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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혼별 Apr 14. 2022

도쿄 워킹홀리데이 실패기 中

될지는 모르겠지만 안될 이유는 없어!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가기 위해선 준비할 것들이 굉장히 많다.


1. 생활이 가능한 최소 자금 280만 원이 들어가 있는 통장 사본

2. 일본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언어능력

3. 일본어로 작성한 사유서/계획서

4. 그 외 서류(여권사본, 출입국 증명서 등)


나는 필요한 서류에 맞춰 만반의 준비를 했다. 가장 중요했던 자금은 학교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모았다. 작은 테마전시관의 기프트샵이었는데 재미도 있는 데다 일이 어렵지 않아 교내 근로보다 나은 일자리였다. 돈 다음으로 중요하다 할 수 있는 언어능력은 일본어 학원을 다니며 JLPT N3를 취득하고, 그 후엔 회화학원을 다니며 갖출 예정이었다. 취업으로 치면 자기소개서쯤 되는 사유서와 계획서는 일본어로 작성해야 했으나 퀄리티를 위해 유학원에 번역을 맡겼다

당시 아르바이트 하던 곳. 일본에 가기 위해 수백 마리의 곰을 팔았다

주민센터에서 필요한 서류를 떼고, 언어능력을 증명해줄 학원 수강증과 자격증 사본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번역을 맡겼던 사유서와 계획서는 빳빳한 분홍, 노란색 머메이드지에 프린트했다. 추운 겨울 일본 대사관 건물 앞에서 손을 달달 떨며 한 장 한 장 빠진 서류가 없는지 엘자 파일 속을 확인했다. 그렇게 삭막한 대사관 안으로 들어가 서류를 제출했다.  


아침엔 학교 수업을 들었다. 오후엔 미친 듯이 아르바이트 장소로 달려가 일을 했다. 밤과 주말엔 일본어 공부를 했다. 틈틈이 생기는 이동시간엔 이어폰을 꽂고 일본어 교재 음원을 들었다. 이때의 경험은 아직도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던 때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될지는 모르겠지만 안될 이유는 없다'는 생각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이런 큰일을 앞두고 있을 땐 운이 좋거나 누가 나보다 못하길 바랐는데 살면서 처음으로 초연한 기분이 들었다.


2018년 2월 대망의 결과 발표일. 대사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PDF 파일로 올라온 합격자 번호를 확인했다.

대망의 결과는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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