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잖아.
이미 쉬고 있지만 더 격하게 쉬고 싶은 날!
나도 종종 그럴 때가 있어. 아주, 꽤나 자주.
그럴 때 난 소파에 누워 리모컨을 눌러대거나, 빈둥빈둥 누워서 핸드폰을 보곤 해.
머리 쓰는 일은 물론이거니와 몸 쓰는 일도 하기 싫어서.
소파와 물아일체가 되어 내가 소파인지, 소파가 나인지 모를 지경으로 말이야.
그렇게 빈둥거리다 보면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버려.
가만히 있어도 배는 어김없이 고프다는 거.
근데 뭘 먹으려니 또 귀찮아. 그렇다고 굶는 건 또 절대 용납할 수 없고.
그럴 땐 배달 음식이 최고지.
통화할 필요도 없이 핸드폰으로 누르면 끝.
30분 정도만 기다리면 집 앞으로 음식이 배달되니, 세상 참 편해졌어.
한상 거하게 먹고 나서 또다시 빈둥빈둥~
이리 누웠다가 저리 누웠다가 가끔씩 자세를 바꿔주는 게 중요해.
원활한 혈액순환을 위해서 말이지.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해가 저물고 어둠이 찾아오지.
이제 본격적으로 잘 시간이 되어 버렸네?
저녁은 대충 때우고, 소화를 위해 조금 더 빈둥거리다가 침대로 가서 누워.
자자.
어라? 잠이 안 오네?
하루종일 소파에 누워 졸다 깨다를 반복했더니 정신이 말똥말똥.
새벽 1시, 2시...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불면과의 싸움이 시작되지.
계속 뒤척이다 보면 피곤이 몰려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내가 오늘 쉰 거 맞나?
분명 쉰 거 같은데, 왜 쉰 거 같지가 않지?
니체가 말했어.
“있는 것은 아무것도 버릴 것이 없으며, 없어도 좋은 것이란 없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건 그 어떤 것이든 쓸모가 있다는 말이지.
근데 난 오늘 쓸모없는 존재가 된 기분이야.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시간을 흘려보낸 것에 대한 죄책감이 든다고 할까.
혹시 쉰 게 아니라 마냥 게으름을 피운 건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 봤어.
쉰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야.
과연 쉰다는 게 뭘까.
어떻게 쉬어야 잘 쉬었다고 소문이 날까...
다음 날, 지인들에게 물어봤어.
쉬는 날 뭐 해?
난 당연히 나처럼 집 안에서 뒹굴거린다는 대답이 많을 줄 알았어.
근데 가지각색이더라.
산책을 한다거나, 책을 읽는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요리를 한다거나...
아님 오히려 격한 운동을 한다거나, 사람들을 만나러 나간다는 대답도 있었어.
엥? 그게 쉬는 거라고?
몸을 혹사시키는 게 아니라?
그들이 대답했어.
"난 그게 쉬는 건데? 집에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더 피곤해. 나가서 움직여야 피로가 풀려."
극 'I'인 나 같은 집순이는 정말 이해가 안 되는 대답이지만,
후회 없이 쉬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쉼'이 뭔지 이번 기회에 한번 생각해 보길 바라!
기왕 쉬는 거 재밌게 쉬면 좋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