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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객 S Jul 07. 2023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폭풍이 다가오네

영화 <당갈>

열아홉 번째 영화: <당갈>
감독: 니테시 티와리
선정자: K


J:영화 어떠셨나요들

K:너무 좋았어요. 저는 최근에 봤는데 보자마자 아 이건 영차 친구들하고 한번 얘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추천하게 됐어요)

L:처음엔 욕하다가 나중엔 오열하면서 봤어요. 계속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이번 기회에 보게 되어서 너무 좋았어요

S:저도 초반엔 별로인 거 많았는데 나중엔 완전 몰입해서 봤어요. 레슬링이 이렇게 긴장감 넘치는 건지 몰랐어요.


줄거리

레슬링 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한 아버지는 아들을 레슬링 선수로 키울 생각을 하지만 딸만 줄줄이 태어난다. 어느 날 동네 남자 아이들을 때려주고 온 딸들을 보고서는 당장 선수로 키우기 시작하는데.


K:처음엔 아빠가 이해 안 되고 자기 욕심 채우는 사람 같고 그랬는데 결과적으로는 딸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열어준 거 같아서 나쁘지 않았어요

S:원래 목적은 별로였지만 결과는 좋았어요

K:처음엔 저도 마을사람들과 같은 생각이었어요. 미친건가....

L:완전히 이해하게 된 건 친구 결혼식에서 너희 아빠는 그래도 너희를 자식으로 생각해서 부럽다고 했을 때였어요.

J:그 결혼식 직전까진 아동학대 아닌가 싶었죠

K:인도가 약간 한국이랑 정서가 비슷한 거 같아요.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정서

J:아빠는 우리 건강에 해로워요 가사 너무 웃겨

L:남들한테 잘하면서 우리한테는 왜 그래요♪

J:당갈당갈♪

S:저 요즘 운동쏭 당갈당갈

K:인도 애국가 들으면서 눈물 흘리기

L:저도 춤추면서 봤어요. 인도영화의 맛

J:이 영화 불호였던 사람들이 주로 아동학대 얘기를 했더라고요

K:그쵸 사실 결혼식 이후로 생각이 바뀌지 않았더라면 계속되는 아동학대의 현장이었을 거예요. 딸들의 꿈이 레슬링이 아니라 가수거나 다른 일이었을 수도 있고요.

J:전 오히려 기타의 첫 패배가 너무 좋았어요. 기타가 자존심 엄청 세. 처음에 지고 계속 승승장구하잖아요.

L:딱 눈빛 바뀌는 게 운동선수 느낌

J:머리에서 모래 털어 내는 장면에서 1차 뽕차오르고 우리 기타 뺨 때린 놈 똑같이 갚아주니까 2차 속 시원

K:희열을 느끼며 볼 수 있었죠

L:눈빛 봐라 저건 타고난 체육인의 깡따구다

K:저는 남다른 패기를 느낀 게 누구랑 싸울래? 묻는데 대번에 제일 세보이는 상대를 고른 거요. 졌지만 잘싸웠다

J:걔랑 또 붙어서 이기잖아요.


J:저는 첫 시합에서 특별상 탄 50루피를 아버지가 기타 성인 될 때까지 갖고 있었던 거 너무 감동이었어요.

K:그분들 설득하는 장면 진짜 감동이었어요.

J:자기가 레슬링에 미쳐서 그런 거라고, 딸들은 나쁘지 않다고

K:모든 경기에서 우승한 상금들 다 붙여놨잖아요

L:얼마나 자랑스러워했을까

J:쟤네 놀아야 할 시간 자기가 다 뺏었다는 장면에서 알긴 아는군 이러면서 봤어요

K:아빠 욕심도 있었겠지만 그 기반에는 사랑이 있어서 가능했던 거 같았어요.

J:전 아빠로서는 영 꽝이었다고 생각해서.....그냥 레슬링 덕후기질로 딸내미 덕질한 거 같았어요

S:저도 J님 생각이랑 비슷해요. 그냥 자기 꿈을 딸들이 대신 이뤄주길 바란 것 같아서.

J:평소엔 딸들한테 안 웃어주면서 시합할 때만 열심히 목소리 높이고 막판에야 자랑스럽다 하면서 웃어주잖아요.

K:저는 인도에서 할 수 있는 최고 아웃풋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딸을 가축처럼 취급하는 집이 더 많으니까요.

