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끝에 마주한 것들.
내성적인 성격 탓인지 나는
인맥도 좁고 친구도 많지 않았다.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했고,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데에도
늘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다 남편을 만나면서 지방에서 살다가
결혼하고 해외 이주를 하게 되었다.
마흔이 다 되도록 친구라 부를 만한
사람은 몇 안 됐고,
외로움은 익숙한 감정이었다.
그게 오히려 다행이었을까.
낯선 타국에서도 큰 불평 없이
육아에 전념하며 잘 적응해 갔다.
남편과는 오랜 시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해서
내겐 너무나 편안한 사람이었지만,
가끔은 나에게도 친구가 필요했다.
결혼도 처음이고,
육아도 처음이고,
게다가 신혼은 타국에서
시작하는 거였다.
사람이 그리웠다.
말할 사람이.
하지만 먼저 찾아 전화해 보면
똑같이 아이를 보는데도
다들 하나같이 바빴다.
그들은 괜찮은가?
누구랑 이야기하지?
자꾸 궁금해졌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서운함이 쌓였고
또 하나의 상처가 되어갔다.
그게 쓸데없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남녀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친구 관계에서도 일방적인 건 없다.
내가 놓으면 언제든 끝나버리는
사이라면 그냥 놓기로 했다.
그렇게 조금씩 손을 놓다 보니
이상하게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혼자가 외로운 건 맞지만,
혼자라고 해서 불행한 건 아니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아이들과 하루를 온전히 보내는 동안
나는 나와 더 친해졌다.
친구가 없어도 괜찮았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나를 지키는 법을 배웠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