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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진 Aug 26. 2022

덥다를 1037자로

여름을 보내며

햇빛이 뜨겁다.


흔히 화가 났을  머리에 열이 뻗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실제로 머리로 열이 뻗어나간다. 혈관이 확장되고  속의 열로 달구어진 피가 열을 가득 전달한다. 거울은 없지만 얼굴이 피를 가득 머금고 붉어졌을 것이 느껴진다.


 안에 열이 갇혔다.  아래에서 빠져나갈 길이 없어 열이 머무르는  느껴진다. 가끔 부는 바람은 들어올 길을 찾지 못해 스쳐 지나가기만 한다.   바지를 입고 나왔을까.  옷이 이렇게 두꺼웠던가. 하다못해 찢어진 청바지라도 입어야 했다.


땀이 피부를 타고 천천히 내려간다. 물방울의 궤도가 느껴진다. 물방울이  정도로 한데 많이 모인 것도 문제고 궤도가 느껴질 정도로 천천히 내려가는 것도 문제다. 땀이 주위의 열과 함께 몸에서 증발하면 신체의 온도가 내려가고 그렇게 항상성이 유지된다고 한다. 그런데  전혀 아닌  같은가. 증발해서  정도인 것인가. 증발하지 않을  온몸에서 느껴질 땀과 열은 상상하기도 싫다.


습기가 있는  더우면 사람들은 쪄지는  같다고 표현한다. 그런  대기 중의 물은 열을 껴안고 쉽사리 놔주지 않는다. 온도는  낮을지언정 습기와 열의 조합은 찜통의 환경을 그대로  위에 구현해낸다. 둘은 사람들의 불쾌함 증가에 효과적인 환장의 짝꿍이다. 그런데 오늘은 그리 습하지도 않은데   모양  꼴인가. 머리에 실제로 열이 뻗치면 비유적으로도 열이 뻗치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땅바닥은 적이다.

기껏 저장한 열이 아깝지 않은지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열기를 베풀어준다. 유일한 우군은 나무이다. 나무 그늘은 방어막을 인색하게나마 베푼다. 그마저도 자기네들 근처를 지나는 사람 한정이지만.

태양의 힘은  이렇게 강력한가. 홀로  정도 더위를 만들어내는 것이 놀랍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날이  더워진 걸까. 거대한 온실에 갇혀 오갈 데 없는 열이 마침내 사람에게 정착하기로 결정하고 대량 이주라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지만 지금은 문명의 이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의 여름철 생존에 지대한 기여를 하는 냉방 장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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