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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우 Feb 27. 2022

브리튼 '전쟁 레퀴엠'




지구촌 저너머로부터 들려오는 참혹한 전쟁의 소식에 음악에서라도 위로를 찾고자 오늘은 벤자민 브리튼이 2차 세계 대전 이후 반전의 메세지를 담아 작곡한 전쟁 레퀴엠을 서가에서 꺼내 들었습니다.



원래 레퀴엠은 가톨릭의 전례음악이지만 브리튼의 이 레퀴엠은 베르디의 레퀴엠이나 브람스의 독일레퀴엠과 같이 전례용이 아닌 일반 연주회를 위한 곡으로 작곡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작곡의 계기가 된 것은 1962년에 과거 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군의 폭격으로 무너졌던 영국 코벤트리의 성미카엘대성당의 재건립을 축하하는 행사였습니다.



Cathedral Church of Saint Michael




같은 일반 연주용 작품들이지만 베르디의 레퀴엠은 라틴어로 된 전례문에 기초하였고, 브람스의 레퀴엠은 그와 달리 순전히 독일어로 된 새로운 가사에 따른 것인 반면, 브리튼은 라틴어 전례문과 영어로 된 윌프레드 오웬의 전쟁 시를 절묘하게 결합하여 이 명작을 완성하였습니다.




Wilfred Owen



브리튼은 레퀴엠의 라틴어 전례문은 합창과 소프라노에게 맡기고 오웬의 영문 시는 (메인 오케스트라와 별도로 배치된 소규모 실내악단이 반주하여) 바리톤과 테너가 노래하도록 곡을 구성하였습니다.



작곡 당시 브리튼은 소프라노는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의 부인인 러시아의 갈리나 비쉬네프스카야, 테너는 자신의 동성 동반자인 영국의 피터 피어스, 바리톤은 독일의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를 각각 염두에 두었다는데, 이는 전쟁 당사자국의 화합과 화해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초연을 앞두고 소련 당국의 불허로 비쉬네프스카야가 초연에 참여하지 못하여 결국 다른 소프라노가 짧은 기간 연습을 거쳐 대타로 기용되어 초연이 이루어졌습니다.



소프라노에게 라틴어 전례문을 노래하게 한 것은 영어를 못하는 비쉬네프스카야를 배려한 조치로 알려져 있는데, 나중에 브리튼은 결국 비쉬네프스카야를 기용하여 데카에서 음반을 출시했었지요.



비쉬네프스카야(라크리모사)

https://youtu.be/-FgrdDHKk4Q



저는 이 곡을 2019년 3월에 캐나다 몬트리얼에서 처음 실연으로 접하였는데, 우리나라에도 제법 알려진 I Musici de Montréal의 멤버들까지 가세하여 보강된 100여명의 오케스트라 단원과 노련한 솔리스트들, 그리고 어린이 합창단 등 350여명의 지역 합창단원이 La Maison Symphonique 홀의 대형 오르간(Grand Orgue Pierre-Béique)과 합세하여 만들어내는 어마무시한 음향에 완전히 압도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전에도 이 곡을 음반을 통해 많이 들었지만, 어쿠스틱이 잘 조율된 멋진 대형 콘서트 홀에서 거대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그리고 파이프 오르간이 일체가 되어 만들어내는 거대하고도 지극히 섬세한 음악을 들으면서 그 이전에 들었던 것은 이 곡의 실체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요컨대, 이 곡은 아무리 좋은 오디오 시스템라도 음반으로는 결코 실연의 음향과 느낌을 전달할 수 없는 곡이기에 혹시라도 기회가 되면 (브리튼이 작곡시 염두에 두었던 서라운드 사운드의 효과가 풍부한 아래 코벤트리의 대성당은 아니더라도) 좋은 음향의 공연장에서 꼭 실연으로 한 번 들어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1. INTROITUS & KYRIE




이 곡은 가톨릭의 전례문에 따라 합창단이 입당송(Introitus)을 부르면서 시작됩니다.



https://youtu.be/UUaQvAxu46k




CHORUS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


주여, 저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소서


et lux perpetua luceat eis.


그리고 끊임없이 그들에게 빛을 비춰주소서



불길하면서도 뭔가를 모색하는 음향이 서서히 끓어 오르며 공간을 채우는 방식으로 시작되는데, 차임벨에 의해 울리는 도-파#의 셋온음(tritone)은 이 전쟁레퀴엠의 핵심을 관통하는 화음입니다. 이 셋온음은 중세에는 악마의 음정이라고 불리웠던 것인데, 이를 죽은 이의 안식을 위한 레퀴엠의 핵심 화음으로 사용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나중에 살펴보듯이 브리튼은 (마치 평화를 갈망하는 소원을 담듯이) 이 곡의 마지막 악장을 포함한 여러 악장의 끝에서 이 셋온음의 부정적 긴장을 F장조로 해소시킵니다.



아무튼 합창단이 영원안 안식과 끊임없는 빛을 갈구하는 노래를 마치자 순진무구한 소년합창단(주로는 연주회장에서 오르간이 위치한 높은 발코니에 위치합니다)이 마치 천상에서 쏟아지는 찬양처럼 다음과 같이 노래합니다.



