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관객 S Jul 10. 2023

오늘도 꿈이 피를 말린다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스무 번째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감독: 샘 멘데스
선정자: N

*본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입니다
*결말까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J:제 감상평은 ‘타이타닉에서 끝나는 삶이 때로는 더 아름답다’ 정말 이 생각밖에 안 나더라고요.(타이타닉의 두 주인공이 이번에도 주인공 부부를 맡았다)

P:저는 ‘제목이 레볼루셔너리 로드인 이유가 있었다’

S:저는 사실 제목만 듣고 매드맥스 같은 건 줄 알았거든요. 보고 나니까 완전 <결혼 이야기> 비극판이어서.

N:중산층 이혼기

P:보면서 결혼이야기가 많이 떠오르긴 했어요.

N:실질적으로 이별 이야기라는 점에서 말이죠. 제목이 레볼루셔너리 로드인 것도 웃겨요. 있는 힘을 다해 비아냥거리는 것 같아요


줄거리

연극 배우와 감독으로 일하던 에이프릴(케이트 윈슬렛)과 프랭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일은 잘 안되고 아이가 생기면서 연극을 그만둔다. 그 후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이사를 오게 된다. 프랭크는 사무기기 회사에서 일하고 에이프릴은 전업 주부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에이프릴이 파리로 떠나 새 삶을 시작하자고 말하는데. 꿈에 부풀어 이런저런 준비를 하는 사이, 프랭크는 회사에서 승진 기회를 얻게 된다.


N:타이타닉의 비극판이라고 하셨는데 영화가 일부러 그걸 노린 면도 있는 것 같지 않았나요?

J:둘의 첫 만남이 너무너무 타이타닉 같았어요.

N:처음에 디카프리오가 항만의 노동자 어쩌구 할 때부터~그리고 에이프릴이 과거를 회상할 때요.

J:케이트 윈슬렛이 침대에 있거나 할 때랑 기타 등등 춤추는 것도 그렇고요.

N:타이타닉에서 잭이 자기 누드화 그려줬을 때처럼 턱을 괴고 누워서 파리 얘기를 듣는단 말이에요. 그리고 그 '파리' 얘기 때문에 윈슬렛이 참아왔고요. 에이프릴은 잭 도슨을 만났다고 굳게 믿었는데 사실 프랭크는 잭 도슨이 아니었던 거지. 정상가족 욕망따리 가부장이었던 거지

(일동 터짐)

J: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아->그대로 아버지가 됨

S:디카프리오 점점 아저씨가 되어가는 게 보이더라고요

N:옆으로 불어나고.....

J:아무튼 에이프릴 너무 안타까웠다네요. 셋째를 가졌다는데 아무도 기뻐하지 않아

N:낙태 얘기 할 때도 자꾸 프랭크가 가스라이팅을 시도하는데 윈슬렛은 당하고만 있지 않고 아니 나는 당신이 싫어 ^^ 이러고. 그리고 프랭크는 자꾸 울어요

(터짐2)

J:전 그것도 별로였어요. 처음에 파리 얘기할 때 프랭크가 동조해서 주변 사람들한테 막 우리 파리 갈 거다~ 하니까 주변 사람들이 철없다고 뒤에서 비웃는 거.

N:거기서 솁이었나 에이프릴 짝사랑하던 그 친구 유부남이 와이프한테 욕하면서 '부인한테 부양을 받겠다니 양심이 있는 거냐' 하고 프랭크 질투할 때부터 음 얘는 불륜 상대로도 탈락이겠구나 싶었어요

J:최고조는 그거죠. 프랭크보고 일부러 셋째 임신시킨 거 아니냐며 그걸 아내 앞에서 말하고.

S:완전 경악했어요. 프랭크가 싫지만 그 순간만큼은 실드 가능

P:저는 그 캐릭터가 너무 극 전개를 이끌어가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만든 것 같았어요. 서로 말하지 않는 것들을 말해서 전개 시킨다는 느낌.

N:아 그런 느낌도 있었어요. 그리고 프랭크가 그때 버튼 눌려서 삿대질하는 것도 너무 웃기고 어이없어

S:프랭크 화낼 때마다 삿대질해서 짜증났어요.....

