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이브스 아웃>
서른 두 번째 영화: <나이브스 아웃>
감독: 라이언 존슨
선정자: P
*결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P: 다들 어떠셨나요~ 저는 예전에 재밌게 봐서 왓챠에 뜬 김에 선정했답니다
J: 전....불호였네요. 그래서 할 말은 없고 다른 분들 얘기 들으러 왔어요
L: 전 초반에는 좀 지루했는데 점점 흥미진진해서 좋았어요. 추리소설이 진행되는 느낌이라서 좋았네요. 원작이 따로 있나요?
P: 원작은 아마 따로 없고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에 비슷한 게 있다고는 본 것 같아요!
L: 저는 마르타가 범인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그 가정부가 죽어가는 걸 보고 911에 신고한 게 넘 좋았어요.
P: 저는 재밌었던 부분이...사람들의 위선적인 부분? 가족들이 처음에는 마르타에게 가족이라고 말하다가 유산 상속 장면 나오고부터는 완전 원수로 보고 행동하는 그런 장면들이 재밌었네요. 그리고 마르타 국적 다 다르게 말하는 것도? 아마 브라질하고 에콰도르하고... 또 나라 하나 더 얘기한걸로 기억나네요
L: 그 말 자체가 주는 뉘앙스가 너무....
P: 그쵸그쵸 말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속은 아니었다는 게
L: 그래서 마르타가 제가 그들을 돌봐줘야겠죠? 이런 말 해서 통쾌했고 할아버지 컵 쓰면서 내려다보는 마지막 장면도 좋았어요.
P: 맞아요. 그 컵 참 굿즈로 뽑기 좋게 생겼더라구요.
J: 이미 뽑혔어요 지나가다 봤어요
J:전 그냥 이런 추리극이 불호였어요. 심리 추측하면서 끼워 맞추고 나중에 자백하게 만드는. 하지만 전개는 재밌었어요. 처음부터 할아버지가 죽었고 그 죽음을 유도한 사람이 마르타고 마르타가 자기 진실을 감춘 시점에서 진행되잖아요. 관객은 범인이 마르타인 걸 알지만 거기에 또 감춰진 비밀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건 좋았는데 중간중간 추리들 맞춰가는 방식(아가사 크리스티 방식이라던데) 자체가 좀 불호였어요. 마르타 거짓말하면 토한다는 설정도 신선하고 재밌었고 막판에 랜섬한테 토할 때 좀 통쾌했네요(웃음)
L: 맞아요! 마피아게임하다 들킨 것도 웃기고
J: 막판에 검으로 찌르려는데 그게 장식용 검이었고
L: 할아버지가 장난감 칼과 진짜 칼을 구분할 줄 모른다 약간 이런 대사 했던 거 같은데
P: 오늘 방구석 1열에서 나이브스 아웃 다뤄서 봤는데 할아버지 대사에 다 복선이 있더라구요.
L: 약간 알쏭달쏭한 말이 많았어요.
-K 등장-
K: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 흥미롭게 봤어요. 처음엔 정말 누가 죽인 줄 알고 다 범인인가? 싶게 흥미진진하게 봤는데 중간에 모든 전말이 다 나오길래 아니 이 시점에서 벌써 이렇게 다 알려준단 말이야? 하고 생각했거든요.
P: 그쵸그쵸
K: 그래서 중간부터는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풀려나갈지 보는 거에 집중하는데 마지막에 그런 반전이 또 있더라구요. 막 엄청 놀랄 만한 반전은 아니었는데 재밌는 작품이었어요. 이 모든 게 영감의 계획이었다던지 아니면 더 큰 음모가 있을 줄 알았는데 선한 결말이었어요. 의심한 제가 머쓱해지는 느낌
L: 영감님이 사실 다음 신작을 미리 시험해본거아냐?! 이러고
K: 사실 최종 흑막은 죽은 영감이라던가
L: 사실 살아있었고
K: 자극적인 결말을 상상해버렸지 뭐예요. 뒤에서 걸어나오고(웃음) 근데 할아버지 정말 좋은 분이셨고 마지막까지 의심했던 가정부는 정말 착한 사람이 맞았고요.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는건 나였구나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L: 그저 돈이 필요한 사람....그 집 사람들 말하는 꼬라지가 신뢰도 0으로 만들었어요. 할아버지 자식농사 실패
K: 근데 마지막이 이끼의 마지막 부분처럼 약간 찝찝하긴 했어요. 똑같은 컵을 들고 내려다보는 그 장면이요. 그냥 뭔가 묘하게 찝찝
L: 그 장면 저는 통쾌하게 봤는데 뒷일 생각 안 하면...
