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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하는 사람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들의 특징을 한 번 생각해보면

일을 잘하는 사람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사실은 딱 하나입니다. '우선순위' 처리입니다.



마치 도미노의 원리와 비슷합니다. 도미노의 앞부분 하나만 툭 건드리면 이어진 도미노는 전부 쓰러집니다. 이처럼 일에는 곧 질서가 존재합니다. 질서가 필요한 이유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함이니까요.



오늘은 일 처리에 관한 고민을 함께 하면서 <원씽> 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굿바이 뉴욕, 굿모닝 내 사랑> 이라는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컬리: 자네, 인생에서 성공하는 비결이 뭔지 아나?

미치: 아니요, 모르겠는데요, 뭔데요?

컬리: 바로 이거지(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린다).

미치: 손가락이요?

컬리: 하나, 단 하나(One thing. Just one thing) 그 하나를 끈질기게 해나가면 다른 모든 일은 아무 의미가 없어지거든.

미치: 그거 참 대단하군요, 근데 그 '단 하나'가 대체 뭔데요?

컬리: 그건 자네가 직접 알아내야지.



모든 일을 하나로 묶는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우선순위' 개념을 가지고 생각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이와 같은 개념을 주방 일을 시작하면서 설거지를 통해 처음 배웠습니다. 



설거지 참 쉬워 보이지 않나요? 누구나 할 수 있어서 쉬워 보이지만, 시스템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테크닉이 필요한 게 설거지입니다. 바쁜 주방에서 장인 정신을 가지고 설거지한다면 쫓겨나기 마련이죠. 



주방 일을 처음 할 당시, 설거지를 정말 미친 듯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열정만으로는 감히 테크닉을 터득할 수 없었던 것이죠. (당시엔 주방 일도 때려치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매니저님을 통해 설거지를 배웠습니다. '나와봐, 설거지 내가 할게. 옆에서 치우는 거 도와주면서 하는 거 봐봐.' 편견적으로는 저보다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단 몇 분 만에 생각은 와장창 깨졌습니다. 매니저님은 싱크대 2곳을 왔다 갔다 하면서 빛의 속도로 설거지를 했습니다. 정리하는 제 속도는 점장님의 설거지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이때 점장님께 배운 '테크닉'이 있었습니다. 


1) 접시를 분류하여 닦아내고 세척기에 꽂는 시간 계산

2) 세척기에서 나온 접시가 건조되고 마르는 시간 계산

3) 마른 뒤 제 자리에 정리하는 시간 계산

4) 접시마다 제 자리가 어디에 있는지 이미 파악



빠르게 닦고, 세척기에 돌린다고만 생각했던 저와는 생각 차원이 달랐습니다. 이 점장님은 4가지를 계산하는 게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저는 이 4가지 규칙과 순서를 몰랐기에 막연하게만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테크닉을 깨닫곤 이력서에 배짱 있게 설거지 잘한다고 쓸 정도로 빨라졌습니다. (실제로 군 조리병 가서도 훈련병 중에선 가장 빨랐고 1,000명분 설거지도 혼자 한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일에 대한 '규칙'을 파악하고 그것들에 대한 '질서'를 만들어준다면 당장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고 느꼈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이 원칙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원씽> 책에서는 브랜드에 관해서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애플은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애플의 단 하나는 맥 컴퓨터에서, 아이맥, 아이튠즈, 아이팟, 이어폰을 거쳐 아이패드로 바뀌었다. 샌더스 대령은 하나의 치킨 조리법을 가지고 FKC를 시작했다. 그리고 스타벅스는 어떤가? 말하지 않아도 알리라 생각한다. 기업이 자신만의 '단 하나'를 갖게 되면 사업 자체를 완전히 다른 눈으로 보게 된다.'



저는 학생 때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을 즐겨 봤습니다. 공통적으로 백종원 대표님이 컨설팅하는 내용 중 하나는 다음과 같습니다. '메뉴를 줄이세요.' 혹은 무슨 메뉴를 파는지 명확하게 잡고 관련하여 간판을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예로 닭발을 파는 동그라미 식당이라면 간판에 '동그라미'가 아닌 '닭발집'이라고 명시하라고요.



브랜드를 창조하는 데도 결국 규칙이 존재하는 건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보입니다. 이런 사소한 원칙은 삶에 테크닉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며,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오늘 전 그걸 다시금 배웠습니다.



살아가면서 생각보다 모르는 걸 알지 못하는데 확신을 품고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여러 정보가 인생에 꼭 도움이 되진 않지만, 마치 그릇 같습니다. 인간의 그릇이란 눈에 보이지 않기에 물을 따라봐야 압니다. 언제 넘치는지, 깨지는지 등. 



이런 작은 자기 객관화를 위한 시도가 제 인생에선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흔하디 흔한 말이지만 결국 용기와 의문을 가져야만 조금씩 나아간다는 걸 느낍니다. 그걸 공유하고 싶은 마음과 함께 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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