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소통, 또 소통이다. 사람의 마음을 모으고 움직이는 것이 소통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던 잭 웰치의 말처럼 원활한 소통은 조직의 핵심이다. 회사에서도 대표(CEO)가 비록 농담처럼 흘린 사소한 말도, 지나치지 않고 관련 자료를 확인하여 회사의 이윤 확대와 연계한 방안까지 보고하는 직원이 있다면 언제나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예비역인 모(某) 선배가 군대의 정책부서에서 근무할 때 일화를 이야기해준 적이 있었다. 선배의 직속 상관이 어떤 중요사안에 대해 검토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1주일간 온갖 정성을 들여 보고서를 만들어 갔더니, 상관은 “보고서는 나중에 볼 테니까 두고 가라.”면서 “앞으로는 작전참모처럼 일하라!”라고 주문했다. 작전참모? 작전참모 직책을 경험해보지 못한 선배는 그 의미를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래서 당시 작전참모를 경험했던 동기생에게“작전참모처럼 일하라”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동기생은 “작전참모는 어떤 지시를 받으면 언제든지 최단 시간에 보고하고 수시로 보고한다. 임무를 부여받고 1주일이 지난 후에 보고했으니, 아마도 지연 보고를 지적한 것 같다.”라고 조언해주었다. 상관의 지시에 제대로 충실하기 위해 1주일 동안 충분히 검토하고 잘 준비하려 했던 선배는 이후부터는 방법을 바꾸어 상관과 수시로 소통하여 지침을 받는 등의 노력으로 그 임무를 성공적으로 잘 끝냈다고 한다.
지휘관(상관)이라고 늘 완벽할 수는 없다. 참모의 최초보고-중간보고-최종보고 과정을 통해 지휘관의 지침 변경, 결심 수정으로 그 시행착오를 줄여간다. 지휘관의 최종 결심 시간을 줄이기 위해 참모와 충분한 질문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방책을 수시로 자유롭게 토의해야 좋은 산물이 나올 수 있다.
참모를 잘하려면 무엇보다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지휘관의 까칠한 질문에도 언제든지 즉각 대응하려면 치밀한 업무 수행 능력과 품성도 필요하다. 상관의 질문에는 늘 정직하게 답변해야 하며, 순간 모면을 위한 어떠한 술수나 변명, 거짓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런 행위는 신뢰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행위다. 서로 찰떡같은 믿음이 형성되어야 한다. 미처 잘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서는 바로 확인하여 보고하거나, 잘못된 보고는 인지 즉시 정정보고를 해야 한다.
의사소통은 상대방과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소통을 잘하려면 무엇보다 상대방의 말을 잘 경청하며, 궁금하면 바로 질문하거나 표정이나 몸짓 등으로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야 한다. 상관이 부하직원의 건전한 건의를 무시하고 직위나 계급 등 자신의 권위만 앞세운다면 소통은 매우 어렵게 된다. 부하직원도 상관의 의도에만 맞추어 평정심을 잃거나 건전한 건의를 제때에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올바른 부하의 도리가 아니다. 또 SNS같이 상대방과 통화를 하지 않고 문자로만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간혹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의사소통을 잘하려면,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상대방을 잘 배려해야 더 원활하게 된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감정적으로만 대응하지 말고 상대방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며, 합리적이고 사실적인 근거를 제시하여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일 카네기의 『카네기의 인생론』에서도 의사소통을 잘하려면 “상대방을 비난하지 마라, 상대방의 자존감을 높여주어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라고 한다.
우리 집에서 아내는 아들딸들과 유능한 작전참모처럼 소통을 참 잘한다. 때로는 달래고 때로는 혼내고. 그래도 다들 엄마를 좋아한다. 나는 조직 생활을 오랫동안 했던 예비역임에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소통은 여전히 어렵고 서투르다. 나도 어디에서나 소통을 잘하는 작전참모처럼 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