BOYS


Te decet hymnus, Deus in Sion:


시온의 하나님, 당신께 찬양을 드립니다


et tibi reddetur votum in Jerusalem;


예루살렘에서 당신께 서원을 드립니다


exaudi orationem meam,


나의 간구를 들으소서


ad te omnis caro veniet.


모든 육체가 당신께 나아갑니다



그 후 다시 합창단이 레퀴엠을 외치며 영원안 안식과 끊임없는 빛에 대한 갈구를 노래합니다.



CHORUS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


주여, 저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소서


et lux perpetua luceat eis.


그리고 끊임없이 그들에게 빛을 비춰주소서



합창이 끝나자 갑자기 전쟁에서 죽은 병사를 대표하는 테너가 오웬의 시를 레치타티보와 같이 읊조립니다. 이 때 독립적으로 솔리스트를 반주하는 실내악단은 가사의 내용을 프로그램 음악처럼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https://youtu.be/BJYCth66Swo





TENOR


What passing-bells for these who die as cattle?


어떤 조종들이 짐승같이 죽어간 이들을 위해 울리나


Only the monstrous anger of the guns.


오직 괴물같은 총들의 분노만이


Only the stuttering rifles' rapid rattle.


오직 더듬거리는 소총의 빠른 울림만이


Can patter out their hasty orisons.


그들의 조급한 기도를 흩뿌린다


No mockeries for them from prayers or bells,


기도나 종소리들로부터 그들을 위한 어떠한 조롱도 없었고


Nor any voice of mourning save the choirs, ---


그 합창 이외에는 어떤 탄식의 목소리도 없었다


The shrill, demented choirs of wailing shells;


그 울부짖는 탄피들의 날카롭고 미친 듯한 합창들


And bugles calling for them from sad shires.


그리고 슬픈 마을에서는 나팔수가 그들을 부른다


What candles may be held to speed them all?


어떤 촛불을 들어 그들 모두가 더 서두르게 할 수 있을까


Not in the hands of boys, but in their eyes


소년들의 손이 아니라 그들의 눈 속에 있는


Shall shine the holy glimmers of good-byes.


작별을 위한 거룩한 깜박임이 빛나리라


The pallor of girls' brows shall be their pall;


소녀들의 이마의 창백함은 그들의 관싸개가 되리라


Their flowers the tenderness of silent minds,


조용한 마음 속의 연약함 그들의 꽃들


And each slow dusk a drawing-down of blinds.


그리고 내려지는 블라인드 느린 땅거미도



낭송과도 같은 솔리스트의 노래가 끝나자 합창단이 아카펠라로 매우 신중하고도 조심스러운 톤으로 주여(Kyrie) 우리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노래합니다.



CHORUS


Kyrie eleison.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Christe eleison.


그리스도여 불쌍히 여기소서


Kyrie eleison.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이 고요한 아카펠라의 합창에서, 도-파#의 셋온음(tritone)이 마지막 엘레이손(eleison)의 끝에 이르러 F장조로 해소되는 부분은 온 몸을 신비한 천으로 두르는 듯한 전율의 순간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II. SEQUENZA



최후 심판의 날을 묘사하는 2부 디에스 이레는 나팔을 상징하는 트럼펫 등 관악기들의 울림으로 시작하는데, 이는 타악기와 함께 사격과 포성이 울리는 전쟁터의 모습을 묘사하듯이 매우 불안하고 조급합니다.



https://youtu.be/scoX1m45Xk0



이어지는 매우 위협적이고 마치 절뚝거리는 듯한 리듬에 의한 오케스트라 위로 불리워지는 합창은 스트라빈스키의 음악나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와 같은 원시적 색채를 띄고 있으며, 대포의 폭발음과도 같은 타악기의 울림과 어울려 최후 심판의 날의 이미지를 처참한 전쟁터와 연결시키는 데에 일조를 합니다.



CHORUS


Dies iræ, dies illa,


진노의 날, 바로 그 날


solvet sæclum in favilla,


온 천지가 잿더미 되는 그날


Teste David cum Sibylla.


다윗과 시빌라가 예언한 날



Quantus tremor est futurus,


얼마나 두려울 것인가


quando judex est venturus,


심판자가 당도하실 그때


cuncta stricte discussurus.


온갖 행실을 엄중히 저울질하리



Tuba mirum spargens sonum


경이로운 나팔소리가


Per sepulcra regionum


만방의 무덤 사이로 울려퍼지며


Coget omnes ante thronum.


모든 이들을 옥좌 앞으로 불러모은다



Mors slopebit et natura


죽음이 실색하고 대자연 또한 그러하리


Cum resurget creatura


모든 피조물이 다시 일어나


Judicanti responsura.


심판에 응답할 때



이처럼 풀 오케스트라와 합창에 의한 디에스 이레 도입부는 어찌보면 베르디의 레퀴엠의 해당 부분이나 말러의 교향곡 '부활'과 같은 친근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이어지는 바리톤과 테너의 솔로 곡들은 낮선 브리튼의 오페라와 같이 매우 현대적이고 실험적입니다.



바리톤은 (실내악단 및 하프와 함께) 디에스 이레의 상징인 심판의 나팔 소리의 동기를 이어받아 아래와 같이 (역시 오웬의 시에 기초하여) 전장의 나팔수의 비극과 슬픔을 노래합니다.



https://youtu.be/kFFWnNd18gg



BARITONE


Bugles sang, saddening the evening air;


나팔수는 저녁 공기를 슬프게 하며 노래했다


And bugles answered, sorrowful to hear.


