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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디와 트램프 Jun 30. 2022

띵작 만화를 찾아서 : 달빛은 사랑의 메시지 (1)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고 알지 못했던 세일러문의 첫 이야기.

1980년. 마법소녀 라라 벨을 끝으로 토에이는 마법소녀 장르에 대한 제작을 중단하게 된다. 이유는 '더 이상 소녀들이 마법에 의지할 정도로 약하지 않다.'였다. 그렇게 토에이의 연작과 다양한 시리즈물로 구성이 되었던 마법소녀 장르는 잠시 계보가 끊어지게 된다. 


그리고 1992년. 토에이는 다시 한번 마법소녀 장르에 뛰어들게 되었다. 12년 만의 새로운 이야기, 그리고 이 작품 하나는 마법소녀뿐만이 아니라, 아예 일본 애니메이션 전체의 판도를 완벽히 뒤바꾸고 만다.



이번 띵작 만화를 찾아서에서는 바로 33년 사에서 미처 다루지 못하였던, 세일러문의 야야기를 다루어보고자 한다. 사실 세일러문을 중간에 넣을 생각을 많이 했었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메리벨 이후 소개를 해놨어야 되는 거였지만, 길이 자체가 워낙 다른 마법소녀 작품에 비해 굉장히 장대하고 이야기나 설정도 정말 많아서 넣을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그리고 때마침 새롭게 연재하는 곳에서 기회를 잡았다가, 이렇게 연재를 하게 되었다.


세일러문을 다루는 본 띵작 만화를 찾아서 에서는, 1부는 세일러문의 첫 시작점인 1기를 다루어 보고자 한다. 다양한 움짤과 엄청난 스포일러, 그리고 긴 내용을 바탕으로 재밌는 이야기와 뒷 이야기들을 마구 나오게 할 예정이니까 많은 기대를 부탁드리며, 글을 시작하도록 하겠다. 또한 원작이 아닌, 애니메이션을 기준으로 작성이 되는 것을 유의해주길 거듭 강조하도록 하겠다.



1.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코드네임은 세일러 V!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많은 사람들이라면, 특히 마법소녀라는 장르를 굉장히 좋아한다면 당연히 알고 있을 작품의 이름이다. 이 세일러문의 첫 시작은 바로 만화 잡지였던 나카요시에서 만화가 '다케우치 나오코'가 연재한 '코드 네임은 세일러 V'에서 시작된다.


코드 네임은 세일러 V의 표지.

이 세일러 V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평범한 여중생인 아이노 미나코. 미나코는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배구부에 속해있는 중학교 1학년의 평범한 소녀이다. 공부는 엄청나게 못하지만 그래도 타고난 운동능력으로 잘 뛰어다니고 잘 먹고 잘 지내던 시기에 갑자기 체육 시간에 하얀 고양이 아르테미스를 만나게 된다.


아르테미스는 미나코에게 변신할 수 있는 펜과 크레센트 콤팩트라는 아이템을 주게 되는데, 이 변신 펜을 사용하면 미나코는 세일러 V로 변신을 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그렇게 시작되는 미나코의 또 다른 일상은 바로 세일러 V로서의 활동이었다.


서서히 진행이 되는 에피소드. 그녀의 다양한 활약으로 범인들이나 악당들과 싸워나간다는 이야기. 그리고 고정적인 악역 단체 '다크 에이전시'라는 악의 집단에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로 진행이 되었다.


세일러 V의 이런 이야기는 다케우치 나오코의 첫 작품이었음에도 꽤나 신선하고 독특한 인기를 얻게 되었다. 단편으로 연재가 되었지만, 이 작품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만화 잡지 룬룬에서 처음 장기 연재가 되었다. 토에이 역시 세일러 V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을 원했었고 그렇게 진행이 될려던 찰나에 아쉽게도 이 세일러 V의 이름이 '세일러 만년필'과 상표가 겹칠 것을 우려 해토 에이가 결국은 세일러 V의 설정을 바꾼 신작을 기획하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세일러문도 동시에 연재가 되었기 때문. 그리고 다케우치 나오코 역시 이를 생각해 만화를 지속적으로 연재하게 되고, 그것이 바로'미소녀 전사 세일러문'이 되시겠다.


