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뒤의 나
나는 글 뒤의 존재를 생각한다. 작가가 그 글을 쓰기까지 어떤 인내의 시간을 보냈을지 상상해 본다. 글을 완성하기까지의 수고로움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짠해진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왔다 갔다 했을 것이고, 그만큼 에너지도 많이 소모됐을 테니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어쩌면 그 수고로움을 알아달라는 나의 바람인지도 모른다. 나는 각자만의 소망이 담긴 글이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 하나하나를 클릭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또한 나만이 아닌 상대에게 있기 때문이다.
가지각색의 사연이 모인 이곳 브런치에서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수많은 사연을 만났다. 기쁜 이야기도 있지만,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픈 사연들도 있었다. 왜 아파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하고 안쓰러웠다. 매 시간 쏟아지는 글을 보면서 사람들은 어떤 간절함으로 글을 쓰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자신을 글로 드러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말이다. 쓰면 쓸수록 어려운 것이 글이라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글이란 것은 고유하고 유일해 나를 표현하는데 참 좋은 수단인 듯하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대화가 일방적으로 흘러가 조언을 듣고 있을 때가 있고, 상대방의 의도는 아닐 테지만 심판이나 판단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힘이 빠지고 어깨가 굳어지면서 불편한 마음이 몸으로 옮겨져 오는데, 그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글쓰기였다. 그래서일까, 나 자신이 글쓰기를 붙잡고 늘어지는 것이.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읽기보다 쓰는 행위를 더 많이 하고 있다.
물론 하루 종일 엉덩이를 붙인 채 책을 읽었던 때도 있었다. 엄청난 독서량은 아니지만 그땐 읽는 것이 내 몸에서 어떤 영양소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채워져야만 했었던 것 같다. 주로 소설을 읽었는데 주인공의 삶과 스토리에 빠져 책을 잡으면 다 읽을 때까지 놓을 수 없었다. 지금은 반대로 글쓰기를 놓지 못한다. 몸이 피곤한데도 컴퓨터 앞에 앉아 깜빡거리는 커서를 쳐다본다. 도대체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을 걸까. 새삼 놀란다.
브런치 속 수많은 글을 보면서 이 글 뒤에 있는 작가도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구나, 어쩌면 나와 같은 마음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그 사람을 위로하고 싶어졌다. 잘했다, 괜찮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마음 안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느라고 그 아픈 상처를 생각하며 다시 아파했을 그 사람의 마음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 나 또한 그 수많은 이야기를 꺼내며 위로받기를 원했던 걸까? 그동안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잘할거라고 격려를 받고 싶었는지도.
글쓰기는 마음의 묵은 짐을 덜고 상처받은 마음에서 해방되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심리학을 공부하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다. '원망과 상처를 흘려보내야 해요.' 그렇다. 우리는 내가 아팠던 이유를 누군가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상대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해하고 아픔을 흘려보내야 했던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통해 내 마음이 가벼워지고, 비워진 마음에 사랑을 채워 따뜻해진 몸과 마음으로 다시 살아내야 하는 듯하다.
나는 오늘 글 쓰는 이의 마음을 대변하고, 그들의 마음을 토닥이며 위로하고 싶었다. 글 뒤의 나는, 글 쓰는 모든 이를 말한다. 그 글이 어떤 글이든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기쁨이 되기를 바란다. 나보다 상대를 위하는 마음으로 써 내려갈 때 그 진심을 누군가는 알아줄 거라고 믿는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말을 꺼낼 때, 그 말 해줘서 고맙고 꺼내느라 애썼다고 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만히 옆에 있어 주어 힘을 낼 때까지 함께 해 주겠다고 말하는 듯한 든든한 마음이 느껴지기를.
작가님들께 ⸜❤︎⸝
기온이 떨어져 겨울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밖에 나가보니 두꺼운 외투가 덥게 느껴졌습니다.
도톰한 점퍼를 입었다가 좀 더 얇은 점퍼로 갈아입은 셋째가 추울 것 같아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오늘 날씨에 적당한 것 같아 안심이 되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베란다에서 빨래를 너는데 창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빛에 감사한 마음이 일었습니다. 빨래가 잘 마를 것 같아 안심이 되었습니다. 옷걸이에 걸린 옷들 사이로 새어 나오는 햇빛에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셋째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아침은 전쟁과도 같은데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다시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글을 쓰며 제 마음은 잔잔한 물결이 됩니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합니다.
글을 쓰다 잠시 멈춰 음악을 듣거나 생각에 잠깁니다. 가사의 내용에 집중해 보기도 하고 음악의 선율에 마음을 맡겨도 봅니다. 오감을 이용한 글쓰기로 창작의 매력을 느낍니다. 내 마음을 이렇게 보이게 할 수 있다니. 글쓰기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는 지금 소향이 부른 윤하의 기도를 유튜브로 들으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원곡도 참 좋습니다.) 여러분도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노래가 있나요? 여러분의 글쓰기 원천은 무엇인가요?
저의 첫 책입니다. 사랑과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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