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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쓰없피를 만든 작은지구를 위한 실험실의 마음

마지막으로 행사를 준비했던 멤버들을 인터뷰해보았습니다. 저희와 같은 소규모 모임들에서 비슷한 행사를 준비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해보았습니다. 그럼 바로 좌충우돌 돌아갔던 행사 준비 과정과 운영 회고를 멤버들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달해 볼게요!


작은지구에 합류한 이유로 여러분을 소개해주세요!

(다정) 포장재 쓰레기만 줄여도 절반 이상의 쓰레기 줄일 수 있다고 하여, 포장재 없이 물건을 사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어요. 보틀팩토리에서 진행하는 채우장처럼요. 채우장, 마르쉐를 좋아해서 종종 장을 보러 나갔는데 묵직한 짐을 들고 버스를 타는 순간 “수원에서는 왜 못하지?” 생각이 들었고 코로나로 지역 간 이동이 어려워졌던 작년 겨울 내가 사는 곳에서 미루지 말고 해보지 싶어 작은지구를 위한 실험실 모임을 친구들과 만들게 되었어요.

(민정) 저는 다정님을 여성환경연대 행사장에서 만났고 그때 다정님의 ‘수원 모임 함께 해보고 싶어요! ‘라는 공개 프로포즈? 를 받아 함께하게 되었어요. (웃음)

(예율) 환경 보호, 제로 웨이스트라는 말이 어느 순간 많이 보였는데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정말 무지한 상태에서 '도대체 뭘까..? 왜 그렇게 사람들이 환경 보호와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을 갖을까?'라는 궁금증을 갖고 있던 중 인스타에서 작은지구 멤버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고, 한 번 알아가 보자!라는 마음에 작은 지구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은주) 저는 외부 행사에서 다정님을 만났고, 그때 처음 수원에서도 환경 관련 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요즘 반 발자국 더 나아가는 실천을 해보고 싶었던 찰나에 다정님과 만나 작은지구를 알게 되고, 합류하게 되었어요.


쓰레기 없는 피크닉을 함께 준비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은주) 환경 이슈를 어렵지 않고 재밌게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피크닉을 통해 우리가 꼭 생각해봐야 하는 질문들을 던지고 싶었죠.

(예율) 저는 궁금함 때문이었어요. '나는 이제서야 환경 문제의 심각성 대해 알게 되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을까? 얼마큼 관심을 갖고 있을까? 알고 보니 작은 지구 멤버들만 관심을 갖고 아무도 관심이 없어서 결국 이 행사는 망하지는 않을까? 아니면 오히려 너도 나도 참여할까?' 이런 걱정과 기대, 호기심과 궁금증이 모여 직접 내가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하면서 알아가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했어요.

(다정) 사실 쓰레기 없는 피크닉존은 작은지구를 위한 실험실에서 벌이는 실험 중에서 제가 하고 싶은 활동에… 가깝지는 않았어요. 하고 싶다기보다는 해봐야 하는 일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올해 상반기 수원시 자원재활용팀에서 환경을 위하는 텀블러를 만천이백개를 새로이 만들었어요. 매일 세상에 새로운 것들이 의미 없이도 만들어지는데 환경을 위한 도구 중 하나인 텀블러를 계획 없이 만들어내는 것이 맞나 의문이 들었어요. 답답한 마음에 성명서도 쓰고 서명도 받고 면담도 하였지만 ‘코로나 핑계’를 되는 곳에서는 더 나은 결말이 생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환경=텀블러, 장바구니로 굳혀지는 환경을 위한 행동에서 좀 더 다른 방향을 제안하기 위해 쓰레기 없는 게 없는 피크닉존을 해보기로 했어요.

(민정) 저의 경우에는 행사의 취지나 방향성을 잘 알고 참여하게 된 건 아니에요. 다정님과 오래 함께 한 건 아니지만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고 펼쳐나갈지에 늘 같은 뜻을 하고 있었기에 믿고 함께 하게 되었어요.


모두가 다르지만 같은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한 것이 느껴지네요. 행사를 준비하면서 혹은 운영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을지 궁금해요.