그리고 나팔수는 듣기에 슬프게 대답했다


Bugles sang, Bugles sang,


나팔수는 노래했다,나팔수는 노래했다


Voices of boys were by the river-side.


소년들의 목소리는 강가에 들렸다


Sleep mothered them; and left the twilight sad.


안식이 엄마처럼 그들을 돌보고, 땅거미를 슬프게 만들었다


The shadow of the morrow weighed on men.


아침의 그림자는 사람을 억눌렀다


Bugles sang,


나팔수는 노래했다


Voices of old despondency resigned,


오직 오래된 낙담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Bowed by the shadow of the morrow, slept.


아침의 그림자는 절하고 잠들었다



바리톤의 노래가 끝나자 소프라노가 다시 라틴어로 된 전례문에 따라 최후의 심판책이 펼쳐지는 광경을 엄중하게 노래합니다. 이 노래는 (울리는 팀파니와 현악기의 반주 위로) 안절부절 못하는 느낌의 합창으로 이어지는데, 그 후 소프라노가 지엄한 왕을 높이 노래할 때 합창은 그 아래에서의 심판을 받는 사람들을 같이 노래합니다.



https://youtu.be/IpPoM7hlVRc



SOPRANO


기록된 책을 대령하리니


In quo totum continetur ,


곧 그 안에 모든 것이 씌어진


Unde mundus judicetur.


세상을 심판할 책이라


Judex ergo cum sedebit


그러니 심판자가 착좌하시면


Quidquid latet apparebit,


숨겨진 모든 것이 드러나니


Nil inultum remanebit.


단죄하지 아니함이 없으리라



CHORUS


Quid sum miser tunc dicturus,


그 때가 되어 내가 무엇을 말하고


Quem patronum togaturus,


누구의 비호를 청하리


Cum vix justus sit securus?


의인들조차 안심하지 못할 터인데



SOPRANO and CHORUS


Rex tremendae majestatis,


엄위하신 왕이여


Qui salvandos salvas gratis,


선택된 이를 자비로이 구원하시는 분


Salve me, fons pietatis.


하여 그 날 제가 버림받지 않게 하소서



이후 조심스럽게 자비를 바라는 내용의 전례문에 의한 진행은 다시 테너와 바리톤의 이중창에 의해 노래되는 (그와 전혀 다른 분위기의) 오웬의 시에 의해 중지됩니다. 스네어 드럼 등 타악기가 군대와 무기를 묘사하는 가운데 두 병사가 죽음에 대해 노래하는데, 외적으로 표출되는 자신감과 만용 이면에 매우 불안하고 어두운 그림자가 느껴집니다.



https://youtu.be/sDI0dTOfj6g



TENOR and BARITONE


Out there, we've walked quite friendly up to Death:


저기 밖에서, 우리는 죽음에게로 상당히 친근하게 걸어갔다


Sat down and eaten with him, cool and bland,---


그와 같이 앉아서 먹었다, 차분하고 상쾌하게


Pardoned his spilling mess-tins in our hand.


그는 우리 손의 음식 그릇을 엎지른 것을 사과했다


We've sniffed the green thick odour of his breath,---


우리는 그의 숨에서 녹색의 진한 냄새를 맡았고


Our eyes wept, but our courage didn't writhe.


우리의 눈은 울었으나 우리의 용기는 괴로워하지 않았다


He's spat at us with bullets and he's coughed Shrapnel.


그는 총알로 우리에게 침뱉었고, 그의 재채기는 유산탄을 내었다.


We chorused when he sang aloft;


그가 하늘을 향해 노래할 때 우리는 합창하였고


We whistled while he shaved us with his scythe.


그가 낫으로 우리를 면도할 때는 우리는 휘파람 불었다


Oh, Death was never enemy of ours!


아, 죽음은 우리의 적이 절대 아니구나


We laughed at him, we leagued with him, old chum.


우리는 오랜 친구인 그를 비웃기도 하였고, 같이 웃었다


No soldier's paid to kick against his powers.


어떤 군인도 그의 힘에 반항치 못하였다


We laughed, knowing that better men would come,


더 능력 있는 이가 올 것을 알고 우리는 웃었다


And greater wars, when each proud fighter brags


그리고 더 큰 전쟁을, 양쪽의 자신만만한 용사들이 큰소리칠 때


He wars on Death --- for Life; not men --- for flags.


그는 죽음과 전쟁한다--- 생명을 위해, 사람 때문이 아니고 - 깃발을 위해



솔리스트의 노래가 끝나면 다시 합창단이 여성파트와 남성파트로 나뉘어 먼저 여성 파트가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한 인류의 죄를 노래합니다.



https://youtu.be/U8-O7fvGp38



CHORUS


Recordare, Jesu pie,


기억하소서, 자애로운 예수여


Quod sum causa tuae viae,


무엇을 위하여 강탄하셨는지


Ne me perdas ilia die.


하여 그 날 제가 버림받지 않게 하소서


Quaerens me sedisti lassus,


저를 찾으러 당신이 기진하시고


Redemisti crucem passus,


십자가로 저를 되찾으셨으니


Tamus labor non sit cassus.


