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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민망하리만큼 오타가 늘었다. 얼마 전에는 '좀'이라고 써야 할 부분이 모음 ㅗ가 빠져버려서 'ㅈㅁ' 따위로 적힌 채로 그대로 발행된 것을 보고 기겁을 하고 다시 수정을 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한글이 기본적인 자음과 모음도 갖추지 못한 상태로 표기돼 있는데 이런 걸 맞춤법 검사기가 못 잡는다고? 그러나 맞춤법 검사기 체크를 분명히 했는데도 그런 오타가 남아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런 글을 최종적으로 발행한 것은 결국 내가 맞으니, 일단 깔끔하게 정서되지 못한 글을 보게 되신 독자님들께 사과드린다.
브런치 에디터에 붙어 있는 맞춤법 검사기에 대한 유감은 이미 몇 번이나 언급한 것 같다. 오늘도 그 얘기다. 오늘은 '우동'이라는 단어가 문제였다. 어제 발행된 습관처럼 시켜 먹는 돈가스에 관한 글에서 '우동'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 보면 이 녀석은 곧 죽어도 그 '우동'이라는 단어를 '가락국수'라고 교정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이 녀석의 생각일 뿐이고 내 기준에서는 우동은 우동이고 가락국수는 가락국수기 때문에 절대로 우동 대신 가락국수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언제나 '지나가기'를 선택해서 넘어간다. 물론 이렇게 곧이곧대로, 눈치 없는 교정을 보는 것은 한글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이 녀석은 그래도 명색 본업이 워드프로세서이기 때문인지 한 번 '계속 지나가기'를 선택하면 같은 단어에 대해서는 두 번 다시 토를 달지 않는다. 아 이 사람은 '가락국수'를 '우동'으로 표기하는 사람인 모양이군 하고 한 번에 착 알아듣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브런치 에디터는 그냥 웹상에서 글을 쓰는 에디터에 불과하기에 그런 복잡한 기능 따윈 없어서, 적혀있는 족족 빨간 글씨로 체크를 하며 이건 맞는 표현이 아니니 고치라고 쨍알댄다. 아니라고. 그거 아니라고. 우동하고 가락국수 다르다고. 물론 나 또한 절대로 그 말을 듣지 않는다.
기어이 참다못해서 가락국수란 게 뭔지를 찾아봤다. 그랬더니 '대전역 인근에서부터 팔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한국식 우동'을 가락국수라고 한다는 글들이 여러 건 검색에 걸렸다. 아, 그러니까 굵고 통통한 면발은 어딘가 비슷한데 국물에서 쯔유 맛이 나는 우동과는 다르게 멸치다시 맛이 나는 국물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쑥갓과 유부를 얹어 먹는 그 음식이야말로 진짜 가락국수인 모양이다. 그 글들의 말미에는 대개 국립국어원에서 우동의 순화어로 가락국수를 제안하고 있긴 하지만 두 음식은 분명히 다르다는 첨언이 붙어 있었다. 그러니까. 우동은 우동이고 가락국수는 가락국수라니까. 나는 우동을 먹었기에 우동이라고 썼을 뿐이라고. 가락국수를 먹었으면 가락국수라고 쓰겠지만, 내가 먹은 건 그거 아니라고.
그러나 이렇게 글 한 편을 할애해 가며 투덜거려 봐야 말귀 못 알아먹는 브런치 에디터는 또 우동이라는 단어마다 빨간 줄을 그어대며 가락국수라는 제시어를 앵무새처럼 반복할 것이고 나는 나대로 우동은 우동이지 가락국수가 아니라고 투덜거리며 꾸역꾸역 '넘어가기'를 클릭할 것이다. 우동에 '고나리질'을 하기 전에 'ㅈㅁ' 같은 덜 쳐진 글자부터 좀 잡아내는 게 어떻겠냐고 혼자 투덜거린다. 이래서야 내가 너를 어떻게 믿고 글을 쓰냐고.
덧. 잔소리를 할거면 조사 교정까지 하던지. '가락국수이라는'은 또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