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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로카 May 01. 2022

어떻게 박제될 것 인가

한번 캡처되면 수정이 불가능한 세상

요즘 ‘박제’라는 단어에서 동물 박제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1인 1 스마트폰 시대에서 박제는 개인이 인터넷에 남긴 글, 사진, 영상을 저장한 후 공유하거나 대중에게 알리는 행위를 뜻한다.


온라인에 박제가 되는 것은 보통 안 좋은 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의 학교폭력 관련 메시지가 캡처되어 쫓겨난 연예인, 운동선수 등의 뉴스는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유명인이 SNS에 올린 논란이 될만한 사건들도 순식간에 인터넷 커뮤니티의 게시물에 올라가서 온라인을 달군다.


 반대로 유명인들은 자신에 대한 악플을 저장한  법적 대응에 사용한다. 팬들이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PDF 저장한 악플 파일을 메일로 제보받기도 한다.


소송이 끝까지 갈 경우 익명성 뒤에 숨고 싶었던 악플러들은 박제당한 악플 때문에 양지로 끌려 나와 굴욕을 맛보기도 한다.


의도치 않은 실수로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실수로 개인정보나 개인사를 온라인에 업로드했다가 삭제하기 전에 퍼져나가서 쓸데없이 유명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 평생 이불 킥을 해야 할 수도 있다.


SNS가 활성화된 지금은 이런 부작용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아서 업로드를 신중히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지만, 비슷한 논란은 계속되는 편이다.



 

 구독자가 많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블로그를 보면 주인이 자신에 대한 악플 댓글을 캡처하여 그 와 관련된 글을 포스팅하기도 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악플러에 대한 비난이 댓글로 순식간에 달린다. 포스팅할 콘텐츠를 제공해줘서 고맙다는 비아냥은 덤이다. 


 처음에는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과거의 블로그 글을 찾아 읽으니 생각이 바뀌었다. 악플이 생각 이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블로그는 SNS 중에서 상당히 청정한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이 많으면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유명인의 블로그는 말 그대로 공공장소나 마찬가지라서 많은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악플을 남기면 주인이 아니더라도 캡처되기 쉽다. 


또한 네이버 블로그는 아이디만 눌러도 어느 정도의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손해가 막심할 것이다. 이런데도 굳이 악플을 남기는 심리가 궁금하기도 하다.


 나도 블로그를 소소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하루에 200명 정도의 방문자가 있다. 이 정도의 블로그이지만 거의 나의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블로그에 다는 댓글은 굉장히 조심해서 쓰고 있다. 


원래 악플을 즐기는 성격은 아니지만 한 번 더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박제당하는 것이 두려우면 박제당할 글을 올리지 않으면 된다. 이 것을 잘 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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