그 고난을 헛되이 마소서



lngemisco tamquam reus,


이 죄인은 신음하고


Culpa rubet vultus meus,


얼굴은 부끄러워 붉어지니


Supplicanti parce, Deus.


하느님, 이 탄원을 들으소서


Qui Mariam absolvisti


당신은 마리아를 용서하시고


Et latronem exaudisti,


도적의 청을 들으셨으니


Mihi quoque spem dedisti.


저에게도 희망이 있으오리라


Inter oves locum praesta,


양 떼 가운데 한 자리를 허락하사


Et ab haedis me sequestra,


염소 떼로부터 꺼내주소서


Statuens in parte dextra.


저를 당신 우편에 두소서



여성파트의 호소가 끝나면 남성 파트가 악한 자를 심판할 때 우리를 구원해달라는 노래를 조급한 템포로 부릅니다.



https://youtu.be/sI5y2lwWNSM



Confutatis maledictis


사악한 자들이 당황하고


Flammis acribus addictis,


겁화가 그들을 덮칠 때


Voca me cum benedictis.


복자들 가운데서 저를 부르소서


Oro supplex et acclinis,


낮게 꿇어 엎드리고


Cor contritum quasi cinis,


마음은 뉘우쳐 잿더미와 같으니


Gere curam mei finis.


마지막 순간에 저를 도우소서



합창단의 남성 파트의 노래가 끝나면 팀파니가 남성 파트의 리듬을 이어받아 두르리면서 솔리스트(바리톤)이 등장하여 아래와 같이 다시 오웬의 시를 노래합니다.



https://youtu.be/XDbccOc87YA



BARITONE


Be slowly lifted up, thou long black arm,


천천히 들어 올려져라, 너 길고 검은 무기여


Great gun towering towaerd Heaven, about to curse;


큰 총을 하늘 나라까지 쌓아 올려, 저주할 준비를 하고


Reach at that arrogance which needs thy harm,


그 해함을 구하는 그 자만에까지 이르고


And beat it down before its sins grow worse;


그것의 죄악이 더 심하게 되기 전에 그것을 물리치라


But when thy spell be cast complete and whole,


하지만 저주가 이미 온전하게 모두 던저졌다면


May God curse thee, and cut thee from our soul!


하나님께서 너를 형벌하시고, 우리의 영혼에게서 잘라내시리라.



표면적으로는 합창단의 회개의 노래를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쟁의 무기를 준비하는 이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노래하는 위의 바리톤의 노래가 끝나면 (전례문의 순서를 무시한 채) 다시 합창단이 아래와 같이 디에스 이레를 외칩니다.



CHORUS


Dies iræ, dies illa,


진노의 날, 바로 그 날


solvet sæclum in favilla,


온 천지가 잿더미 되는 그날


Teste David cum Sibylla.


다윗과 시빌라가 예언한 날


Quantus tremor est futurus,


얼마나 두려울 것인가


quando judex est venturus,


심판자가 당도하실 그때


cuncta stricte discussurus.


온갖 행실을 엄중히 저울질하리



마지막 합창단이 스타카토로 심판의 엄중한 노래를 마무리하자 합창단의 노래 위로 소프라노가 절규하듯 애절히 라크리모사(Lacrymosa)를 노래합니다. 많은 천재 작곡가들의 영감을 자극한 전례문의 내용답게 여기서도 브리튼은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언어로 디에스 이레의 마지막 라크리모사를 절묘하게 표현해내었습니다.



https://youtu.be/snBH_q8d_Z8



SOPRANO and CHORUS


Lacrimosa dies illa


눈물 흘릴 그 날


Qua resurget ex favilla


잿더미로부터 일어나


Judicandus homo reus.


심판받을 죄인들


Huic ergo parce, Deus,


하오니 자비를 베푸소서, 하느님



신의 자비를 구하는 소프라노의 노래가 마무리되자 마지막 트릴을 받아 테너가 죽은 병사를 살리려는 부질없는 노력에 관한 오웬의 시를 노래합니다.



TENOR


Move him into the sun - Gently its touch awoke him once,


그를 햇볕으로 옮기라---부드럽게 그것이 만지자 그를 일으키네


At home, whispering of fields unsown.


집에서, 아직 씨 뿌려지지 않은 땅의 속삭임으로


Always it woke him, even in France,


그것은 항상 그를 깨운다. 프랑스에서조차도


Until this morning and this snow.


이 아침 이 눈까지도,


If anything might rouse him now


그를 지금 깨우는 것이 있다면


The kind old sun will know.


저 친절한 오랜 태양이 알 것이다



다시 소프라노의 라크리모사의 애절한 가락이 합창과 함께 짧게 나온 후 테너는 오웬의 시를 또 노래합니다. 그 후 소프라노와 합창이 전례문 라크리모사의 일부를 노래하면 테너가 그에 상응하는 오웬의 시구를 노래하는 식으로 전개됩니다.



SOPRANO and CHORUS


Lacrimosa dies illa


눈물 흘릴 그 날



TENOR


Think how it wakes the seeds---


어떻게 씨앗들을 깨웠는지 생각해 보라


Woke, once, the clays of a cold star.


한번은 차가운 별의 흙이 깨웠다.


