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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달팽이 Aug 27. 2024

딸 셋을 낳는 동안  나는 작가가 되었다


프로방스 조현수 대표님과 출판 계약을 했다. 통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매력적인 도곡동 연구실에서 처음으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연구소 리모델링을 마친 바로 다음 날, 감사하게도  나도 작가다 책쓰기 교육원의 작가로 첫 번째 계약이 이루어졌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햇병아리가 된 것 마냥 설레면서도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다. 주부로 10년 이상을 지내오면서 내 이름 석 자가 이렇게 가치있게 느껴졌던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계약서에 크게 사인을 하라고 두 분이 말씀해 주니, 그동안 얼마나 내가 내 안에 숨어있었는지 나를 돌아보게 됐다.   


인자한 인상과 성품을 지니신 조현수 대표님, 그리고 언제나 나의 성장을 위해 이끌어 주시는 나도 작가다 책쓰기 교육원 이주연 대표님과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작년 10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약 10개월의 글쓰기 과정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썼다 지웠다 반복하며 만들어 낸 원고가 출판사를 만나 출간에 이르게 되는 첫 번째 과정임을 실감했다.  '딸 셋을 낳는 동안 나는 작가가 되었다(가제)'라는 제목처럼 나는 정말 작가가 되었다. 출간 전이지만, 나는 이미 작가라는 것을 체감했다. 이 책은 텀블벅을 통해 펀딩으로 진행된다. 특약 사항으로 작가가 계약과 동시에 100부를 정가의 70% 금액인 100만 원을 선입금 해야 하는데, 감사하게도 이주연 대표님께서 100만 원을 프로방스에 보내주셨다. 나의 성장과 성공을 위한 대표님의 진심이 느껴졌다.


두 달 후에 책이 나온다. 어떤 제목으로 세상에 빛을 볼지 궁금하다. 이 책은 이제 내 자식이라는 조현수 대표님의 말씀을 들으니 든든했다. 천군만마를 얻은 듯 해낼 수 있다는 마음과 잘 될 거라는 믿음이 내 안에 새겨졌다. 하면 된다는 그 말은 진리 중의 진리였다. 긍정적인 생각만 하라는 두 분의 말씀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나의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을까 걱정했던 마음이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얼마 전 성장 모임(독서모임)에서 다루었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란 책에서 주인공 펄롱을 아기일 때부터 거두어 키워준 미시즈 윌슨이 생각났다. 희망보다 걱정뿐이었던 가족들과 달리 장점을 강점으로 승화시켜 주시고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이주연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펄롱은 성인이 되어 결혼할 때까지 자녀 이상으로 자신을 보살펴 준 미시즈 윌슨처럼 자신의 선택을 믿고 수녀원에 갇혀있던 아이를 구해냈다. 나 또한 대표님께 받은 진심과 사랑으로 또 다른 이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책 쓰기는 누군가에게 동아줄과 같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조현수 대표님과 두 개의 계약서를 대고 동시에 사인을 했다. 혼자서 고민하며 글을 썼을 때와 달리, 그 간의 노력을 인정받고 작가로서 동등한 입장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 과연 책이 될까, 품었던 의문들이 단숨에 풀어지는 기적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투고하자마자 다음 날 조현수 대표님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간절함이 통했던 것일까? 이주연 대표님께서 해주신 지원으로 다시 살아난 느낌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남편에게 계약서를 보여주었다. 엄마는 신기했던지 확대해서 읽어보겠다고 계약서를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가셨다. 남편 퇴근 후남편에게 계약하고 왔다고 말했다. 글을 쓰고 있을 당시에는 책을 낼 거라는 말을 귓등으로 듣더니 계약을 할 거라는 말에 책을 낸다는 말을 처음 듣는 듯 놀라 했다. 계약서를 받아 든 남편은 책이 몇 권이 팔려야 얼마의 수입을 얻게 되는지, 인세가 몇 프로인지 계산하기 시작했다. 역시 당신은, ST 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이었어. 믿지 못하고 콧방귀를 뀌던 남편이 진짜 계약서를 보더니 진짜로 책이 나오는구나, 하는 듯한 확신의 묘한 눈빛을 보였다.


나는 작년 여름에 언니가 사준 정장 바지를 입고, 몇 년 전 생일 때 남편이 사준 가방을 메고, 결혼 후 두 아이를 낳고 사회생활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엄마가 사주신 구두를 신고 도곡동 연구소로 향했다. 계약을 마치고 돌아가는데 블라우스만 빼고 모든 것이 가족의 선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출간될 책은 내 이야기이면서도 가족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라는 한 사람을 만들어 준 가족의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었다. 가족을 미워하고 원망했던 때도 있었지만, 가족은 결국 서로를 향해 있었다.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다. 어쩌면 이 책은 나를 돌아보는 교과서로서의 역할을 할지도. 어릴 적 원 가족 속에서의 성장과정과 그 속에 남겨진 내면아이부터 지금 나의 가족에 대한 주제까지, 자신을 총망라해서 분석하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삶이 힘겹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생각됐을 때, 자신과 타인을 탓하기 보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를. 자신을 아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다. 그 다음엔 회복과 성장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


정식으로 출판 계약을 하다


출판 계약서
이주연 대표님이 준비해주신 차와 다과


 나도작가다 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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