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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I Travel Jan 05. 2023

러시아의 이름

러시아인들의 이름은 다 비스무리하다

러시아인의 대부분은 러시아 정교라는 우리에게 조금 익숙치 않은 종교를 가지고 있다. (적어도 믿음이란 측면에서) 종교에 문외한인 필자는 이 사람들에게도 기독교와 비슷한 성경이 있고 교회에 나가 예배를 본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다. 다만 필자가 느끼기에도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성도들이 서서 예배를 보고 자신이 믿는 이콘(ikon)이 있어서 그 그림 혹은 사진 앞에서 기도를 한다는 것이다. 여튼 주제에서 너무 벗어나기 전에 러시아인들의 이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면 좋을 듯 하다. 종교 때문인지 러시아인들의 남자이름은 성경의 성인들에게서 따온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남자의 경우 베드로/피터/표트르, 미카엘/마이클/미하일, 요한/존/이반 (한국어/영어/러시아어 순) 등이 대표적인 이름이고, 여자의 경우, 대표적으로 아나스타샤, 엘리자베스, 이리나 등 성경에서 가져온 이름도 있고, 스베틀라나처럼 '빛나는'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도 있다. 이러한 대표적인 이름의 갯수에는 어느정도 제한이 있는데 특이한 이름을 가진 러시아인도 있지만 대부분 남자 여자 각각 10개 정도 되는 리스트에서 이름을 고르게 된다. 따라서 친구가 반갑다고 사람이 많이 곳에 가서 "어이 이반~!" 부르면 적지 않은 "이반"이란 이름의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러시아인들의 풀네임은 총 세 단어로 구성이 되어 있다. "패이오"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각각, "패밀리아" - 성, "이먀" - 이름", 그리고 "오체스트바" - 부칭으로 불린다. 성과 이름은 다른 언어에도 많이 있지만 러시아에서는 유럽 사람들의 중간이름 대신 "오체스트바"라는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이름에 넣는다. 남자의 경우 "-오비치" 또는 "-예비치", 여자의 경우 "-오브나", "-예브나" 등이 바로 부칭이다. 필자의 교수의 경우 아버지의 이름과 본인이 이름이 둘 다 '세르게이'였기에 세르게이 세르게예비치가 되었다. 정중하게 이름을 아는 누군가를 부를 땐, 꼭 이름과 부칭을 함께 불러야 한다. 공식적인 문서등에도 부칭은 잘 써놓지 않기 때문에 직접 물어보고 외우는 수밖에는 없다. 푸틴의 풀네임은 "푸틴 블라지미르 블라지미로비치"로 푸틴은 성이고 이름은 "블라지미르", 아버지의 성함도 같음을 알 수 있고, "샤라포바"로 알려진 "샤라포바 마리아 유리예브나"는 아버지의 이름이 "유리"임을 알 수 있다. 


러시아의 이름에서 조금 특이한 것을 좀 더 말하자면 러시아인들은 별명/칭호 대신 애칭을 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별명이라는 단어를 러시아 사람들은 잘 쓰지도 않고, 친구나 손 아랫사람의 경우 짧은 애칭을 쓰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선뜻 연상하기 힘든 애칭이 있다. 예를들면 "알렉산드르"의 애칭이 "싸샤", "이반"은 "바냐", "드미트리"는 "지마" 등이 있는데 글쎄다. 가뜩이나 언어 자체도 어려운데, 이름까지도 언어를 배우는데 도움을 주지 않는다. 


필자의 한국어 이름은 러시아인들이 발음하기 굉장히 어려워했고 따라서 러시아 이름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필요할 땐 "빅토르"라는 이름을 사용했는데 특히 스타벅스나, 기차 안이나 호텔 등 모르는 러시아인들을 만났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었다. 혹시나 러시아 여행을 계획한다면 마음에 드는 러시아어 이름부터 아래에서 골라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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