Are limbs, so dear-archieved, are sides,


손발들은 값비싼 희생을 치룬, 양 옆구리는


Full-nerved --- still warm ---- too hard to stir?


신경이 꽉 찬 -아직도 더워- 휘젖기 너무 어려운가


Was it for this the clay grew tall?


그래서 그 흙이 높게 되었나



SOPRANO and CHORUS


Qua resurget ex favilla


잿더미로부터 일어나



TENOR


Was it for this the clay grew tall?


그래서 그 흙이 높게 되었나



SOPRANO and CHORUS


Judicandus homo reus.


심판받을 죄인들



TENOR


O what made fatuous sunbeams toil


아, 무엇이 저 얼빠진 햇살을 꿈틀거리게 하였나


To break earth's sleep at all?


대지의 잠을 깨기 위해



이렇게 교차되며 노래되던 전례문과 오웬의 시가 마무리되자 조금의 쉼도 없이 바로 아카펠라 합창에 의해 피에 예수가 조용히 노래되는데, 이 역시 1부와 마찬가지로 도-파#의 셋온음(tritone)이 끝에 F장조로 변모되면서 2부가 끝납니다.



CHORUS


Pie Jesu Domine,


자비로운 주 예수님


Dona eis requiem.


저들에게 안식을 베푸소서


Amen.


아멘



III. OFFERTORIUM



3부 봉헌송(Offertorium)은 오르간 반주에 의해 소년 합창단이 도미네 예수 크리스테를 급박하게 외치면서 시작합니다.



https://youtu.be/Y2IWArrNB2w



BOYS


Domine Jesu Christe! Rex gloriae,


주 예수 그리스도여! 영광의 왕이여


libera animas omnium fidelium


구원하소서, 모든 죽은 신실한 영혼들을


Defunctorum de poenis inferni


저세상의 고통으로부터


et de profundo lacu:


저 심연의 곳으로부터


libera eas de ore leonis,


구원하소서, 사자의 아귀에서


ne absorbeat eas tartarus,


지옥이 저들을 삼키지 못하게 하소서


ne cadant in obscurum:


어둠 속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그 후 성인 합창단이 타악기의 울림과 함께 대천사장 미카엘에 관해 노래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갑니다. 곡은 아브라함의 후손에 대한 구원의 약속을 노래하는 내용이지만 브리튼은 푸가 형식을 빌어 곡을 매우 산만하고 거칠게 풀어냅니다.



https://youtu.be/sVHcZYN2TME



CHORUS


Sed signifer sanctus Michael repraesentet eas in lucem sanctam:


인도자 성 미카엘로 하여 저들을 거룩한 빛 속으로 이끌게 하소서


Quam olim Abrahae promisisti, et semini ejus.


그 옛날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에게 약속하셨던 그 빛 속으로



이렇게 합창이 그 가사와 달리 분노에 찬 노래를 외치는 이유는 이어지는 오웬의 시에 의한 솔리스틀의 노래에서 제시됩니다.



시는 전례문에 나온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이야기인데, 타악기의 요란한 울림과 함께 테너와 바리톤은 외아들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는 야훼의 명령에 따라 아브라함이 이삭을 죽이려는 순간 천사가 제지하며 대신 미리 준비된 양을 제물로 바치라고 하는 이야기를 노래하는 시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마지막에 실내악단의 불안한 반주와 함께 대반전을 가져옵니다. 즉 노인 아브라함은 준비된 양 대신 아들 이삭을 살해합니다. 그리고 유럽의 씨의 절반을 하나씩 다 죽인다고 노래합니다.



https://youtu.be/DYNnUU2vdYQ



TENOR and BARITONE


So Abram rose, and clave the wood, and went,


그래서 아브람이 일어나서, 나무를 쪼개고 갔다


And took the fire with him, and a knife.


그리고 불과 칼을 그가 들었다


And as they sojourned both of them together,


그리고 그들 둘이 같이 갈 때


Isaac the first-born spake and said, My Father,


첫 번으로 난 자 이삭이 소리내어 말하기를, 내 아버지여


Behold the preparations, fire and iron,


준비물, 불과 쇠를 보시오


But where the lamb for this burnt-offering?


하지만 이 번제를 위한 양을 어디 있습니까


Then Abram bound the youth with belts and straps,


그러자 아브람이 그 소년을 벨트와 끈으로 묶고


And builded parapets and trenches there,


거기에서 벽을 쌓고 호를 파고


And stretched forth the knife to slay his son.


칼을 들어 그의 아들을 자르려 하였다


When lo! an angel called him out of heaven,


때에 보라, 하늘에서 천사가 그를 부르며


Saying, Lay not thy hand upon the lad,


가라사대, 네 손을 소년에게 대지 말라


Neither do anything to him. Behold,


그에게 아무 행동도 하지 말라, 보라


A ram, caught in a thicket by its horns;


덤불에 그 뿔이 걸려 잡힌 수양


Offer the Ram of Pride instead of him.


그를 대신하여 혈기 좋은 수양을 제물로 바쳐라


But the old man would not so,


그러나 그 노인은 그리 하지 않고


but slew his son, ---


그의 아들을 살해한다


And half the seed of Europe, one by one.


