일이 있다면 주세요. 저는 포장일도 좋았거든요. 퇴근할 때 고민이 없어서 특히요.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하고 싶기 때문에, 맛보기로 올해 틈틈이 시도해 보겠습니다. 가끔 던져주세요.


스스로를 고양하는 작은 기쁨들

지난해 상담을 끝내며 의식적으로 허용과 다독임을 찾아 나섰어요. 일상에서 즐거움의 테마를 찾았답니다. 요가와 문구가 그것이고요. 일본 여행도 가고 싶어요. (로프트, 츠타야, 디앤디....) 여기에 음식 먹기와 만들기, 스크랩 붙이기와 그림 그리기도 있습니다. 하다 보면 내적 활기를 찾을 수 있어서 좋아요.

충전되는 여행과 만남도 기꺼이 하고 있답니다. 1월에는 슬기가 만들어준 채식 요리가, 2월에는 버디바디 친구들과 해돋이를 보았던 순간이, 3월에는 지영님과 함께한 통영 여행, 동인천에서 코너룸 방문하고 은비님과 했던 투어가 기억에 남습니다. 일상과 먼 곳에서 깊은 몰입을 하고 나면 느껴지는 개운함이 참 좋더라고요. 잘 살고 싶어지는 마음, 잘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샘솟습니다.


일정 조정. 그럼에도 모임.

문반사우 모임은 일단 6월까지 휴지기를 갖기로 했습니다. 3년 차가 넘어선 마케터블은 뉴스레터 100회를 맞이했습니다. 버디바디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만남은 매달 기쁨의 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연관성의 예술을 읽는 단기 책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전시 번개로 구본창의 항해 전시를 봤습니다. 아차 싶은 순간들… 시간 약속으로 아차 했던 순간이 4월 초에 2번 있었어요. 이제는 실수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실망스러웠네요.

모임은 연습이고 기회고 소진이기도 했습니다. 문반사우를 비집고 계속하려던 것을 정확하게 말하고 멈추니까 그렇게 개운하더라고요. 사실 아직도 모임과 약속에 좀 끌려다니고는 있긴 해요. 그런데 모임은 제가 역동을 도모하는 방식이니까, 완전히 멈출 생각은 없어요. 의도적으로 멈추고 조정하는 일을 해야겠어요. 그리고 모임이 커뮤니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착각을 했는데요. 모임은 모임이고 커뮤니티는 커뮤니티인 것 같습니다. 두 개의 차이가 뭐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는 모임은 개개인의 얼굴과 이름을 알고 일정을 약속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고요. 커뮤니티는 일종의 지향과 목적성을 기반으로 역동을 주고받는 관계망입니다. 그러니 더 크고 익명성을 띄고 관리할 수 없는.... 그런 기분입니다. 커뮤니티는 뭐랄까.. 한 사람으로, 개인으로, 소관 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 배움이고요. 모임을 교차하면서 만나게 되는 분들도 서로를 반기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점차 개별화된 만남들이 더 늘어가고 있어요. 제가 헉헉거리는 이유였던 것 같기도 해요. 계획이 잘못된 것이라 실행을 해도 실현되지 않는데 말이죠~ 허허.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스타일, 소소문구 그리고 KBS. 어쩌다 보니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인터뷰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얼굴을 보이는 일이 아주 기꺼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하기 싫은 일도 아니라서 냅다 수락했어요. 이게 되나 싶었던 일들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니 영 틀린 건 아니구나 싶어요. 저도 그렇게 느끼고 가족들은 더 많이 느낀 것 같아요. 기왕이면 인터뷰 보단 안정적인 수익으로 돌아오면 좋겠는데, 흐름을 또 만들어 봐야겠지요? 그래도 발신을 위한 발신이 줄었어요. 이제 쓰기에 발악하지 않고 하고 싶은 발산만 선택적으로 해보려고요. 발산을 하고 싶긴 했지만 꼭 사람들 앞에서 하고 싶은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혼자 있으면 더 무서워서 쓰지 못하는 날이 길어서 남의 눈이 좀 더 필요했었어요. 이제는 묵묵히 스스로와 대화하고 긴 글로 남기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글쓰기? 꽤 재밌을지도?

지난해 8월에 계약한 책 원고. 1월부터 쓰겠다고 했는데, 3월까지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모임을 또 찾습니다. 내돈내산 글쓰기 모임을 참여했습니다. 잘 선택을 한 것인지, 다행스럽게도 글쓰기는 일이 좀 재밌게 느껴집니다. 피드백을 듣는 일은 생경하고 힘들었지만 울지는 않았습니다. 좀 의외였어요. 저는 사실… 울보거든요. 흑. 특히나 글을 쓰면 꼭 눈물이 나와요. 그런데 저를 울리지도 않고, 심지어는 줏대 있는 상태로 만들어줬어요. 대박이죠? 수업을 통해 무엇보다도 나의 감을 믿어도 된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내가 완성했다고 생각한 글은 완성이 된 것이구나. 당연한 것 같죠? 저는 원래 계속 저를 못 봐줬어요. 이제는 좀 넘겨주기도 하고 다독여주기도 하니까 기특해요. 책 원고 마감? 곧 합니다.


나는 무엇을 살피고, 모으고, 만드는 사람인가요?

나는 ~하는 사람. 나는 박물관과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대화형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

좀 더 구체적으로 살피면… 전시, 책, 인터뷰 거기에 종종 팟캐스트와 유튜브 콘텐츠를 살피고 스크랩, 메모, 일기, 그리기, 마음 캡처(사진)를 모으고 프로그램 장표, 긴 글, 공간 연출을 만듭니다. 나를 무엇이라고,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이름 붙이는 건 좀 나중의 일인 것 같습니다. 삶의 지속가능성은 계속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뜻하기도 하고요. 시간이 무조건 오래 걸리니까, 여유 있게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만큼 파악하는 것이 꽤 오래 걸렸어요. 그런 점에서 30대는 좋네요.


앞으로 2분기는

[KEEP]

스스로를 고양하는 기쁨, 돌보는 부지런함을 지속합니다. 문구, 요가, 음식 만들고 먹기, 여행, 만남들을 기꺼이 충만히 누리고 새깁니다.


[TRY]

하나. 책 원고를 마감합니다.

홍보까지 생각하면서 프로젝트화 시켜야겠어요. 북토크-북클럽에서 실용적으로 쓸 만한 꼭지도 만들고요. 안면이 있는 유관 기관 담당자분들에게도 솔깃한 꼭지도 넣어야겠어요. 그러면 책이 더 구체적으로 잘 써질 것 같네요. (여기에는 포트폴리오나 홈페이지 제작도 포함될 듯)


둘. 버디바디 진을 만들어요.

10번이 좀 넘게 진행하고 있는 버디바디. 배운 것도 많고 얻은 것도 많고 동시에 다음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도 다시 살펴봐야 하는 지점에 서있으니까! 정리할 겸 사부작 거려봐야겠어요.


셋. 일기장을 씁니다.

다시 돌아보고 싶은 기록을 하고 싶어요. 블로그에 비공개로 또 메모장에 덕지덕지 붙여놓은 것들은 자주 잊히니까. 솔직한 말을 다 털어내지 못하거나 혹은 털어낸 것들이 흩어지니까. 매번 시도하다 실패했지만 이제는 쓸 수 있을 것 만 같아요.


[PROBLEM]

글 쓸 시간이 없다는 말... 나의 한정된 에너지를 상기합니다.  체력 증진과 일정 관리에 중점을 둡니다. 글을 쓰는 절대 시간을 확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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