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는 백년손님 PART 2] 시부모가 처음인 ‘시린이’를 위한 조언
며느리를 볼 때 내 아들보다 부족해 보인다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처가에서 내 아들을 볼 때는 어떨까요? 비슷합니다. 부족해 보인다는 의미죠. 부정하고 싶은가요? 미안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모든 부모는 자기 자식이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니까요.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아들과 며느리는 비슷하다’라는 겁니다. 유유상종, 끼리끼리, 부부는 그렇게 만납니다. 서로의 장점을 +, 단점을 -로 해서 장단점을 모아 계산해 보면 거의 비슷할 겁니다. 누구는 아침에 부지런하고 누구는 밤에 부지런하고, 누구는 몸이 부지런하고 누구는 머리가 부지런하다거나, 누구는 요리를 잘하고 누구는 요리를 못하지만, 청소와 정리정돈을 잘하고, 누구는 쓸데없이 말이 많고 누구는 지나치게 말이 없고… 등등.
따져보면 결국 평균이 비슷합니다. 어떤 특정한 성격, 외모나 직위 이런 것만으로 비교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개인의 에너지나 기운이라고 하는 게 더 이해가 잘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둘만이 알 수 있습니다. 아들과 며느리는 이미 연애를 통해서 느꼈을 것입니다.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요. 그랬기 때문에 결혼을 생각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보지 못하는 며느리와 사위의 장점, 단점과 그 총량의 에너지를 아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아들에게 유리한 특정한 장점이나 바람직한 점을 내세워 내 아들이 더 낫다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미 결혼해서 살아봤으니 알지 않습니까. 하나의 장점이 전부가 아니고 행복도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 아시죠? 그런데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를 짧은 동화로만 접하다 보니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온달은 바보가 아니라 바보인 척했다는 것을요. 온달은 돌궐족 칸의 아들이었습니다. 어느 날, 평강공주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던 온달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됩니다. 평강공주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온달과 결혼하고 온달은 결국 고구려의 장군이 되어 큰 공을 세우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평강공주는 결국 칸의 왕자와 결혼한 것입니다. 혹시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내 아들을 믿고 상대를 인정해 줘야 합니다.
물론 며느리가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은 경우죠.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 서로 비슷하게 맞춰지든지 헤어지든지 하겠죠. 물론 며느리의 장점이 많은 경우가 바람직하고 결과도 좋습니다. 부부는 서로가 상대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기 위해 만나기 때문입니다. 안타깝지만 며느리가 단점이 많다고 해도 우리는 그들의 운명에 끼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운명을 헤쳐나갈 주인공은 바로 그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도 우리가 주인공인 것처럼 말이죠. 결과가 어떻든 ‘내 자식이 더 낫다’는 생각은 아무래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꾸 손해 본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결혼이 장사는 아니지만, 괜히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며느리에게 좋은 말이 나올 리 없습니다. 그러니 ‘아들과 며느리는 똑같다’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며느리가 미워 보이거나 못마땅해 보이지 않습니다.
아내가 가끔 이런 질문을 합니다.
“여보는 전생에 무슨 복을 쌓아서 나랑 결혼했어? 이 결혼 내가 좀 손해인 것 같아.”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여보세요, 똑같으니까 사는 겁니다.”
꼭 기억하세요. 부부의 연을 맺고 함께 살고 있다면 그들은 똑같으니까 사는 거라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