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디스패치 (2021) 후기. 2021/11/27 관람.
영화에서 계속해서 쓰인 아기자기하고 인형놀이 하는 것 같은 구도가 인상적이었다. 중간에 완전히 멈춰 있는 사람들을 카메라가 천천히 이동하며 쭉 담아내는 연출이 특히 재미있었다. 3번째 이야기에 삽입된 애니메이션이 좋았다.
색감이 예뻤다. 그렇지만 흑백 화면을 중간중간 사용할 때도 좋았다. 장면들의 구도 하나하나가 모두 예쁘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영자막마저도 예뻤다).
말이 너무 많아서 좀 보기 힘들었다. 특히 두 번째 이야기가 그랬다. 그나마 영어로 인물들이 말하고 한국말 자막만 나올 때는 괜찮은데, 등장인물들이 불어?로 말해서 화면에 영어 자막이랑 한글 자막이 동시에 나올 때 따라가기 벅찼다.
특히 그 에피소드는 유독 인물들이 말을 빠르게 많이 하고, 실제로는 하지 않은 말이 자막에는 괄호를 이용해 주석처럼 표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정신없었다. 여담이지만, 영자막과 한글 자막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다. 언어의 차이 때문인지, 영어 원문의 시적인 느낌이 한국어로 잘 옮겨지지 못한 게 아쉽다는 평이 같이 관람한 사람들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관람평에 잡지를 영화로 옮겨 놓은 것 같다는 말이 많았는데 그 표현이 굉장히 적절하게 느껴진다. 사진, 삽화, 애니메이션 등의 다양한 효과를 사용하고 화면을 분할하여 사용하는 것이 그러한 느낌을 많이 주었다. 텍스트를 영상으로 표현한 책 원작의 작품은 본 적 있지만, 영상으로 텍스트를 표현하려 하는 듯한 이런 작품은 전에 본 적이 없어서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웨스 앤더슨 영화를 이 전에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그러고 보니 이것도 책 원작이다)밖에 보지 못했는데, 감독의 다른 작품들은 어떨지 궁금하다. 엔딩에서 마지막 기사를 함께 쓰기로 결정하고 영화 초반부에 나왔던 내레이션을 한 마디씩 돌아가며 말하는 게 왠지 좋았다.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올 것 같은데 그때 천천히 한 번 더 보고 싶다.
The French Dispatch of the Liberty, Kansas Evening Sun
세 줄 요약: 화면이 예쁘다.
말 진짜 많다.
잡지 그 자체가 영화가 된 느낌.
별점: ★★★★☆ (4.5/5)
재관람 의사: 두 번째 에피소드 자막 때문이라도 무조건 한 번은 더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