J:그런 분들을 위해 아미르 칸(아버지 역)이 또다른 영화를 찍었는데 거기선 모녀가 주인공이에요. <시크릿 슈퍼스타> 기타의 어린 시절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나온답니다. 당갈 취향이면 잘 맞을 거 같아요

(.....)

J:아빠 때문에 어린 시절에 많이 못 놀았잖아요. 그래서 선수학교 가서 기타가 탈선한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했어요. 진짜 처음 본 세상일 텐데.

K:근데 영화에서는 그 유흥이 탈선처럼 나쁘게 그려졌죠

J:친구 한 번 제대로 못 사귄 것도 맞고 모르는 것투성이일 텐데요. 저는 그런 기타도 좋았어요.

S:그것 때문에 아빠한테 덤빈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아빠 방식은 구식이라면서

J:아빠가 약해진 것도 사실이고 본인은 얼마나 또 맘이 복잡했을지.....

K:근데 아빠의 방식이 최고를 만들고 싶은 부모님의 마음인 거 같았어요. 우리나라도 챔피언의 부모님들은 엄격하고 그런 거 있잖아요. 받아준다면 최고가 될 수 없으니까요. 그냥 아빠가 가능성을 믿어준 거 같았어요

L:힘들 때마다 안아주고 그랬으면 그만큼 못했을 거 같아요

K:본인조차 확신 못 하는 걸 그렇게까지 강하게 믿기가 쉽지 않잖아요. 종교적 신념을 거스르고까지 고기를 먹이고 또 닭집 사장님에게 우리 딸은 챔피언이 될 거니까 이 가게도 유명해질 거라며 이제 훈련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당당하게 말하는 거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보면 광기죠

J:저는 좀 고집이라고 봤어요. 믿어준 건 아닌 거 같고 자기가 만들어내겠다는 느낌이었는데 엄마도 반대하고....집 파산하겠구만. 솔직히 도박이었어요.

L:저는 그 장면 좋았어요. 남자애들한테 한번 지고 나서 여자라서 졌다는 게 아니라 단백질이 부족해서라고 닭 먹이는 거. 아빠한텐 그 믿음이 있었던 거죠

J:거기서도 그거 되게 웃겼어요. 엄마가 부엌 못 들어오게 하는 거

K:종교적 신념도 어기는 레슬링에 대한 집착

L:근데 닭을 못먹나요? 보통 소나 돼지 아닌가?

K:안되나 봐요. 저도 잘은 모르지만

J:그냥 돈이 없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K:아뇨아뇨 고기라서 그래요

L:그러기엔 이미 사온 닭인데 어머니가 반대해서 저도 종교적인 문제구나 했어요

J:전 그게 부엌=여자만 쓰는 곳 부엌에서 요리한다=남자가 손댄 요리기구는 안 쓴다 대충 이런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K:인도가 채식주의자가 많기도 하고 아무튼 엄마가 그런 신념을 가지고 계신 거 같았어요

S:내 부엌에서 고기는 절대 안된다고 그랬을걸요? 나중에 다시 돌려볼게요

종교+채식주의인 것 같아요.  실제 싱 포갓 집안은 채식주의 집안이었다고.

S:오 P님 오셨다

L:영화 어땠나요?

P:재밌었어요~! 러닝타임이 긴데 지루한 틈이 없었던 것 같고 중간중간 나오는 음악이 중독성이 있어서 좋았어요

J:전반부는 페미니즘적이고 후반부는 스포츠인데 둘 다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P:당갈~당갈 할때 자막이 나오던데 정말 그 뜻인지 궁금하긴 하더라고요.

J:레슬링/시합 경기장 그 뜻이라고 알고 있어요. 정확하지 않을지 모르니까 나중에 확인 부탁드립니다.....

-레슬링 시합을 뜻하는거 맞다고 합니다!-

J:스포츠 얘기 말인데 이거 예전에 보고 좀 찾아봤거든요. 근데 결승전이 영화처럼 드라마틱하진 않았대요. 압승이었다고

일동: 더 멋져!

