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아트뮤지엄 인상주의 전시에서 만난 평온함
유난히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날, 아기의 손을 잡고 첫 전시회 나들이를 다녀왔다. 목적지는 노원아트뮤지엄.
대규모 전시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 단출함이 아기와 나 사이의 호흡을 맞추며 작품을 감상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작은 캔버스 속에서 쏟아지는 인상주의의 빛들은 육아로 지친 일상에 기분 좋은 환기가 되어주었다. 오늘 내 마음을 머물게 했던 세 가지 장면을 기록해 본다.
가장 먼저 발길을 멈추게 한 것은 '프레데릭의 섬'이었다. 따스한 햇살 아래 책을 읽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평온함이 느껴졌다. 그림 속 너머의 온도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기분이었다.
"나도 저 여인처럼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햇살을 만끽하고 싶다"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아기와 함께 그 여유를 나누어 가졌다.
오랜만에 마주한 점묘화, 폴 시냐크의 '예인선'은 무척 신선했다. 가까이서 보면 그저 작은 색점들의 나열일 뿐인데,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면 찬란한 색채가 살아 움직이는 모자이크가 된다.
그 독특한 질감과 색감을 보고 있으니, 우리네 일상도 매일의 작은 점들이 모여 결국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꽃을 좋아해서인지, '피에르의 장미 화병' 앞에서는 시선이 단단히 고정되었다. 화려하면서도 우아하게 피어난 장미꽃들은 전시실 안에서 가장 생생한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아기의 맑은 눈망울과 캔버스 속 장미가 묘하게 닮아 보여 한참을 미소 지으며 바라보았다.
아기와 함께하는 첫 전시라 내심 걱정도 했지만, 고맙게도 아이는 이 낯설고 아름다운 풍경들을 조용히 함께 즐겨주었다.
작품 수가 많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충분했다. 오히려 그 덕분에 작품 하나하나와 더 깊게 대화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 한구석에 인상주의의 따뜻한 빛 한 조각을 채워 넣은 듯해 참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