그리고 유럽의 씨의 절반을, 한 사람 한 사람씩



이 때 소년 합창단이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와도 같은 오르간의 반주에 따라 봉헌의 찬양 호스티아스(Hostias)를 조용히 노래하기 시작하고 간헐적으로 바리톤과 테너가 살해의 장면을 강조하며 외칩니다. 죽은 영혼이 생명으로 옮겨졌다고 하는 전례문의 내용을 노래하는 순수한 소년들의 목소리에는 전장에서 죽어간 젊은이들의 모습이 어른거립니다.



BOYS


Hostias et preces tibi, Domine laudis offerimus;


희생제물과 기도를 당신께, 주님, 찬미를 드립니다


Tu suscipe pro animabus illis, quarum hodie memoriam facimus:


받아주소서 오늘 우리가 추모하는 자들의 영혼을 위하여


fac eas, Domine, de morte transire ad vitam.


그들을 옮겨주소서, 주님, 죽음에서 생명으로


Quam olim Abrahae promisisti et semini ejus.


일찍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에게 약속하셨듯이



마지막으로 합창이 등장하면서 전례문에서 언급된 아브라함에 대한 신의 언약을 허무하게 다시 노래하면서 봉헌송은 끝을 맺습니다.



https://youtu.be/b4aLrenw1yM



CHORUS


Quam olim Abrahae promisisti et semini ejus.


일찍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에게 약속하셨듯이





IV. SANCTUS



제4부는 인도네시아의 전통악기 가믈란(Gamelan)을 연상시키는 타악기들의 울림과 함께 소프라노가 상투스를 세 번 외치면서 시작됩니다.이는 거룩한 지성소를 거니는 제사장의 몸에 달린 방울소리를 의미하는 듯합니다.



가믈란

https://youtu.be/UEWCCSuHsuQ



그 후 합창단원들 각각이 독자적인 리듬으로 부르는 '하늘과 땅에 당신의 영광이 가득하다' 부분은 거의 노래라기보다는 주술적 주문에 가까운 효과를 냅니다.



그 후 타악기의 굉음과 함께 (상투스를 노래하는 베이스를 바탕으로) 소프라노, 알토, 테너가 금관의 팡파레와 함께 외치는 호산나!의 외침 역시 참으로 독특한 아름다움을 발산합니다. 실연에서 이 부분을 듣는 순간 아마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https://youtu.be/rdH6WyMcD_k



SOPRANO and CHORUS


Sanctus, sanctus, sanctus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Dominus Deus Sabaoth.


만군의 주 하느님!


Sanctus.


거룩하시다


Pleni sunt coeli et terra gloria tua.


하늘과 땅에 당신의 영광이 가득합니다.


Hosanna in excelsis.


지극히 높은 곳에서 호산나.



그 후 곡의 템포는 느려지면 저 멀리 누가 걸어오는 듯한 리듬으로 바뀌고 소프라노가 베네딕투스를 노래합니다. 그리고 다시 호산나의 팡파레가 울립니다.



Benedictus, qui venit in nomine Domini.


축복있으라,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Hosanna in excelsis.


Sanctus.


지극히 높은 곳에 호산나


거룩하시다



그 후 다시 곡은 오웬의 시로 돌아가 바리톤은 전쟁의 끔찍한 결말을 노래합니다.



https://youtu.be/-OlmZ_z7Kk0



BARITONE


After the blast of lightning from the East,


동쪽에서의 섬광의 번쩍임 후에


The flourish of loud clouds, the Chariot Throne;


버섯 구름 번짐, 전차의 왕관


After the drums of Time have rolled and ceased,


시간의 북소리가 울리고 멈춘 후에


And by the bronze west long retreat is blown,


그리고 청동의 서쪽에서 긴 퇴각 나팔이 불려진 후에


Shall life renew these bodies? Of a truth


생명이 이 육체들을 깨울 것인가? 진실로


All death will He annul, all tears assuage? ---


그가 죽음을 물리칠 것인가? 눈물은 수그러질 것인가


Fill the void veins of Life again with youth,


빈 생명의 혈관은 어린 자의 것으로 채우고


And wash, with an immortal water, Age?


그리고 불멸의 물로 시대를 씻는다


When I do ask white Age he saith not so:


내가 흰 시대에게 물어 본다면 그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My head hangs weighed with snow."


나의 머리는 눈덩이 무게로 매달린다


And when I hearken to the Earth, she saith:


그리고 내가 땅에 귀를 기울이면 그 땅은 말하기를


"My fiery heart shrinks, aching. It is death.


불같은 내 가슴은 움츠러들었고, 고통스럽다. 죽음이다


Mine ancient scars shall not be glorified,


오래된 내 상처는 명예를 찾지 못할 것이며


Nor my titanic tears, the sea, be dried."


나의 바다 같은 많은 눈물도 마르지 않을 것이다




V. AGNUS DEI



제5부 길을 잃은 듯한 오케스트라의 저음현을 배경으로 (예수를 십자가에 매단 행위를 전쟁에 젊은이를 희생시킨 행위에 빗댄 내용의) 오웬의 시를 테너가 우울하게 노래하면서 시작합니다.



https://youtu.be/OKuzpvpS_fU



TENOR


One ever hangs where shelled roads part.


사람은 폭탄 맞은 길에서 항상 목매단다


In this war He too lost a limb,


이 전쟁에서 그도 한 팔을 잃었으나,


But His disciples hide apart;


그러나 그의 제자들은 멀리 숨었다


And now the Soldiers bear with Him.


