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바웃 타임>
스물 네 번째 영화: <어바웃 타임>
감독: 리차드 커티스
선정자: T
J:안녕하세요!!
K:annyanghaseyo
L:안녕하세요!
J:또 영자판으로...대화중인가요?
K:ddogreayo e-gu udduckhaji zinzza
K:uuuuuuuuu
S:으흨흫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님은 괴로워하지만 보는 저희는 즐겁네요
K:let's talk about movie......
L:yes
J:전 영화가 그닥이었어서 안 좋은 말만 할 거 같아요ㅠㅠ 다른 분들 얘기 듣고 싶어요
T:우선 저의 영화 선택 이유를 말해도 될까요....예전에 엄청 좋아해서 볼 때마다 울고 그랬었는데 예전에 인터넷에서 여성 타자화 심한 남성향 영화라는 말 보고 머리 댕~ 맞은 것 같아서 같이 얘기 나눠보고 싶어서 골랐어요.
[자판이 돌아온]K:저도 T님 말에 동의해요. 저도 13년에 개봉했을 때는 너무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불편한 지점들이 지금 보니까 보이더라고요. 이게 시간이 지나고 우리 생각이 바뀌고 보니까 이상한 부분들이 잘 보이는 거 같아요
L:저도 영화관에서 봤을 땐 되게 감동적이고 울기도 하고 그랬는데 다시 보니까 좀 당황스러웠어요.
T:심지어 못생겼어....짜증나.....
K:어느 부분을 좋아했는지는 알겠는데 지금 보면 불편하죠. 제가 노트북을 좋게 기억했다가 다시 보고 이게 뭐지? 했던 것처럼요
T:잠자리 계속 다시 하는 거 진짜 최악이었어요
L:찌질하고 말도 못하고....로맨스 영화로는 망작이고 가족영화로는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T:맞아요. 가족이나 인생에 관한 메시지는 좋았어요. 하지만 다시 보니까 저 능력도 남자한테만 이어지는 것도 짜증나고
K:다만 그 방법이 너무 여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남자 주인공 위주의 서사인걸요
L:여자 입장에선 그걸 알았을 때 어떨지. 다 아는 저로서는 남주 넘 무서웠어요. 어떻게든 메리랑 만나려고.
K:사실 메리 입장에서는 호러지요. 미술관 씬도 그렇고
L:그리고 너무 창녀라는 말을 많이 해요. 농담인지 모르겠는데 뭐만 하면 창녀창녀.....첫 만남에 여주 직업 가지고 오~숨만 쉬어도 돈을 받는 거랑 똑같은 거잖아요?! 이러고
K:완전 모욕적이었죠. 그게 서투름으로 포장되는 게 누구 편을 들어주고 있는지 보여서 싫었어요.
L:그리고 능력으로 만회하는 게 싫었어요
K:제가 메리 입장이라면 너무 싫을 거 같아요. 모든 사실을 알고 나면요. 너무 잘 맞고 좋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하나의 큰 계획이었다니
L:메리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모습이 철저히 반복으로 학습된 모습이라는 게.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생각 그대로 말하는 거 보고 저 정도는 전시 보고 느낀 점 얘기해도 되는 거 아닌지......어떻게 그대로 얘기하냐
L:모르는 사이인데 몇 시에 어디서 만났냐 캐는 것도 호러!
K:자기가 메리 인생에서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는 건데 메리의 기회를 빼앗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기만인 거 같아요. 중간까진 불쾌했는데 아빠와의 마지막 장면은 좋았어요. 그래서 가족영화라 T님이 픽 했나보다 했죠
L:딱 정신 차리고 프로포즈 한 이후로는 좋았어요. 결혼식 장면이나 아버지 이야기나. '이래서 내가 좋아했지' 했어요.
K:결혼식 장면 너무 좋았어요
S:그거 포스터에 쓰인 장면이죠
K:저 세 번 돌려 봤어요 결혼식만. 제대로 된 거 하나도 없어 보이는데 유쾌해서 제일 좋은 장면 중 하나예요
S:약간 노트북 느낌 있었어요
T:뭔가 저는 남자가 갑자기 극장에서 첫사랑 만나고 시간 몇 번 되돌리더니 갑자기 메리한테 청혼을?
L:그 장면 저는 첫사랑이랑 다시 잘해보려고 돌린 것 같아요.
T:그쵸.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거든요
K:첫사랑이랑은 어차피 안될 거 알고
L:실제로 집 앞까지 갔다가 돌아서잖아요. 그때 메리에 대한 확신이 생겨서 프러포즈 했다고 생각해요
K:아닌 건 아닌 거고 지금 부인한테 잘하자 이렇게요. 근데 이 장면도 우엑인게 감독이 아 정말 멋진 남자! 이러면서 넣었을 거 같아서 좀 그랬어요. 이렇게 멋지고 매력적인 여자가 유혹하지만-심지어 첫사랑이지만-흔들리지 않는 나
L:으
T:으으
S:완전 으
K:자아가 투명하게 비쳐서 불쾌한 거 있죠
T:중간에 시간 되돌린 거 때문에 아기도 바뀌잖아요. 그거 보면서 남주가 시간 되돌릴 때마다 메리의 인생에서도 수없이 바뀐 것들이 있을 거고 그걸 메리가 평생 모를 거라는 게 너무 화나요
K:그리고 첫사랑 친구 여자친구라고 소개해서 오해 빚는데 그 장면도 불쾌했어요. 되게 비하하는 느낌?
