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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 Feb 17. 2024

36년 후

그 계절에서 기다리다.


그 계절을 기다린다.

잔잔한  여름날의 파도.

흐린 날의 따뜻한 바다 냄새

나는 여전히 그곳에 서 있다.


일렁이는 파도에 밀려온

차가운 바람이  마음을 밀어낸다.

눈가가 뜨거워지고  

서글픈 마음이 가득 물든다


나의 지난날들의 기억이 파도 위로 떠오른다

나의 지난 시간들의 말들을 묻는다

깊은 파도 속으로  내 마음을 감추어 보낸다


그곳에는 누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어쩌면,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사랑하고 있진 않을까

무엇을 놓아야 하는 걸까

무엇을 붙잡고 있는 걸까


나의 가장 하찮은 순간에도

 변함없이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몇 번의 계절이 더 지나야 할까

36년이 지나고 나면

그곳에서 마주할 수 있을까.


그 자리에서 또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 바다의 끝없는 품에서

영원히 나의 손을 꼭 잡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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