L:운동 열심히 해야지.....근력대박 유연성 쩐다 이러면서 봤네요

S:뜻밖의 운동뽕

J:전 진짜 기타가 국대 나가면서 기타 팬들이 생기고 레슬러를 꿈꾸는 여자 어린이들이 늘어난 게 정말 좋았다네요. 김연아 효과 같은. 아버지가 만들어준 레슬링장도 완전 허접하고 그랬는데. 기타가 어른돼서 돌아왔을 땐 여자아이들로 북적이고

K:맞아맞아 인도 여자애들도 결혼 말고 꿈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J:저는 그 코치 진짜 싫었어요. 저 인간은 도대체 뭘 가르치는 거야 뭐 샤크라 가르치냐?? 뭔 추상적인 말만 하고 있어

S:메달이 안 나온 게 아무래도 코치 탓인 것 같았죠

L:금메달은 안 바라고 중간만 가자~이런 느낌이라

J:구체적인 기술이나 팁은 아버지가 다 가르쳐주고 그런 주제에 말본새만 번지르르해서 기타 휘둘리고~우리 기타보고 뭐 국제 대회 안 맞는 애가 있다고? 열 받아서 진짜

S:사실 기타 아빠 코치 발탁되는 결말 기대했는데

K:뭔가 아버지는 사설 레슬링 학원 차려서 엄청 흥했을 것 같긴 해요. 메가스터디 느낌으로 #여기가_레슬링_맛집

S:무려 국가대표 배출

K:실제로는 네 딸과 사촌 동생 두명인가까지 6명 국대로 만들지 않았어요? 그 정도면 입소문 타서 열만도 한데 줄을 서서 코칭받을 거 같아요

J:전 아미르 칸도 대단한 게 젊었을 때부터 똥배 나온 아재까지 전부 본인이 혼자 다 연기했다고 해서 진짜 신기했어요.

L:30킬로 찌웠대요

K:인도의 국민배우라는데 내 맘속 국민배우 되었다

J:또 소소하게 인도 블랙코미디가 취향이었어요. 기타가 엄마 발 주물러주면서 엄마 나 레슬링 안 하면 안 돼? 하는데 엄마가 1년동안 나 없는 척해라 하니까 바로 마사지 빼고 가는 거. 또 아빠에게 복수한답시고 자명종 시계 조절하고

K:전기 끄고

J:아빠 늦게 일어나면 열심히 운동한 척

L:저는 그 사촌오빠 자꾸 고통받는 거 너무 웃겨요

K:화자가 사촌오빠여서 더 재밌었어요. 막 도시 데려가 달라 그러고

J:삼촌 하나 잘못 둬서 인생이 고단해진 케이스

L:결혼식은 애들이 갔는데 빰도 사촌오빠가 맞고

J:레슬링 자세 보여줄 때 5점짜리는 안 된다고 뒷걸음질 칠 때(웃음) 기껏 기타 바비타 따라갔더니 삼촌 코 고는 소리에 잠도 못 자고 휴대폰도 뺏기고 진짜 인생이 좀 불쌍해

S:불쌍한데 또 착해요. 나 같으면 진작 집나갔어

K:사촌오빠 인생 없어요

L:제 웃음포인트 닭집 아저씨 기타 등신대 만들어서 주니어 지역대회 전국대회 하나씩 X친거. 닭 잘 팔았다......

J:기타랑 바비타가 레슬링 하면서 걸음걸이도 남자 같아진다고 같은 여자애들이 놀렸었는데 레슬링 싹 이기고 다니면서 여자애들이 동경의 눈으로 본 그것도 웃겼어요. 이젠 머리 자른 것도 당당하고 뭐든지 당당한 그녀들^^ 바비타 활약이 생각보다 적어서 아쉬웠지만요

K:초점을 둘 다에게 맞추면 밸런스가 흐트러져서 기타에게 주목한 거 같았어요.

J:기타가 계속 질 때 바비타는 계속 이기잖아요. 그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기타가 자기 방식이 맞다고 아빠한테 큰소리 떵떵치고 나온 뒤로 계속 슬럼프.....

K:기타가 갈등상황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영화로 보여주기는 좋았던 거 같아요. 시나리오의 강약강약이 적당해서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지고

J:기타 스스로 아빠한테 전화해서 말도 못 꺼내고 엉엉 울었을 때 저도 울었다네요...

K:이렇게 길면 전개가 늘어질 법도 한데 엄청 감정이입 하게 돼요. 내 가족 같고 내 나라 같고.

P:애국심 고취 시키는 그런 목적도 있는 것 같은데 인도 국가에 감동해버리고

K:나중에는 아미르 칸이 우리 아빠 같아요. 네가 자랑스럽다 듣는 순간에 가슴 벅차서 막 그동안 힘들었던 날들 스쳐 지나가고 내가 드디어 금메달ㅠㅠ아 과몰입했네요

J:전 아미르칸이 탈출 안 하고 왜 가만히 있지 하는데 인도 국가가 들려서

K:그 순간만큼은 인도 국민이었어요. 어찌나 자랑스럽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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