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노력’
1) 하루에 7-8시간 충분한 수면을 해야 한다.
2) 불균형 불규칙한 식습관을 지양해야 한다.
3)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를 멀리해야 한다.
4) 술이나 담배는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
5) 당이나 나트륨을 과다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6) 모니터나 휴대폰을 오래 보면 안 좋다.
7)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20대가 건강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이다. 많기도 많을뿐더러 모두 지키기도 굉장히 어렵다.
최근 식단과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되면서, 인간의 몸이 너무 잦같다는 생각이 든다.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 지나치게 많으며,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한 효율이 매우 좋지 않다. 주 7회 운동을 하다가 하루라도 건너뛰면 근육이 빠지는 것이 바로 느껴지며, 어쩌다 술이라도 먹게 되는 날에는 배가 나오는 것이 바로 느껴진다. 인간 신체가 가지는 이 짜치는 비효율이 너무나도 잦같다.
지나치고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애초에 인간이 50년 정도만 살고 죽을 정도로만 진화가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도 든다.
교미 후 수컷을 잡아먹는 거미, 부화된 새끼들을 지키다 힘이 빠져 죽는 문어, 14시간 동안 짝짓기 후 죽는 수컷 엔테치누스에서 볼 수 있듯 자연은 번식기가 지난 생명에게 가차 없다.
인간 역시 여성의 폐경기가 올 때쯤인 50살 정도가 남녀 상관없이 정해진 수명인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현재 인류의 유전자는 50년 정도만 삶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듯하다.
오히려 기술의 발전으로 이 50년의 수명이 100년 가까이 늘어나다 보니 인간의 진화가 그를 따라가지 못해 관리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지고 까다로워진 것은 아닐까.
1900년대 초만 해도 전 세계 기대 수명 평균이 50세 정도였으며, 2023년 현재에도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의 평균 수명이 50세가 채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 않나.
기술과 의학의 발전으로 억지로 수명이 늘어났지만, 인간의 진화가 수명의 연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암이나 당뇨, 심혈관계 질환이나 관절염 같은 ‘노화로 인한 질병’이라는 역풍을 맞게 된 것은 아닐까.
어쩌면 인간의 진화만이 건강을 ‘유지’ 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디지몬이나 포켓몬이 아니기에 살아있는 동안 한 번의 진화도 힘들 것 같다. 살다가 아이템 캡슐을 만나 캡슐 진화를 하거나, 키스톤을 만나 메가진화를 하면 좋겠지만, 그저 보통의 휴먼에 불과한 나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다분히 노력해야 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