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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조아 Apr 24. 2024

육아, 천국 아니면 지옥 그 어디쯤

영화관 가는게 소원이야?!

주말아침 조조영화 극장에 앉으면, 그 날은 내가 1등이 된 것 같았다.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넘은 옛날, 20대의 젋은 나는 조조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는 성취감과,

40%나 할인 받은 티켓을 날리지 않겠다는 사명감.

이 두 가지 감정이 아침 침대에서 나를 일으켰다.

 

영화를 다 보고 오전 11시 남짓에 복합쇼핑몰 꼭대기 층에서 영화를 다 보고 내려온다.

그제서야 뒤늦게 오픈하는 상가, 잠에 덜 깨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흐뭇해진다.

굉장히 생산적인 일을 한 것 같았다.


그래서 내게 조조영화는 월 1회는 기본이고, 대부분의 신작들은 두루 꿰찼다.

그 무렵, 제주에 사는 형이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가 돌 가까이 되가는 추석 명절이 되어 오랜만에 형을 만났다.

자연스럽게 근황과 요즘이야기를 하면서 영화 이야기를 꺼냈지만, 형에게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애가 태어난 이후로, 영화관을 한 번도 못 갔어"


아이를 낳은 이후로! 1년간! 단 한 번 도! 영화관을 못 가봤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해보고 싶은 건 저녁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애가 생기면 영화관 가는게 소원이 되는거야?"


이 무슨 청천벽력, 아이가 생기면.. 정말 내 쉬는 시간은 없는걸까? 사람이 스트레스를 안 풀고 어떻게 살지?

나태한 내가 아이를 가질 수 있을까? 그 때 최초로 육아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내가 아이를 낳으면 행복할까, 아니면 절망의 나날일까? 궁금했다.

난 아이를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 더 걱정이 컸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그 이후 년 후, 나도 결혼을 하고 3개월 만에 아내가 임신을 했다.

나도 이제 육아의 세계에 발을 디딘 것이다.

새로운 인생의 챕터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육아는 천국일까 지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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