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뮈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의 말씀이라.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해는 뜨고 해는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아가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바람은 그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강물은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모든 만물이 피곤하다는 것을 사람이 말로 다 말할 수는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아니하도다.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에는 새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가 있기 오래전 세대들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이전 세대들이 기억됨이 없으니 장래 세대도 그 후 세대들과 함께 기억됨이 없으리라
솔로몬 <전도서 1:1~11>
하이데거는 ‘깊은 권태’를 벗어나는 방법은 오직 하나, 곧 ‘실존(Existence)’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실존이란 다른 사람을 따라 말하고 행동하는 ‘세상 사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자신의 ‘존재 가능성(Seinsknnen)’을 기획하고 그것을 따라 산다는 것을 말하지요. 그는 이러한 행위를 ‘기획 투사(Entwurf)’라는 용어로 표현했습니다. 기획 투사는 단순히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는 말이 아닙니다. 기획 투사는 자신의 존재 가능성에 스스로를 던져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듦으로써 자기 자신을 새롭게 구성하는 행위이지요. 한마디로 진정한 자기, 본래적 자기로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김용규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