N:그거 디카프리오 연기 특징인 것 같아요. 삿대질을 매 필모마다 한다니까요. 그리고 화나면 입을 일그러뜨리고 자기 머리숱을 자꾸 쓸어넘겨

J:왜 없는 머리숱을 자꾸 쓸어넘겨

S:자꾸 쓸어넘겨서 탈모 온 게 아닐까요

J:또 싫은 장면이 많았는데. <결혼 이야기>는 초반부터 계속 생각났던 거 같아요.

N:아무튼 안타까운 건 둘이 추구하는 지향성이 너무 다른 사람들이었다는 거에요.

J:아내가 배우 일 하다 계속 실패하고.....네 탓 아니라는데 뭔가 사람 속 뒤집히게 하는 화법을 구사한다니까요.

N:윈슬렛 몰아세우고 주먹으로 위협하는 부분부터 아 이 인간 쓰레기구나

S:아내는 파리가 문제가 아니라 그냥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었던 거죠. 여기 있으면 집안일밖에 할 게 없는데.

N:아내는 이렇게 전원가정에서 정상 가족의 삶을 영위하는 게 숨이 막히고      

J:그리고 외도한 걸 밝히는 것도

N:그거 밝힌 이후가 더 웃기지 않았나요. 대체 그걸 나한테 왜 말하는 건데? 그 전에 프랭크가 노멀 우먼이나 노멀 와이프는 너같이 허황된 판타지에 빠져서 행동하지 않는다고 윈슬렛 몰아붙인 것에 대해 엿먹이는 것 같고.

S:어우 그거 제일 싫었어요. 역겨워

J:직장 안 그만둔 것도 짜증 났어요.

S:승진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걸 이해는 하지만 딱 거기까지만 이해하고 나머진 다 쓰레기라고요.

N:사실 자기가 원하는 게 그거면서 자꾸 와이프 앞에서 피해자 코스프레 하고

J:입으로만 떠나고 싶어 한다니까.

N:나는 부양할 가족이 있으니까 그런 거라면서 사실은 머무르고 싶은 거면서

S:그냥 그렇다고 말을 하지

N:엄청 행복해하잖아요. 에이프릴이 일 안 하고 밥하고 애 돌보는 모습 보면서.

J:낙태 얘기 꺼내니까 질색하고

N:마지막에도 기분 좋은 모습으로 계란 퍼먹고 있어

좋냐?

J:그때 너무 조마조마해서 무슨 일 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너무 슬펐어요. 남편 내보내고 혼자 우는데ㅠㅠ

S:설마 그렇게 갈 줄 몰랐어요.

J:나 당신 안 싫어해 웃으면서 말할 때도 위화감 들고. 중간에 집 탈출했을 때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한 것도 슬펐어요.

N:에이프릴이 ‘내가 당신 먹여 살릴게’라고 하니까 프랭크가 엄청 찝찝해하는 표정이었던 거 기억나시나요. 다른 가족들도 그렇고 너무들 보수적이야. 근데 다른 부부들도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참아주고 있던 거였고요.

J:그 안에서 탈출하려고 아등바등하던 아내.....한편으론 파리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고봉 주는 비서직인 것도 씁쓸했고요.

N:이래서 결혼 비권장 영화라고 하나 봐요. 마지막에 너무 직접적으로 알려주잖아요. 백년해로하려면 한쪽이 눌려 살아야 한다. 아니면 아예 흘려보내거나.

J:삶의 방향이 너무 다를때......

N:에이프릴은 모난 돌처럼 유별나게 튀어나와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버티지 못한 거죠. 다른 사람들은 그래도 억지로 끼워 맞추며 살아가는 면이 있는데.

J:오히려 결혼하지 않았을 때 훨씬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며 살았었는데 말이에요.

S:완전 새장에 갇힌 새예요.

J:처음엔 애가 없는 줄 알았어요. 근데 둘이나 있었대.

N:결혼도 너무 일찍 했어요. 23살? 이때쯤 한 것 같은데 대략적으로 아무리 시대적 배경이 60년대라지만 에이프릴 말에 따르면 첫째는 실수로 생긴 거라면서요. 그것 때문에 결혼한 거고.

