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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지감자 Aug 01. 2018

콩국수 한대접

여름엔 아이스커피 보다 여름엔 콩국수가  먼저

가끔 아주 먼 기억들이 순간 스치는 경우가 있다.

이럴땐 나쁜기억도 좋은 기억으로 미화되서 떠올려지는게 대부분인듯 하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 그리운 기억들은 그닥 힘든게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월요일은 다른날보다 더 정신이 없는데... 모니터를 보다 문득  요즘 더워서 주로 콩국수를 먹는다는 친구 얘기가 생각이 난건지.. 전날 시장을 지나가다 콩국물을 담아둔 핏트를 보면서 사줄까하고 권하던 언니의 모습이 생각난걸까...

콩국수가 갑자기 먹고 싶었다.


더워서 콩국수 주로 먹는다는 친구를 만나

그친구는 오늘도 콩국수 였겠지만,  소원성취 하듯

콩국수 한대접을 먹었다.

콩국물이 찐하고,고소하게 일품인 콩국수를 만나다. 7/30

한여름이면 의뢰적으로 해먹는 음식정도로 여겼던 콩국수는 콩을 불리고. 삶고 . 좋지 않은 믹서기로 갈고. 물붓고. 거르고.. 참으로 손이 많이 갔던 요리였는데...  때론 믹서기가 아닌 맷돌을 돌리기도 했던것 같다. 엄마의  바지런함으로 늘 찐하고 찐한 콩국물을 먹으며 여름을 보냈던 기억이   그제서야 스물스물 올라왔다.

엄마의 콩국수를 더이상 보지 못하게 되던 해에도

콩국물을 먹었던 기억도 자연스레 함께 떠올려지고

...

우리는 그때 그랬던것 같다. 엄마의 빈자리를 계절마다 엄마가 했던것을 똑같이 하면서 그렇게 그 시간들을 지나온것 같다. 그게 그리움을 달래는 뭔가가 되기도 했던것 같고, 웃을일 없는 상황에 웃게하는 뭔가가 되기도 했던것 같다.


소금 한수저 넣고 국물을 시원스레 마시던 아버지와 입맛없다고 물대신 콩국물에 밥을 말아서 드시던 할머니까지 생각나게 한 콩국수..

그  한대접이 참으로 많은 기억들을 소환하고 짧고 길게 여운이 남긴 점심 한시간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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