K: 그 집안 식구들 재수 없어요ㅋㅋㅋㅋ
L: 마르타가 계속 찝찝해하던 상속을 완전히 받아들인 느낌? 정말 그 집과 하나가 된 느낌이었어요. 할아버지의 개인 컵을 쓰면서요.
J: 근데 입장 바꿔보면 알 것 같기도 해요. 우리 할머니가 가족들한테 모든 유산을 남겨줄 줄 알았는데 웬 생뚱맞은 알바생한테 유산을 준다 하면 어이없을 듯
P: 하긴 저도 그 가족 입장이었으면 똑같이 행동 했을 것 같아요.
L: 그 편지 장면도 좋았어요. 아빠와 끊임없이 놀이하던게ㅠㅠ편지에 라이터로 지지면 글 나오는 거요.
J: 원래 남의 가정사 불륜사 보면서 헐뜯는게 재미잖아요. 내로남불이지.
L: 그 대사도 정말 좋았어요. 마르타의 방식으로 이겼다고.
K: 저는 만약 제가 마르타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봤거든요. 사망시 전 재산을 사회환원한다고 말하고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 가족들 좀 도와줄 거 같긴 해요. 그러면 몰래 죽이거나 해코지 못할거고. 마르타가 거짓말을 못 하고 실제로도 정직한 사람이라 재밌었어요.
K: 마지막에 프랜이 사실 무사하지 못하다는 걸 속인 거 좀 통쾌했어요. 프랜에겐 유감이지만
L: 저도 그 가족들 도와주긴 할 텐데 그럼 끝도 없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
P: 어쨌든 마르타가 프랜을 살리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그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K: 초반에 할아버지가 인생에는 장난감 칼과 진짜 칼이 있다고 말했었잖아요. 마르타를 도와야할 때는 진짜 칼을 썼고 정말 위험한 순간에는 가짜 칼이 마르타를 지켰어요. 그 장면 좀 감동이면서 좋았어요. 장난기 많은 할아버지의 큰 그림. 의도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칼들 다 가짜일까 싶기도 하고요.
L: ‘인생을 게임처럼 살면 진짜 칼과 연극 소품의 차이를 모른다’라고 했네요.
K: 전 가짜 칼이어도 헐 저거 뭉툭해서 들어가면 다칠 텐데 생각했는데 날이 뒤로 들어갈 줄이야. 제가 당했네요.
L: 제목도 나이브스 아웃이고 칼이 의미하는 게 좀 큰 거 같아요. 초상화도 칼 들고 있고.
P: 할아버지도 참 똑똑하다고 해야 하나. 그 짧은 시간에 마르타가 벗어날 플롯 짜주고 추리소설 작가라서 그런지
L: 진짜 마르타도 대단해요. 전 까먹었을 듯
K: 몇 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에 ㅠㅠ근데 할아버지가 사실은 정상이었단 사실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마르타가 어느 정도는 죄책감에 마음 아파할 거 같아요. 사진 보면서 계속 안절부절 못하고 힘들어하는 거 같았어요. 원치 않는 거짓말도 계속해야 하고.
L: 맞아요. 오히려 가족들 앞에서 자백하려 할 때 후련해 보였어요. 천성이 착한 사람....
K: 할아버지 초상화가 중간중간 계속 비춰지잖아요. 그걸 볼 때마다 불편해하는 거 같았어요. 실제로도 친손녀같이 가까운 사이였고. 돌아가신 충격도 큰데 그게 자기 때문이고 사실은 잘못 넣은 것도 아니란 사실이 너무 마음 아파요.
L: 할아버지 너무 침착해서 놀랐어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게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누워서 스스로 경동맥을 한 번에 그을 수 있나....
K: 다른 사람을 그 정도까지 생각할 수 있나 싶고 얼마나 가족들이 쓰레기고 마르타가 진심을 주었는지 알 수 있었던 대목이었어요. 전 재산을 다 물려줄 생각을 하고. 좋은 사람을 알아본 거겠지요? 스스로 목을 긋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것도 자기 생일날에.
K: 할아버지 아직 정정한 거 같으신데
L: 맞아요ㅠㅠ
J: 코멘트 더 있을까요??
L: 저는 없네요. 흥미진진하고 아주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