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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로카 Apr 20. 2022

서각 끌이 28만 원이라고? 오히려 좋아.

좌충우돌 서각 입문기

 서예 서각연구회에 참석하였다. 서각은 생소하지만 서예는 약간의 경험이 있기에 같이 배워보고 싶어서 신청하였다.


서각은 붓글씨를 쓴 후 그 모양 그대로 나무에 판화 형식으로 새기는 예술이다. 서예를 기반으로 한 터라 참석자들은 나보다 연장자이신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강의가 시작되었는데 강사님이 재료비에 대한 언급을 먼저 하셨다.


나무를 파내고 깎는 끌과 칼 세트가 필요하고 당연히 나무도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합치면 초기 비용이 30만 원이 넘게 된다. 몇 분은 적잖게 당황하심이 느껴졌다.


결국 강의 중간에 조용히 나가시는 분들이 계셨다. 아이고, 어쩔 수 없지.




 나 또한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연구회에 참여하였고, 강의를 끝까지 들었다. 많은 분들이 중간에 나가셨지만 나는 초기 비용 30만 원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일단, 서예보다 서각의 수요가 많다.


서예 작품은  그대로 화선지에 먹물로 글을  작품이므로 전시하려면 액자도 필요하고 공간이 넓게 필요하다. 종이이므로 훼손되기도 쉽고 관리가 어렵다.



하지만 서각은 크기도 다양하고 입체적인 조형물이므로 장식하기가 훨씬 쉽다.


그렇기에 잘 쓴 서예작품보다 초보자가 만든 서각 작품이 훨씬 인기가 많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강의 중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다.


 다음은 초기 비용 30만 원이 든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항상 싼 것이 좋은 것인 줄 알고 찾아다녔는데,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료를 좋아한다. 그렇기에


비용이 높으면 당연히 사람들이 신청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럼 남는 사람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바로 다음 이유로 넘어가 보면, 연수 참석자 중에 젊은 사람은 없었다. 어느 정도 연세가 있으신 분들만 최종 신청을 하셨다.


비용이 높아서 사람들이 신청을 하지 않는데,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만 있다?


몇 년 후에 내가 큰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뜻한 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이 것을 계속하는 한은 희소한 기술을 가진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종목을 불문하고 한정판이 각광받는 시대이다. 희소한 것을 가지거나, 만들 수 있는 사람이 큰 부를 누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 서각이라는 영역은 내가 희소한 것을 만들기 좋은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기심에 참석한 연수였고, 그리 열심히 할 생각은 없었는데, 오히려 연수 후에 제대로 해볼 생각이 들었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것이 아니니 재미있게 하면서 블로그에 기록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롭게 해 나갈 수 있는 뭔가를 찾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이 번의 경험도 쭉 이어나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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