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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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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야 Sep 20. 2022

아이돌만 엔딩요정하니?
드라마에도 있다, 엔딩요정!

지금 당장 음악방송을 시청해보자. 무대의 마지막에는 누군가가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음악방송 무대에는 항상 엔딩요정이 존재한다. 엔딩요정은 무대의 엔딩에 클로즈업이 잡혀 마지막을 장식하는 인물을 뜻한다. 이러한 엔딩요정들은 여러 가지 포즈를 통해 자신의 외모를 뽐내기도 하며, 다양한 소품을 통해 유쾌하게 무대의 마무리를 장식하곤 한다. K-POP의 전유물일 것 같던 이런 엔딩요정이 드라마에도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매 회차의 엔딩을 주연 배우의 얼굴을 클로즈업하여 끝내는 드라마가 여기 있다. 바로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다.


‘빅마우스’는 승률 10%의 변호사 ‘박창호’가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가 되어 교도소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이다. 일개 평범한 변호사인 박창호는 구천시 시장 ‘최도하’의 부탁을 받고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어느 날, 살인 사건의 진실을 확인한 박창호는 사고를 당해 정신을 잃게 되었고, 눈을 떠 보니 마약투약 혐의로 악질 흉악범들만 모여있는 ‘구천 교도소’에 수감되게 된다. 그곳에 들어가니 세상 사람들이 모두 창호를 보고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라고 한다. 창호는 죽음으로써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려 하지만, 구천시의 권력을 가진 ‘NR포럼’ 사람들이 빅마우스에게 사기당한 돈을 받기 위해 창호가 쉽게 죽도록 놔두지 않는다. 창호는 아내인 ‘고미호’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빅마우스가 되기로 하고 그렇게 빅마우스가 되어 교도소에서 여러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빅마우스’는 이야기 대부분이 ‘구천 교도소’라는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교도소에 수감된 박창호가 주로 극을 이끌어간다. 그렇기에 이 드라마는 박창호 역을 맡은 배우 이종석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의 변호사 박창호와 빅마우스가 된 교도소 내의 박창호는 너무나도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이다. 기존에 순한 성격을 가진 박창호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흑화한 빅마우스 박창호라는 캐릭터를 이종석이 자신만의 뛰어난 연기력을 이용해 두 사람이 아예 다른 사람으로 느끼게 할 정도로 잘 표현해주었고, 빅마우스 제작진은 이런 이종석을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의 엔딩에 그것이 잘 드러나는데, 빅마우스는 거의 모든 회차의 엔딩에 이종석의 클로즈업 샷을 넣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강렬함을 선사하고 있다. 


 아래는 빅마우스 속 이종석의 클로즈업으로 구성된 엔딩 모음이다. 

(1화 엔딩: 마약이 담긴 음료를 마신 후 교통사고가 난 박창호)

"당연히 난 안 죽었지. 우리 미호가 어디서 점을 봤는데, 내가 다른 복은 없어도 명줄은 길다고 했거든. 그런데 눈을 뜨니까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는 거야."


(2화 엔딩: 죽으려고 일부러 서치라이트가 있는 곳으로 도망치는 박창호) 

"쏴! 쏴보라고! 죽여!"


(6화 엔딩: VIP 3인방 중 두 명이 병보석으로 풀려나고 증언을 하기로 했던 한재호는 

다시 징벌방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다른 수감자들도 박창호에게 등을 돌리는데) 

니들 다 호구됐어


위의 사진들처럼 대사와 함께 한 회차를 마무리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대사 없이 이종석의 표정 연기를 통해 웅장하고 긴박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드라마의 엔딩을 구성하기도 한다.

(빅마우스 3화 엔딩: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했던 탁광연이 배신하고 박창호를 찌르려 하자 

자기 대신 칼에 맞은 노박을 바라보며) 


(빅마우스 4화 엔딩: 빅마우스의 진위를 가지고 마약 거래 명단을 대는 내기를 진행한 박창호와 공지훈. 

교도소에서도 누가 이길지 세기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내기장으로 향하는 박창호)


드라마의 엔딩은 다음 회차까지 시청자들의 시청을 유도하기 위해, 한 회차에서 가장 중요하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장면으로 마무리한다. 그렇기에 배우와 제작진들은 드라마의 마지막 부분에 많은 힘을 쏟아부으며, 드라마 클립도 다른 장면들에 비해 엔딩 장면의 조회 수가 현저하게 높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치 음악방송의 엔딩요정이 한 무대의 엔딩을 클로즈업을 통해 장식하듯이, 빅마우스의 엔딩요정인 이종석은 빅마우스의 거의 모든 회차의 엔딩을 장식한다. 드라마의 엔딩요정은 생소하지만, 이종석이 빅마우스의 엔딩요정이 된 것은 그의 연기력과 탄탄한 드라마의 줄거리,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하는 연출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진 덕분이 아닐까? 남은 회차에도 과연 이종석이 드라마의 엔딩을 장식할지 궁금하다면, 또, 박창호를 빅마우스로 만든 진짜 빅마우스가 누구인지 궁금하다면, 우리 다 함께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를 시청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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