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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지수 Nov 01. 2024

특별한 수업 28

우리들의 미술교실

저는 지금 성인 발달 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한 장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대략 과정을 살펴보면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1. 그림 주제를 정한다 2. 그에 대한 자료를 준비한다. 예를 들면 그림 주제의 이미지 사진 기타 등등 3. 그림 재료를 선택한다. 예를 들면 수채화로 그릴 것인지 혹은 아크릴 물감으로 그릴 것인지 기타 등등 4. 그림 재료가 정해졌다면 어디에 그림을 그릴지 선택한다. 예를 들면 종이 및 캔버스, 패널 기타 등등 5. 그림 구성을 어떻게 할지 가볍게 스케치북에 해본다. 그에 따라 그림 자료를 더 수집한다. 6. 본격적으로 그림 스케치를 하며 그림의 분위기를 마음속으로 정한다. 예를 들면 밝고 귀여운 그림 또는 어둡지만 신비로운 분위기 등 그에 맞춰 색을 정한다. 7. 그림을 그리며 자신이 그리는 그림 분위기를 보며 그림을 수정하거나 추가한다. 8. 즐겁게 그림을 그린다 9. 그림의 마무리 순간은 자신이 정한다. 자신의 그림이 전시장에 걸린다는 것을 상상하고 마음에 들 때까지 그림을 그린다. 10. 자신의 사인을 그림의 한 부분에 넣는다. 그리고 그림 뒷부분에 그림제목, 아티스트 이름, 재료, 그림크기, 제작연도를 적는다. 저는 자신이 그린 그림이 본인의 마음을 치유하고 움직일 수 있다면 그림을 보는 사람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자 2가 미술수업에 하루 더 참석합니다. 작년에 그림을 시작한 제자 2의 그림 실력은 유아 4~5세 수준 정도로 생각됩니다. 정확한 형태를 연습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의미가 없기에 올해 다시 수업을 함께 하게 되면서 제자 2의 추상화 그림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면을 쪼개서 그림을 그려보고 물감도 뿌려보고 밀대로 그림을 그려보고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니 물감을 뿌리고 붓으로 칠하는 방법을 제자 2가 가장 편안해합니다. 밀대로 그리는 방법도 재밌어 하지만 레이어를 여러 번 채색하는 것을 어려워해서 다시 물감을 뿌리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주제는 산으로 정했고 멀리서 보이는 산의 등선을 제자 2의 감성으로 즐겁게 표현해서 그리면 됩니다. 현재 빨간색 물감의 단색화로 산 추상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자 2가 그림 그리는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목요일 수업은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 스타일의 아티스트 혹은 좋아하는 것을 조사해서 발표하고 토론하는 날로 정하고 다양한 숙제를 내주도록 해야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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