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훈 Sep 26. 2024

에이닷, 이렇게 좋은데 외않써?

생성형 AI 어디까지 써봤니?

# 생성형 AI, 잘 활용하고 계신가요?


최근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읽었습니다. 한국생성형AI연구원에서 발표한 생성형AI 활용 조사 결과에 대한 내용이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활용 효과'와 '활용 수준'에 대한 결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먼저 활용 효과에 대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56.7%는 효과가 있다고 답했고, 27.6%는 효과가 매우 크다고 응답했습니다. 즉, 85% 이상의 응답자가 생성형 AI의 긍정적인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전자신문


반면, 자신의 생성형 AI 활용 수준에 대해서는 '보통'이라고 답한 사람이 40.9%, '조금 안다'라고 답한 사람이 20.5%, '잘 모른다'라고 답변한 사람이 9.4%였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생성형 AI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두 가지 결과를 종합해 보면, 생성형 AI가 효과적이지만 그 능력만큼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요.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생성형 AI 기술 트렌드 변화가 있습니다. 2022년 11월 ChatGPT가 출시 이후, 2023년까지 생성형 AI의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고, 2024년에 들어서는 발전된 AI 기술을 실제 서비스로 잘 구현하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과 애플이 스마트폰에 AI 기능을 통합하려는 노력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 국내 생성형 AI 앱 1위는?


기술력보다 '활용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지금,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생성형 AI 앱은 무엇일까요?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조사에 따르면 24년 7월 기준으로 ChatGPT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에이닷'이 전체 2위이자 국내 앱 중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출처 : 와이즈앱·리테일·굿즈


특히 에이닷의 정식 출시일은 2023년 9월로, 불과 1년 만에 200만 명이 넘는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를 기록할 만큼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렇게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역시 활용성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에이닷은 텍스트 기반의 대화형 앱이 주류였던 시기에 '아이폰 통화 녹음'이라는 확실한 킬러 서비스를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단순 녹음 기능을 넘어, STT(Speech-to-Text) 기능을 활용해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전환해 주고, 통화 내용을 요약하거나 중요한 통화를 AI가 추천해 주는 등 통화에 특화된 서비스에 집중했습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활용성을 크게 높였고 생성형 AI 앱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 태생부터 AI 에이전트였던 에이닷


최근 들어 LLM(대형언어모델)만큼이나 자주 언급되는 용어가 바로 'AI 에이전트'입니다. AI 에이전트란, 계약이나 비즈니스에서 대리인을 뜻하는 에이전트와 AI가 결합되면서 단순한 요청 처리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일정과 특성에 맞춰 필요한 것을 먼저 제안해 주는 비서의 역할까지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AI 에이전트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아이폰의 Siri나 스마트 스피커의 초기 형태는 이미 AI 에이전트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AI 기술력의 한계로 복잡한 요청에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충분한 성공을 이루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상황이 크게 변화했습니다. AI 에이전트의 핵심인 AI 기술력이 진일보하면서 활용성이 한층 넓어진 것인데요. 흥미로운 사실은 국내 생성형 AI 앱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에이닷 역시 태생은 AI 에이전트였다는 것입니다.  


출처 : SK텔레콤 뉴스룸


앞서 에이닷의 정식 출시일은 2023년 9월이라고 말씀드렸지만, 베타 버전은 ChatGPT가 출시되기도 전인 2022년 5월에 출시되었습니다. 당시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일상의 디지털 메이트'라는 슬로건과 함께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마주하는 번거로운 행동을 대신 처리해 주고, 좋아할 만한 것을 알아서 추천하고 재생해 준다."


디지털 메이트라는 용어만 사용됐을 뿐, 사실상 AI 에이전트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었습니다. 비록 베타 버전에서의 기능과 서비스는 제한적이었지만, 기술의 발전과 함께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에이닷 3.0으로 개편되면서 'AI 개인비서'의 선두주자로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 에이닷 3.0, 무엇이 달라졌나? 


'AI 개인비서'를 목표로 개편을 진행한 에이닷 3.0은 세 가지 주요 변화를 선보였습니다. 


1) 생활 밀착형 관리 '데일리'


흔히 비서의 역할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일정 관리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비서에게 일정 관리를 맡기는 가장 큰 이유는 일정 관리에 필요한 리소스를 덜어내고 더 중요한 업무에 몰두하면서 더 나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함인데요. 모든 사람들이 개인비서를 둘 수는 없기에, 에이닷은 '데일리' 기능을 통해 그 역할을 맡겼습니다. 