S:완전 무례하고 무식하고 종합선물 세트예요.
K:결국 수습 안 되니까 아예 아는 척 안 하고 없던 일로 돌리는 것까지. 여러 번 돌리면서 나비효과 같은 일들도 있었을 텐데요
L:근데 감독 좀 이해되는 게 <러브 액츄얼리> 만든 사람이라
일동: 아......
J:러브 액츄얼리도 이상한가요?
S:감독이 약간 머리 꽃밭인가요?
L:그 유명한 스케치북 장면 사실 유부녀에게 고백하는
T:심지어 친구 부인
S:로맨스로 포장하면 다 되는 줄 아나 봐
K:그치만 다들 좋아했던 걸 보면 약간 시대마다 허용되는 작품들이 있나 봐요. 어바웃타임이 당대에 히트쳤던 것처럼요
L:레이첼 근데 넘 러블리....저였어도 어떻게든 만나보려고 했을 거 같아요.
P:보는 내내 미소가 저절로.....
T:프로포즈 장면에서도 그래서 갑자기 나한테 달려와서 청혼할 생각을 한 거냐고 그럼 내 대답은 그래 이거 너무 귀여웠어
K:그 남자한테 너무 아까워요. 아마 오래 사귀면 바닥이 드러날까 봐 빨리 청혼한 것도 있을 거 같아요
P:회귀하기 전에 있었던 남자친구도 별로지만요.
S:아니 왓챠평에 남주가 점점 잘생겨 보이는 마법! 이런 게 있는 거예요. 뭔 소리야 이거 처음부터 끝까지 별로인데
J:아니 너무 열 받는 거예요. 내 눈엔 레이첼이 뭔 옷을 입어도 사랑스러운데 저거저거 부루퉁해서는
K:여자들이 다 그렇지 하는 거 강조하는 느낌. 남자들 공감대 사는 그런 내용? 유부남 공감 이런 느낌이에요.
T:진짜 사소한 거 하나하나 다 불쾌한 요소 잔뜩
J:애 낳고 살쪘지 하는 것도 넣더라고
P:그래서 대사들이 다 만족스럽지는 않았네요. 남주 이상한 플러팅 하고 다시 시간 돌리고.....
K:그치만 진정해요 이거 7년 전 개봉작이니까요. 세상 바뀌기 전에는 우리도 저거 보고 좋아했어....시대를 풍미하는 로맨스의 법칙이 있으니까요
L:#아니근데
J:그치만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아니근데
K:지금 우리가 좋아하는 것도 10년 후의 친구들이 헐 뭐야 불쾌해요 할 수 있어요
J:그래요 <미안하다 사랑한다> 명대사 지금 보면 진짜 구리잖아요
T:진짜 왜 좋아했지....물론 지금 봐도 좋은 장면은 있었지만 #아니근데
L:그래도 결혼식이랑 아빠랑 산책하는 장면은 최고
K:시대를 초월하는 보편감성인 거죠
T:저는 아직도 아빠 얘기는 슬퍼요
K:아주 오래전 모습으로 아이가 되어서 걷는 거 좋았어요. 그 집안 분위기도 좋았어요.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집. 평화로운 가정. 영국 시골은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L:남주 그나마 대단한 점은 가족애? 동생 사고 난 거 막으려고 노력하는 점은 좋았네요. 동생 남친은 쓰레기고
K:맞아요 저 동생 캐릭터 좋았어요. 좀 몽환적이고 독특한 동생. 보라색을 좋아하는~
L:외국 영화에 항상 그런 히피 동생 캐릭터가 있는 느낌
K:메리 집에 놀러 왔을 때 반겨주는 장면 너무 사랑스러워. 보라색 컵케이크 남겼다고 걱정해주는 장면 스윗해요. 다들 동생 신경 써주는 거 같아서
T:인생에 대한 메시지도 좋았어요
K:중간에 연애 부분은 불편했어도 가족이 되고 나서는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는 거 같아서 결과론적으로 보면 안 되지만 좋았어요. 짜식....책임감은 있네 봐준다 그런 느낌
T:마지막에 정신 차리고 더 이상 시간 여행 안 한다는 것도 그래....임마....
(웃음)
L:아빠한테 행복에 대한 법칙을 듣고 똑같은 하루를 두 번 살아 보니 즐기게 되었다는 교훈
K:그리고 좋은 아빠가 될 거 같은 느낌이라 그래 내가 참자. 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 우리가 비밀을 묻고 가자 이렇게 관객들을 침묵시키는 작품이었어요.
J:난 시간 여행 가능하면 복권 1등부터.....돈으로 망했든가 말든가 일단 복권. 뭔 사랑이여 돈이 짱이지
P:와아 그러게요 로또 방송 보고 바로 시간 여행하기~!
