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나의 일을 찾을 것인가
'어떻게 나의 일을 찾을 것인가'의 답을 찾기 위해 5가지 질문을 뽑고 답을 해보았다. 나는 나의 일을 제대로 찾은 것일까?
일반적으로 소명이란 calling으로 천직, 신에게 부여받은 사명이라고 해석한다. 이 책의 저자는 천직은 자발적으로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신에게 부여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모든 사람은 이 세상에 올 때 신으로부터 특별한 재능, 달란트를 부여받았고, 그 각자의 쓸모를 가지고 쓰임을 다하고 가는 것이 생애의 과정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신이 준 사명을 발견하는 것은 내가 이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첫번째 중요한 단계이다.
'세상은 나에게 무엇을 바라는가?'는 질문은 나의 욕망을 넘어서 삶을 이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사랑은 나의 유익이 아닌 남의 유익을 바라는 것'이라는 성경 말씀과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루크 버기스의 '너 자신의 이유로 살라'에서도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타인이 욕망하는 욕망을 따라 살지 말고, 타인의 충족에 더 책임감을 두는 '두터운 욕망'으로 살라고 했다.
세상이 나에게 무엇을 바라는지에 대해 답을 찾는 것, 이것은 무작정 찾게 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행위를 포함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내가 가진 강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 내가 무엇을 내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성찰로 연결된다. 세상이 내게 바라는 것, 그것은 내가 존재의 이유이자 나의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코나투스: 자신다운 자신으로 있으려는 힘
자기 몸에 맞지 않은 옷은 아무리 비싸고 좋은 것이라해도 어울리지 않다. 일이란 내가 세상에 쓰이는 방식의 아주 큰 부분이며, 내 인생의 시간을 잘 보내는 방식이다. 그렇기에 내 성향과 잘 맞는일,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일을 선택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나름대로 나의 코나투스를 높이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영업 업무(보험영업과 같은 대면 세일즈 업무)와 같이 사람을 만나 직접적인 판매 행위를 하는 이런 성격의 업무는 내게 너무 맞지 않는다. 하다못해 CEO들 끼리 만나 네트워킹을 하는 조찬 미팅을 하다가 너무 내 적성에 맞지 않아 집어치운 적도 있었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일은 내 나름대로 나에게는 '나쁜 일'로 규정되었고, 이런 일을 하느라 내 정신적 에너지를 더이상은 소진하지 않게 되었다.
그동안 경험을 통해 깨달은 '나를 나답게 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주체적으로 시간과 자원을 활용하는 것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일하는 것
-사람과의 관계보다 일 중심으로 일하는 환경과 구조들
-꼼꼼하고 분석적 사고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 등등
그래서 이제는 일을 할 때 이런 상황과 환경이 주어지는지에 대해 집중한다.
일이란 시켜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아무리 내 소명이라 생각되고, 내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어도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다. 게다가 아무리 재능이 있다해도 노력으로 지속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결국 꾸준하고 착실하게 계속 할 수 있는지가 이 일이 나의 일인지 아닌지 판가름해준다. 해보기 전과 해봤을때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해봐야 성취감이 있는지 없는지 어떤 만족감이 있는지 알 수가 있다. 바위 위에 3년이라(차가운 돌도 3년 앉아있이면 따뜻해진다는 일본 속담)고 3년도 지속할 수 없으면 그걸 과연 나의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속할 수 있는지, 내 노력을 들일 수 있는지, 몰입할 수 있는지, 기다릴 수 있는지, 인내할 수 있는지, 꾸준함으로 결국 잘하는 일이 될 수 있는지...적어도 일정 시간은 지나봐야 그 일이 내게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일의 즐거움이란 어느 정도 해봐야 알 수 있다. 그러니 어느 정도..최소 3년도 버틸 수 없다면 그 일에 대해 판단하지 말자.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차라리 결정을 미루면서 어느 정도 해보면 환난이 인내가 되고, 인내가 연달이 되어, 연단이 소망을 이루는 것을 경험해본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는 구별되어야 한다. 우리는 어렸을때부터 무엇이 되고 싶은지, 즉 장래희망을 묻고 답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이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면 미래에 대한 고민도 없는 사람 취급이 되니 '되고 싶은 멋진 나'에 대한 '상'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나의 '일'을 찾는데에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가 아닌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자기 업을 정의할 때 명사가 아닌 동사로 정의하는 것과 같다.
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 나는 누군가에게 내가 아는 것을 알려주고 가르치고 싶다.
다행히 나는 주어진 일을 하다보니 '무언가 얽힌 일을 정리하고, 처리하고, 개선하고, 이루어내 결과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 흥미를 느낀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런 성향이 컨설턴트직과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나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고 성취하는데 만족감을 느끼고, 희열을 느낀다. 그래서 지금 나는 나는 무슨 "일"을 하느냐에 대한 답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단순한 컨설턴트가 아니다.
나는 고객이 자기다움(소명)으로 성공하게 돕는다.(내가 가진 경영학, 브랜드,마케팅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해결자이자 성취가이다)
일이 성향적으로 나에게 잘 맞고, 능력이나 역량면에서도 내가 잘한다 할지라도 이 일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없다면 과연 이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일을 통해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까? 그건 결국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일이어야 한다. 가치관과 맞지 않아 매번 판단과 결정을 할때마다 가치관의 충돌이 일어난다면 일 자체가 고역이 된다. 나는 무엇은 양보할 수 있고, 무엇은 양보할 수 없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절대로 희생하고 싶지 않은 가치관이나 욕구가 있다면 이 '일'이 그것을 지키는 일인지 아닌지 분별해야 한다.
자신의 앵커를 알지 못하면 결국 보수나 직함 등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일을 선택하게 되고, 그것은 곧 후회와 불만을 일으키게 되어 정착하지 못하고 환경에 따라 회피형 이직을 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렇기에 자신의 앵커를 알면 나의 가치관을 지키면서 겪는 불편하거나 힘들게 만드는 외부적인 요소 등은 충분히 버텨낼 수 있게 된다. 나는 성장하는 것,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정직함을 지키는 것 등 이런 것들이 나의 중요한 가치관이었기에 이 가치관을 지킬 수 있는 일터에서는 힘든 일도 버텨낼 수 있었고, 아이러니하게 힘들었던 만큼 더 큰 성취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 5가지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는 내 일이 나와 잘 맞고 잘 하는 일, 주변에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 돈이 되면서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의 교집합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귀한 시간을 경험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일로서 나를 증명한다는 것은, 나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됬기에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행복은 내가 가진 것(소명,가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고(기여), 그로 인해 나와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내 존재를 인정받는 것, 그것이 바로 일로서 행복하게 사는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