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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 Jan 08. 2024

1월8일

나의 하루

진짜 오랜만에 일찍 일어났다. 

아침 7시가 넘어도 컴컴해 날이 밝을 때까지 잠드는 경우가 많았더랬다.


2024년을 어떻게 보낼것인지에 대한 별다른 계획도 없고

지금 닥친 겨울방학을 하루하루 잘 막아낼 뿐이다. 


큰 아이가 이번 겨울방학에는 스피드 스케이트를 배운다.

이제 오전에도 스케이트장에 가면 공부할 시간은 더 없겠지.


영어학원에 가는 대신 같이 코스북을 풀기로 했다. 

방학동안 브릭스 50-1, 50-2, 50-3과 미교 레벨2를 하기로 했는데

갈길이 멀다. 

영어책을 읽으면 저절로 영어가 된다는 무수히 많은 방법들... 에 나는 실패했다. 

아이에게 적절한 영어책을 보여 주기만 하면?

그리고 음원을 노출시키면 된다고 했는데

매일매일 꾸준히 해야하는 그걸 이 엄마는 하지 못했다. 

그래서 내 아이는

영어학원에 다니고 싶지 않다(낮은 레벨이 나와서)고 하고

엄마는 갈길을 잃고 멍하니 멈춰 있어더랬다. 


한가지 결심한 것은, 

씨잘데기 없이 돈 쓰지 않기.

학원보다는 싸게 먹힌다고 안심했지만

영어 원서를 구하는 것도 솔찮은 총알이 필요했다.

도서관에는 항상 내가 찾는 그 책이 없었고, 

혹시라도 그 책을 빌리면

아이는 별 관심이 없었다. 


이래저래.... 아이의 영어에서는 한발 물러서

대신 나라도 영어를 하자, 는 마음을 먹었는데

내가 해보니... 확실히 화는 못내게 되었다.........

늙은 나도 못하는 걸... 어린 너에게 강요할 수는 없지. 


니가 나보다 잘 살길 바란다는 그 이유로

어떤 강요도 하지 않겠다. 

너는 너, 

나는 나,

각자 제 갈길 잘 걸어가보자. 


그래도.... 내가 해야 하는 건 성질내지 않고(이게 중요하지만 잘 되지 않음) 해보겠다. 

매일 코스북을 풀고, 

책을 좋아하는 너이니... 니가 좋아할 만한 책을 찾아내 보여주겠다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본다. 

나 지금 <신데렐라> 영어로 듣고 있는데

너는 이 이야기 알기는 할까?


독해

연산

교과


영어 코스북

원서


이 모든 걸 매일매일 하자는 엄마의 의견을 가뿐히 흘려듣는 어린이야,

그래도 나는 

순종적이지 않지만

너의 의견을 (하기 싫다는) 당당하게 주장하는 네가 참 좋다. 귀엽다. 

진짜 이 새벽에 새가 우는 구나. 

놀라워라. 이 추운날 쟤들은 잠도 안자나? 


일찍 일어났다가 잡아먹힐 벌레들이여...

부디 다음생에는 ... 부지런 떨지 말기를.... 


어제 하루 종일 친구들을 만나고 얼큰하게 취해 들어온 반백살 오빠여,

나는 궁금하다. 대체 어디가서 무엇을 마셨는지.



나는 갠찬타.

어제 끓여둔 콩나물김치국에 얼른 새밥을 해서 

밥 먹여 출근시키고, 등원시키고,

1호 어린이와 함께 열심히 공부하자고 어르고 달래고... 

그러다 점심을 차려 먹이고

2호를 하원시켜 수영에 데려가서 지켜보고

.... 그 사이 1호는 바욜린 수업에 갔다 수영을 하고 피아노를 치러가면


다시 우리는 모여 저녁을 먹겠지. 

오늘 점심은 뭘하나,

저녁은 (며칠전부터 해주기로 했던) 꼬막을 하기로 했고.


아... 감자 빼고는 다 떨어졌는데

장을 봐야한다. 


애들 저녁상을 물리고 또 이것저것 하다보면

남편 저녁상을 차려야겠지. 


............


남편아, 방학 만이라도 저녁밥은 좀 회사에서 해결하고 오시면 안되까?

하지도 못할 말. 여기에라도 젂어본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왕 당나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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