그리고 이제 군인들이 그를 품고 있다.



곧 신의 어린양은 조용히 읊조리는 합창이 다담하고 전례문이 노래되는 사이사이에 테너가 (위선적인 세태를 고발하는) 오웬의 시를 계속 노래합니다.



CHORUS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지고 가시는 분


dona eis requiem.


저들에게 늘 안식을 주소서



TENOR


Near Golgotha strolls many a priest,


많은 성직자들이 골고다 근처를 거닐며


And in their faces there is pride


그들의 얼굴에는 긍지가 있다


that they were flesh-marked by the Beast


그들이 짐승의 표시를 가지고 있다는 긍지를


By whom the gentle Christ's denied.


자비로우신 그리스도를 부인한 그들



CHORUS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지고 가시는 분


dona eis requiem.


저들에게 늘 안식을 주소서



TENOR


The scribes on all the people shove


모든 사람들에 대한 문서는 강요하고


and bawl allegiance to the state,


나라에 충성하리라고 외친다.



CHORUS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지고 가시는 분



TENOR


But they who love the greater love


그러나 위대한 사랑을 사랑하는 그들은


Lay down their life; they do not hate.


그들의 목숨을 던지고, 그들은 미워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합창단이 레퀴엠의 전례문(고유문)의 내용에 따라 그들에게(eis) 평화를 달라고 노래하자 죽은 병사를 상징하는 테너가 (전체 곡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라틴어 통상문의 내용에 따라) 우리에게(nobis) 평화를 달라고 화답하며 마무리됩니다. 이것은 평화가 필요한 것은 죽은 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역시 죽은 자들과 다름 없음을 암시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 5부의 마지막 부분은 (1부 및 2부에서와 마찬가지로) 노래 가사의 내용인 안식과는 거리가 먼 도-파#의 셋온음(tritone)이 희망이 묻어 있는 F#장조로 변모되면서 부드럽게 마무리됩니다.



CHORUS


... Dona dona eis requiem.


저들에게 늘 안식을 주소서



TENOR


Dona nobis pacem.


우리들에게 평화를 내리소서




VI. LIBERA ME & IN PARADISUM



마지막 제6부는 매우 암울하고 기괴한 오케스트라의 반주 위로 합창단이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순서로 리베라메(Libera me)를 노래하면서 시작합니다. 합창은 점점 고양되며 심판의 날을 다시 상기시키는데 마지막 '불로써(per ignem)'라는 단어를 각 성부가 강조하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https://youtu.be/PSxx4pqmEpQ



CHORUS


Libera me, Domine, de morte aeterna,


나를 구원하소서, 주여, 영원한 죽음으로부터


in die illa tremenda:


무서운 그 날에


Quando coeli movendi sunt et terra:


하늘과 땅이 흔들릴 때


Dum veneris judicare saeculum per ignem.


주께서 불로 이 세상을 심판하는 날



이어서 소프라노가 개입하면서 곡은 합창과 함께 점점 공포스러워지면서 마지막 진노의 날의 재앙을 타악기의 굉음과 함께 묘사하는 국면은 엄청난 폭격의 장면처럼 끔찍하기까지 합니다.



SOPRANO and CHORUS


Tremens factus sum ego, et timeo


나는 두려움에 떨고 전율하며


dum discussio venerit, atque ventrua ira.


다가올 진노와 심판의 날을 기다리니


Libera me, Domine, de morte aeterna,


나를 구원하소서, 주여, 영원한 죽음으로부터


Quando coeli movendi sunt et terra:


하늘과 땅이 흔들릴 때


Dies illa, dies irae, calamitatis et miserie,


그날, 진노와 재앙과 비탄의 그날이 임하면


dies magna et amara valde.


그날이야말로 고통의 날


Libera me, Domine.


나를 구원하소서, 주여



이런 광란의 분위기는 솔리스트들이 개입하면서 중단됩니다. 여기서 테너와 바리톤은 '이상한 만남(Strange Meeting)'이라는 오웬의 시에 의해 연이어 노래하는데, 독일 바리톤이 영국테너에게 "친구, 난 당신이 죽인 적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TENOR


It seemed that out or battle I escaped


나는 전장 밖으로 나는 도망쳤던 것 같다


Down some profound dull tunnel, long since scooped


오래 전에 파여진 깊고 답답한 굴 밑으로


Through granites which titanic wars had groined.


거대한 전쟁들이 만든 화강암을 뚫고


Yet also there encumbered sleepers groaned,


그러나 거기 역시도 아픈 누운 자들이 신음하고 있다


Too fast in thought or death to be bestirred.


생각 속으로, 죽음 속으로 너무 깊이 빠져서


Then, as I probed them, one sprang up, and started


내가 그들에게 증언을 하였을 때 한 사람이 일어나서 응시하며


With piteous recognition in fixed eyes,


고정된 눈길 속에 애처로워 하는 표정으로


Lifting distressful hands as if to bless.


마치 축복하는 듯히 괴로움이 가득한 손을 든다


And no guns thumped, or down the flues made moan.


그리고 아무런 총도 쏴지거나 포효하며 공기를 뚫지 않았다


"Strange friend," I said, "here is no cause to mourn."