예를 들어, 에이닷에게 "내일 오후 2시에 A업체 미팅 일정 등록해 줘"라고 요청하면, 일정에 등록을 해주고 정해진 시간에 알림을 제공합니다. 뿐만 아니라, 통화 중에 일정이 언급되면 자동으로 일정에 입력해주기도 합니다. 만약 해당 일정에 비 예보나 교통 혼잡 등의 변수가 생기면 이를 먼저 알려주기도 하는데요. 특히 교통 일정과 관련해서는 국민 내비게이션으로 불리는 티맵과 연동되어 더욱 신뢰 있는 일정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출처 : 이재훈


마지막으로 '데일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하루의 마무리인 수면 시간까지 관리받을 수 있습니다. 별도의 장치 없이 수면 중 숨소리만으로 수면의 질을 분석하는 AI 기반의 에이슬립 기술을 통해 개인 맞춤형 수면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2) LLM도 한 곳에서 '멀티 LLM 에이전트'


생성형 AI 초기 시절만 하더라도 ChatGPT가 모든 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황에서 최우선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각 AI 서비스들의 특장점이 강화되면서 상황에 맞게 다양한 다른 모델을 사용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예를 들어, 코딩을 할 때에는 Claude를 사용한다거나 검색을 할 때에는 Perplexity를 사용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는 있지만, 효율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는데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에이닷은 목적에 따라 원하는 엔진은 선택하여 답변을 받을 수 있는 '멀티 LLM 에이전트'기능을 제공합니다. 사용자는 이 기능을 통해 동일한 질문에 대해 7개 모델(Perplexity, A.X, ChatGPT 3.5 turbo, ChatGPT-4o, Claude haiku/opus/sonnet)의 답변을 동시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에이닷을 통해 처음 선보이는 Perplexity 서비스의 경우, 한국어 특화 AI 검색을 양사가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양사의 기술력을 결합한 최적의 AI 검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위 글은 에이닷의 도움을 받아 작성된 것인데요. 혹시 눈치채셨나요? 저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에이닷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출처 : 이재훈


1) Perplexity : 에이닷 3.0 개편 내용 중 '멀티 LLM 에이전트' 소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해 줘.

2) ChatGPT-4o : 조사된 내용을 바탕으로 500자 분량의 브랜디드 콘텐츠 기획안을 만들어줘. 멀티 LLM 에이전트가 만들어진 배경을 서술하고, 에이닷이 어떻게 서비스를 구현했는지가 잘 드러나면 좋겠어. 

3) Claude opus : 작성된 기획안을 토대로 실제 브랜디드 콘텐츠를 작성해 줘.  


위 과정을 통해 받은 응답을 제 스타일에 맞게 약간의 수정을 거쳐 완성했는데요. 검색에 특화된 모델, 창의적 문제 해결에 강한 모델, 논리적 사고가 뛰어난 모델 등을 적재적소에 바로 사용할 수 있으니 시간이 단축됨과 동시에 높은 퀄리티의 글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3) 이런 것도 되네? '전문 에이전트'


일상에서 우리는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필요로 합니다. 음악을 들을 때는 내 기분에 딱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찾고 싶고, 영화를 볼 때는 취향에 맞는 작품을 추천받고 싶습니다. 주식 시장에 관심이 있다면 실시간 시세와 기업 정보를 빠르게 확인하고 싶고요.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러 앱을 이용하다 보면 번거로움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에이닷은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 에이전트'를 도입했습니다. 


'뮤직 에이전트'와 '미디어 에이전트'는 말 그대로 각 분야의 전문가로서 사용자가 요청하는 정보를 찾거나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합니다. 이 글을 작업하는 중에 효율을 높이기 위해 "글쓰기 작업할 때 듣기 좋은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줘"라고 요청해 보니, 집중에 도움이 되는 피아노 클래식 연주곡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더 나아가 한국 노래를 위주로 구성해 달라고 요청하니 한국의 다양한 인디 음악과 감성적인 발라드가 어우러진 플레이리스트로 재구성해주었는데요. 대화형으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출처 : 이재훈


'증권 에이전트'는 실시간 시세 정보뿐만 아니라 각 기업 별 실적이나 공시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또한, AI 개인비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잊기 쉬운 공모주 청약 정보 같은 경우에는 검색한 후 바로 일정을 등록하면 '데일리' 서비스를 통해 알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T멤버십 영화 예매 에이전트'는 마치 영화관 직원과 대화하듯 간편하게 대화를 통해 예매부터 혜택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용자의 이력과 취향을 반영한 영화와 극장을 추천해 예매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예매 시간이 다가오면 알림을 제공하여 놓치지 않고 영화 관람이 가능합니다.  


이 모든 것들을 LLM 기술을 적용하여 실제 비서와 소통하듯 양방향 대화를 기반으로 요청하고 응답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 생성형 AI 산업은 어디로?


얼마 전 공개된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 16'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애플이 대대적으로 홍보한 AI 기능이 상당수 빠지거나 연기되면서 '반쪽짜리 AI폰'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네이버클라우드 하정우 AI센터장도 기술력보다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앞으로 생성형 AI 산업에서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용자가 얼마나 편리하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 개인비서'를 목표로 생성형 AI 기술의 활용성을 극대화한 에이닷 3.0 개편은 분명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라 판단되는데요. 과연 에이닷의 진격이 어디까지 이어지게 될지 흥미롭게 지켜보아야겠습니다.


*이 글은 SK텔레콤으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위 글은 '테크잇슈'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테크잇슈는 제가 직접 만드는 쉽고 재밌는 IT 트렌드 레터입니다.

IT 이슈 모음과 위와 같은 칼럼을 전달드리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 

테크잇슈 구독하러 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추석 연휴 동안 IT 업계에는 무슨 일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