J:그리고 셋째도요. 프랭크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아 이걸 핑계 대면 되겠다 했을 거고요.

N:에이프릴이 마음 한구석에서는 프랭크도 자기와 같은 예술가의 혼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실패한 예술가긴 하지만 그래도 자유인의 혼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요.      

J:이래서 연애와 결혼이 다르다는 걸.......

P:초반부 보고 연애 얘긴가 했는데 결혼 이야기였고

N:그 초반도 엄청 빠르게 지나가지 않나요. 이 둘은 이렇게 만났습니다~ 하고 바로 덜컥거리는 모습 보여주낳아요. 이혼 이야기면 그래도 뭔가, <업>이나 다른 영화를 보면 행복한 플래시백을 중간에 삽입해주잖아요. 이건 정말 건조할 정도로 과거 얘기가 간결하게 끝나더라고요. 파리 얘기가 과거의 상징성을 드러내는 주제였는데 중간에 승진 얘기 나오고 프랭크가 와이프가 준 마지막 기회를 걷어차 버리니 그때부터 이야기가 쾌속진행

P:그걸 직접 말하는 게 아니고 친구한테 말하면서 알게 하는 것도 좀 그랬네요.

N:집사람하곤 큰일을 단둘이서 논의 못 해 이런 심보였는지. 아니면 듣는 제3자가 있으면 아내가 반박을 못 하니까 일부러 그런 것 같기도 해요.

S:정작 해야 할 얘기는 대놓고 못 하고 불륜 얘기나 잘하고

J:비겁한 자아다

N:그리고 10주 됐다고 에이프릴이 고백하니까 달력 보면서 2주 남았다고 그때까지 생각해보자고 설득하는데 그 2주 동안 낙태하는지 안 하는지 감시하면서 자꾸 살살 긁어요. 결정권도 안 주면서 네 선택이라고 농락하고

S:그러고 12주 땡 하니까 엄청 좋아하고

N:기분 좋게 백허그하면서 12주야 여보 이러는데 난 오늘이 에이프릴 생일인 줄 알았다

J:생일하니까 외도하면서 다른 사람이랑 생일 축하하고 돌아와서 예쁘게 차려입은 아내가 또 생일 축하한다 해주고 아니 뭐가 잘났다고

S:중간에 덫 이야기 나오는데 에이프릴은 거기 걸린 채로 발버둥치다가 죽은 것 같죠.

N:죽음 말고는 딱히 방법도 없었겠죠. 혼자 탈출하면 에이프릴 자신이 먹고살 방법은 있지만 배에 애가 있어서야......

J:아이들한테 안부 인사 전해주면서 울먹울먹하는데 얘가 진짜 참담한 심정이었겠구나 싶더라고요.

N:남편이 죄책감을 심은 것 같아서 가슴아파요. 우리 애들도 수틀리면 지워버릴 생각이었지?! 막 이러고


J:전 이 영화 보고 케이트 윈슬렛에 꽂혔는데 케이트 윈슬렛이 로만 폴린스키랑 우디 앨런이랑 작업했던 거 너무 후회한다는 얘기 들려서 반갑고 고맙고.....앞으로도 많은 활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N:그때 윈슬렛한테는 거장들하고 영화를 찍는다는 사실이 반가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워요. 우디 앨런이 우디 앨런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을 시절이잖아요. 윈슬렛 영화중에선 <천상의 피조물> 추천합니다. 제 인생영화예요. <더 리더> 이것도.

S:와 N님의 인생영화라니(검색중)아니 근데 공포영화네요

N:스.....스릴러에요. 피터 잭슨이 만든 스릴러

J:<더 리더>는 로맨스인가요?

N:네! <더 리더>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 아이히만 논제에 관심 많으신 분이 보시면 정말 여러 생각을 하실 수 있는 그런 영화예요. 그리고 <이터널 선샤인>이랑 <센스 앤 센서빌리티> 이 정도가 제가 추천하는 영화네요.



*결국 오늘도/꿈이 피를 말린다./그 꿈이 나한테 이럴 수가(허연, 목요일)

매거진의 이전글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폭풍이 다가오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