“이상한 친구여,” 나는 말했다, “여기는 슬퍼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https://youtu.be/7IIM40o2LHo



BARITONE


"None", said the other, "save the undone years,


“아무도”, 다른 이가 말하기를, “잃어버린 해들을 돌려주지 못했습니다.


The hopelessness. Whatever hope is yours,


절망. 당신의 희망이 무엇이든


Was my life also; I went hunting wild


나의 생명이 되기도 합니다: 나는 야생 사냥을 갔습니다


After the wildest beauty in the world,


세상에서 가장 야성적인 미를 찾아


For by my glee might many men have laughed,


나의 기쁨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고


And of my weeping something had been left,


그리고 내 울음에는 뭔가가 남았습니다


Which must die now. I mean the truth untold,


이제 녹어야 하는. 말하자면 말하지 않은 진실


The pity of war, the pity war distilled.


전쟁의 유감, 유감스러운 전쟁은 증발하였습니다


Now men will go content with what we spoiled.


이제 사람들은 우리가 망쳐놓은 것으로 만족할 것입니다


Or, discontent, boil bloody, and by spilled.


아니면, 불만이라면, 피가 끓고 사방으로 튀길 것입니다


They will be swift with swiftness of the tigress,


그들은 암호랑이의 신속함을 갖고 민첩할 것입니다


None will break ranks, though nations trek from progress.


아무도 줄을 부수지 않을 것이고, 비록 민족들이 발전을 포기하였어도


Miss we the march of this retreating world


우리는 그리워합니다 퇴각하는 세상의 행진을


Into vain citadels that are not walled.


담이 안 쌓여진 쓸모없는 포대안으로


Then, when much blood had clogged their chariot-wheels


그러면, 많은 피가 마차바퀴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


I would go up and wash them from sweet wells,


나는 올라가서 달콤한 샘물로 그들을 씻을 것입니다


Even from wells we sunk too deep for war,


우리가 전쟁으로 인해 너무 깊이 빠진 샘일지라도


Even the sweetest wells that ever were.


이제껏 가장 달콤한 샘으로부터라도


I am the enemy you killed, my friend.


나는 당신이 죽인 그 적입니다, 나의 친구여


I knew you in this dark; for so you frowned.


나는 이 어둠 속에서도 당신을 알아봅니다. 당신이 못마땅해하기 때문에


Yesterday through me as you jabbed and killed.


어제 나를 당신이 찔러 죽였습니다


I parried; but my hands were loath and cold.


나는 슬쩍 피했습니다만, 그러나 내 손들은 혐오스럽고 차갑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장에서 죽었으나 안식을 얻지 못한 채 떠도는 두 명사의 영혼(솔리스트들)이 이제는 잠에 들 때라고 하며 화해의 노래를 부릅니다.



https://youtu.be/95vkM6G_gPc



TENOR and BARITONE


Let us sleep now..."


이제 잠듭시다



그러자 소년 합창단이 파이프 오르간의 반주와 함께 '천국에서(In paradisum)'을 부르기 시작하고 두 솔리스트의 노래와 소년합창단의 노래가 교체되며 노래되는 가운데, 곧 합창단과 소프라노가 오케스트라의 반주와 함께 같이 가세하면서 곡은 고양되기 시작합니다.



BOYS, then CHORUS, then SOPRANO


In paradisum deducant te Angeli:


천국에서 그대를 천사가 이끌어 주시길


in tuo adventu suscipiant te Martyres,


도착한 당신을 순교자들이 맞아서


et perducant te in civitatem sanctam Jerusalem.


그래서 거룩한 성 예루살렘으로 이끌어 주시길


Chorus Angelorum te suscipiat,


천사들의 합창이 당신을 맞아주고


et cum Lazaro quondam paupere aeternam habeas requiem.


그래서 한 때 가난했던 나자로와 함께 영원한 안식을 얻기를



그 후 소년 합창단이 종소리와 함께 이 곡의 처음에 어른 합창단이 불렀던 영원한 안식(Requiem aeternam)을 노래하고 다시 두 솔리스트, 그리고 합창단과 소프라노가 순차적으로 아래와 같이 노래합니다. 이처럼 곡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기악과 성악 파트 모두가 처음으로 마음을 같이 하여 노래합니다.



BOYS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소서, 주님


et lux perpetua luceat eis.


그리고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CHORUS


In paradisum deducant te Angeli:


천국에서 그대를 천사가 이끌어 주시길


in tuo adventu suscipiant te Martyres,


도착한 당신을 순교자들이 맞아서


et perducant te in civitatem sanctam Jerusalem.


그래서 거룩한 성 예루살렘으로 이끌어 주시길



SOPRANO


Chorus Angelorum te suscipiat,


천사들의 합창이 당신을 맞아주고


et cum Lazaro quondam paupere aeternam habeas requiem.


그래서 한 때 가난했던 나자로와 함께 영원한 안식을 얻기를



그리고 끝에 합창단이 1부와 2부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 음형에 의해 Requiescant in pace(그들이 평화롭게 쉬게 하소서)를 노래하는데, 그 때처럼 도-파#의 셋온음(tritone)이 다시 F장조로 조용히 변화하면서 곡이 끝납니다.



CHORUS


Requiescant in pace.


그들이 평화롭게 쉬게 하소서


Amen.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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