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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린 글대로 월요일에 미팅을 갔다가 이미 봉안당엔 다녀왔다. 그래놓고도 어제 또 봉안당에 갔다. 크리스마스니까. 그의 성격이라면 23일에 오나 24일에 오나 무슨 차이가 있다고 또 오냐고 하겠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그게 아니어서.
봉안당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요즘 하도 쏟아지는 뉴스가 많아 정신없이 이것저것 읽다 보니 깜빡 내릴 정류장을 지나쳤다. 한 정거장 정도는 뭐, 어차피 아는 길에 어차피 아는 버스들이어서 별로 큰 차이도 없다. 천천히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려다가, 모퉁이를 돌아선 곳에 한 만두가게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집은 엄밀히 말하면 상호가 **만두일 뿐 만두가게는 아니다. 다만 만두와 쫄면 세트가 아주 유명할 뿐이다. 서울을 떠나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 온 후, 다른 목적이 아닌 전적으로 이 집의 만두와 쫄면 세트를 먹어보기 위해 일부러 나갔다 온 적도 있을 정도니까. 그리고 유명한 식당들이 흔히 그러하듯 가게를 운영하던 가족들 사이에 다툼이 생겨 비슷한 상호의 두 개의 가게로 쪼개졌고 지금은 각각 체인점을 내며 영업을 하고 있다.
어차피 식전이고 저 집 만두 먹은 지 엄청 오래됐는데 만두나 포장해 가서 밥 먹을 때 같이 먹을까. 불쑥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만두 가격이 내가 기억하고 있던 것에 비해 다소 올라 있었다. 뭐 마지막으로 이 집 만두를 먹은 것이 아무리 짧게 잡아도 3년 전이니까. 뭘 드시겠냐고 묻는 아주머니의 물음에 얼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 집에 오면 늘 군만두 1인분과 찐만두 1인분을 시켰었다. 그는 군만두를, 나는 찐만두를 더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이 집의 군만두는 아주 바싹 튀기는 타입이라 사실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잠깐을 고민하다가, 그냥 찐만두만 1인분을 사서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만두를 먹는 내내 후회했다. 그냥 군만두도 1인분 같이 사 올걸 하고.
크리스마스 이브날 먹는 밥에 찐만두가 웬 말이냐고. 그것도 모자라 안 사온 군만두가 이렇게 내내 눈에 밟힐 일이냐고. 당신이 그렇게 훌쩍 가버린 후로 난 뭘 먹어도 이렇게 마음이 편치 못하다고. 그런 생각을 하느라 몇 년 만에 먹는 그 만두의 맛을 하나도 몰랐다. 이럴 일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