(예율)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하나만 고르긴 너무 어렵네요. 처음 플라스틱 바이 바이 행사에 함께 하자며 dm을 보낸 가게들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을 때, 작은 지구를 응원하는 말들을 들었을 때, 행사 양일 날씨가 너무 좋아서 피크닉을 즐긴 사람들이 많았을 때, 행사 당일 너무 멋진 일을 한다는 응원의 편지와 그림을 선물 받았을 때, 돗자리 워크숍을 참여한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는 부모님들을 만났을 때 등 행사하는 양일 동안은 모두 즐거운 순간이었어요.

(다정) 저도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플라스틱바이바이 가게를 섭외하면서 사장님들과 미팅을 할 때였어요. 행사에 대한 취지를 설명하는데 사장님들이 “저도 해보고 싶은 활동이었어요. 서울이 아닌 수원에서 이런 활동을 하니 좋아요.”라는 말을 들을 때면 어딘가에서 왔는지 알 수 없는 다정한 에너지가 꽉 채워지는 기분이었어요. 초기 계획과 다르게 풀씨 지원사업에 이어 수원문화재단 지원을 받으면서 규모는 점점 커지는데, 작은지구를 위한 실험실만 이 활동에 관심 있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면 외로웠거든요. 그럴 때, 단비처럼 한 분씩 나타난 거죠. 물론 전체로 보면 아직도 작아 보이지만 작은 힘들이 모여지는 것을 보면서 더 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쓰레기 없는 피크닉존을 준비하였어요.

(은주) 오! 저도요! 플라스틱바이바이에 함께할 가게를 섭외하면서 우리의 취지를 설명하고, 동참해주시는 사장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때가 정말 즐거웠어요. 사실 함께해주시는 게 큰 결정이셨을 텐데 취지에 공감한다며 흔쾌히 함께해 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어요.

(민정) 저는 좀 달라요! 팀원들이랑 회의할 때인데요. 저는 육아로, 다른 팀원분들은 일에 치여 다들 피곤한 채로 모이기도 했었어요. 그런데도, 주제가 던져지면 다들 회의에 집중하는 그 에너지가 서로의 목소리와 화면을 통해서 느껴져서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게 이런 재미였지. 하고 신나곤 했어요. 제가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기 힘든 상대와 둘이서만 붙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웃음)

저희 작은지구 멤버에는 또 다정님의 동생도 있죠. 사정상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주지 못했지만, 행사 홍보 영상을 제작해주는 역할로 함께했죠. 짧은 시간 함께했는데, 다운님은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다운) 저는 행사장에서 사진 촬영을 맡았어요. 이번 행사는 용기내 뿐만 아니라 클래스도 같이 진행되었는데 클래스에 참여하는 분들을 촬영하기 위해 다른 분들보다 그분들의 표정들을 자세히 포착할 수 있었어요. 마스크를 껴서 입은 보이지 않지만 웃고 있는 눈을 보고 있으니 제가 괜히 더 즐겁더라고요.


모두 미소를 지으며 말씀해주셔서 보는 제가 다 행복해지네요. 근데 사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들었어요. “아~ 너무 어렵다! 포기하고 싶어!”라는 마음이 들었던 때도 있을 것 같은데, 좌절했던 순간의 이야기도 궁금해요.

(예율)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정말 없고 힘든 순간들은 있었어요. 금요일 저녁 회의로 인해 불금을 즐기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어요. 다들 소중한 금요일 저녁시간을 내어 함께 의견을 내고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에너지고 얻고 좋은 자극도 받았지만 솔직히 피곤한 적도 있긴 했습니다. (웃음)

(다정) 저도 비슷해요. 바깥에서 작은지구의 활동들을 보면서, 일로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는 각자 본업이 있어요. 9시부터 6시 또는 그보다 길게 짧게 일을 하다, 가장 늦게 퇴근하고 가장 고되다는 육아 퇴근 시간에 맞춰 저녁 9시에 회의를 하는데 한 편에는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거죠. 하반기에 모두 바쁘다고 한 상황인데, 제가 이 프로젝트를 해보자 밀고 나간 거거든요. 저도 하고 싶은 활동이 아니지만 문제를 제기한 환경컵에 대해 작은지구만의 이야기로 말하는 프로젝트가 될 거라 생각해서 해야 되는 일 중 하나라 생각했어요. 무리하게 진행되다 보니 대부분의 준비 시간 동안 피로한 상황이었고, 멤버들이 함께할 수 없는 온오프라인 일정 대부분을 하려다 보니 지쳤죠. 그런데도 포기 안 한 이유가 있다면 그 또한 어떻게든 함께 나아가자고 한 멤버들 덕분이죠.