S:망하더라도 펑펑 써보고 망하는 게 낫지 않나요??
K:저는 주식 생각했어요. 오를 주 미리 보고 투자하기
J:여기가 뜨는군 망하면 또 시간여행 그렇게 점점 절망의 루트 타는 거 아니었나요
K:중간부터 시간여행 안 했다는 거 보면 우리도 인생 쓴맛 보고 나서 현재를 즐기자 하고 멈추지 않을까요? 왜 사랑만 하다 멈춘다고 생각해요. 복권도 하다 멈출 수 있어. 10번쯤 당첨되면 지겨워질 수 있어요
S:아니에요 나락도 락인데 즐길래요
L:어차피 출산도 안 하겠다 죽을 때까지 할 수도. 나 때문에 바뀔 남자랑 애기가 없다 이거예요~
K:사실상 비혼에게 유리하죠. 아기만이 브레이크야
T:근데 그렇게 많이 하면 진짜 피폐해지는 거 아니냐구요
K:저 논리대로라면 얘가 시간여행 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아기가 바뀌었을 텐데 책임감 1도 없어요
S:애초에 감독은 거기까지 생각 못 했을 듯
J:시간여행의 위험성을 모르는 감독/주인공은 시간여행물 쓰면 안 된다는 생각 했네요
L:근데 아빠랑 산책할 때 아무도 모르면 바뀌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나요? 우리끼리만 조심하면 바뀌지 않을거다 하고 바다에서 산책했던 거 같은데.
K:그렇긴 한데 논리적으로라면 모든 사람 애기가 바뀌는 게 맞긴 하거든요
L:감독이 마지막쯤에 #아차차 하고 넣은 대사인 듯
K:그럼 본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건가? 설정 허술하다는 후기가 그래서 많은가 봐요. 공상과학물은 아니니까 봐줍시다. 로맨스를 찍고 싶어서 욱여넣은 초능력
L:그래서 이건 가족영화니까
K:감독이 죄의식 피하려고 넣은 장면 중 하나가 그거 같아요. 첫사랑한테 마지막 날 고백하고 시간 돌려서 중간에 한 번 더 고백하잖아요. 그치만 결국 안됐고 나레이션으로 안될 사랑은 안된다고 나오는데 메리는 어차피 될 사랑이었는데 공연을 다시 돌리는 것 때문에 못 만나잖아요? 그래서 그걸 다시 만나게 하려고 돌린 거지 원래 안 이어질 사람을 이은 건 아니다 하고 구질구질하게 부연설명 하는 느낌이었어요.
S:이 영화 파면 팔수록 감독의 밑바닥이 드러나는군요
L:아휴 그래도 오랜만에 너무 좋았어요. BGM 좋지 않나요? 지하철 장면도 좋았거든요.
P:파티 장면에서 All the things she said 나와서 놀랐네요
K:이렇게 까고 있지만 재밌게 봤어요
T:맞아요 지하철 장면 좋았어요
K:지하철과 결혼식은 사랑이야
L:아빠 산책까지 세 개
K:저는 결혼식 장면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프로포즈 씬의 맥 아담스
J:그 외엔 없었다는 말처럼 들리네요
(웃음)
L:메리 부모님 갑자기 왔을 때 최악. 오랄섹스 얘기하지 말라니까 그것부터 얘기하고 난리
S:진짜 띨빵한 거 아니에요???
K:솔직히 시간 돌리기 없었으면 파토 아니에요? 메리 부모님 표정=내표정
J:이 자식은 시간 여행 없었으면 진즉 혼자 찌질이처럼 살다 죽었어 이 정도면 가문에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L:시골에 짱박혀서 죽었을 거라구요
K:너무 그러지 마요.....그래도 온순하고 얌전한 성품으로 어떻게든 착즙해서 만나주는 여자가 있었을 거라구요
J:아니 K가 더 너무해요
S:하긴 관람평을 봐요. 지금도 착즙하는 사람 널렸어 난 처음부터 끝까지 남주의 띨빵함에 치를 떨었는데
K:더한 사람들도 잘 만나더라고요. 저도 관람평 봤는데 마지막엔 남주 잘생겨 보인다고 해서 다시 봤는데 아니던데요. 가정적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렇다고 모든 어설픔이 가려지는 건 아니라고요
T:남주 잘생겼단 생각은 개봉했을 때도 해본 적 없는데......
J:그치만 <캐롤>과 동시 재개봉하면 저는 캐롤 보러 갈래요
K:지금 다시 재개봉한다고 해도 포장은 잘해줄걸요? 저 정도로 가정적인 남자도 흔치 않아서 올려치기 가뿐하게 당한다에 제 영타자기 걸어요
L:영타자기? 너무 쓸모없는 걸 거시는 거 아닌지
(웃음)
K:캐롤 개봉하면 저도 그걸 보겠죠. 그치만 캐롤도 만만치 않게 별로라고요.(서기 주: 개인의 의견입니다)
L:헉 그래요? 다들 좋아 미치던데 다른 캐롤인가?
K:사람들은 좋아하긴 하는데 저는 좀 답답하게 봤어요. 다음에 보고 이야기 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