(민정) 사실 저는 밖에 거의 나갈 수가 없었기에 행사 준비를 할 때 도움을 많이 드리지 못해서 사실 행사 준비 때는 별로 어려움은 느끼지 못했어요. 다만 행사 당일에 우리의 목적과는 달리 그저 재미로만 저희 행사에 참여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좀 낙담했어요. 행사 참여 내용 중에 ‘방화수류정 쓰레기 줍기’가 있었는데 (당연히 저희의 취지는 이 방화수류정에서 어떤 쓰레기들이 가장 많이 배출되는지 직접 주워보면서 느끼게 하는 것이었어요) 본인이 직접 만든 쓰레기를 태연하게 가져와서 ‘됐죠?’ 하시는 분들 보면 괜히 했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은주) 저는 참여율이 아쉬웠어요. 행사 후 결산을 해보니 컵&용기 대여율이 생각보다 저조했던 것이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아있어요. 당일에 진행했던 돗자리 워크숍과 도서 대여는 활발히 진행되었는데, 아무래도 방화수류정까지 올 때 대부분 일회용품에 음식을 담아서 오게 되어 컵&용기 대여가 적었어요. 이 때문에 플라스틱바이바이 캠페인으로 함께해주신 행궁동 주변 가게들에 손님들이 용기를 가지고 방문하지 않았던 것도 너무 아쉬웠고요. 이를 통해 행사장 동선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비슷한 행사를 준비하는 분들께 이 아쉬운 점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추가적인 팁으로, 여러분들이 다시 행사를 하게 된다면, 그때 해보고 싶은 것을 말씀 주셔도 좋겠어요.

(민정) 저는 바로 이어지는 부분인데요. 많은 분들이 피드백 주신 점이 용기 대여의 아쉬움 점들이었어요. 그래서 다음에 이런 행사를 다시 하게 된다면 용기 대여가 더 수월하도록 실제 식음료 매장이 많은 곳에서 대여를 해서 반납만 방화수류정에 한다든지 동선을 많이 수정하여해보고 싶어요.

(은주) 저도 민정님 의견과 똑같아요! 용기 대여가 활발해질 수 있는 행사를 다시 한번 기획하고 운영해보고 싶어요!

(예율) 제로 웨이스트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이 행사를 확장하여 일반 시민들과도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아요. 혼자 하면 힘들지만 여러 명이 함께 서로 독려하며, 각자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커뮤니티를 만들면 제로 웨이스트의 삶을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일회용품을 안 쓰고,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어렵고 귀찮은 일이 아닌 누구나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몸으로 배우고 익히며 즐겼으면 좋겠어요!

(다정) 해보고 싶은 것은 늘 많아요. 늘 많으니 의견도 가장 많이 내고 자료도 가장 많이 찾아오는데, 다음에는 다른 멤버들이 하는 것을 같이 해보고 싶어요. 오히려 제가 하고 싶은 것보다 더 재밌을 것 같아요.


비슷한 행사를 준비하는 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저희의 활동이 궁금했을 분들을 위해 이야기를 더하다 보니 인터뷰가 정말 길어졌네요. 이제 정말 마무리할 때가 되었는데요. 마무리는 인터뷰 중에 나눈 다운님의 말로 해보려 해요. 행사를 위해 고생한 우리 멤버들, 정말 수고했다는 이야기 전해요. 특히 작은 지구를 위한 실험실을 여기까지 잘 이끌어준 다정님! 정말 고맙고, 내년에는 작은 지구를 위한 “작은” 실험실도 좋으니 멤버들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쉬어가기도 하면서 나아가 봅시다!



작은지구를 위한 실험실 연구원 은주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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