세일러 V의 컨셉아트. 첫 사진은 무녀 요루노 미야비, 세번째는 불량학생 치노 마모루, 두번쨔는 미나코의 친구 소라노 히카루이다. 셋의 캐릭터는 훗날 세일러문에 이식된다.

이런 콘셉트 아트와 덧붙여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애니판 진행도 착실히 진해잉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것이 흐지부지되면서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작년에 한 이미지가 올라오게 되었다.


세일러 V의 애니판 원화. 아마 정말 정식으로 방영이 되었다면 이렇게 나오지 않았을까?


바로 세일러 V가 본격적으로 애니판으로 기획이 되었을 때의 원화였다. 아쉽게도 이 애니판 기획 자체는 흐지부지되었지만, 세일러문 역시 비슷한 시기에 동시적인 연재가 되었기에 세일러 V도 같은 전사로서, 그리고 선배 전사로서 인정을 받게 되고 편입하게 된다. 그 캐릭터가 다름 아닌 세일러 비너스, 아이노 미나코!


그 외에도 1995년 OVA로 따로 발매가 예정이었다는 듯하다. 하지만 이 기획 역시 이루어지지는 못했는데, 이미 세일러문 자체도 이야기가 많이 가있었고 많은 극장판이나 OVA가 있었기에 제작이 없던 것으로 바뀌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어찌 되었든 이 선배 전사의 활약 덕분에 세일러문이 생겨나가게 됐으니 다행!



2. 세일러문의 첫 시작. 


그렇다면 세일러 V에서 나온 세일러문은 어땠을까, 원작의 세일러문은 아래에서 언급할 애니판과는 상당히 다른 차이를 보여주었다. 기본적인 '바보 울보 중학생 우사기의 세일러문으로서의 변신!'이라는 점이라던가 '동료를 찾아서 여왕을 구하는 이야기.;는 같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이 상당히 다르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언제나 덜렁거리고 먹는 것을 좋아하며 지각이 일상인 중학생 츠키노 우사기. 어느 날 괴롭힘을 당하는 고양이 루나를 구해주게 되는데, 루나의 초승달 무늬를 우연찮게 보게 된다. 그냥 지나가던 우사기를 유심히 살펴보는 루나. 그리고 저녁이 되어 루나는 우사기에게 나타나서 세일러문의로 변신해서 동료를 찾아 나서야 된다는 임무를 주게 된다.


그렇게 시작되는 우사기의, 아니 세일러문의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며 그 친구들 역시 같은 세일러 전사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본격적인 뒷 이야기는 차후 2편에서부터 시작하도록 하겠다. 


타케우치 나오코는 본래 이 작품의 구상을 특촬물을 통해 많이 받았었다. 대표적으로 80년대 극 후반에서 90년대 초 상당히 유행했던 인기작 '미소녀 가면 포와 트린'의 영향을 깊게 받았었고, 전대물 역시 그녀에게 강렬히 들어왔을 터. 특히나 미소녀 가면 포와 트린은 고등학생의 소녀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체 포와트린으로서 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루었기에 세일러문과도 꽤나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일러 V가 고글을 쓰고 있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 했으리라.


미소녀 가면 포와트린의 이미지.

이런 특촬물적인 이야기, 그리고 여자아이들을 타깃으로 한 만화치고는 소년만화적 요소도 굉장히 돋보인다. 세인트 세이야같은, 행성을 기초로 잡은 전사들의 이야기와 모티브 역시 그런 점이 강했었고, 격투물적 요소도 당연히 많았기에 여자층 뿐만아니라 남자층 역시도 엄청난 호응을 주게 되었다.


세일러문의 가장 큰 특징은 '마법소녀에서 거의 최초로 격투소녀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던 장르물'이라는 점이다. 물론 큐티하니가 마법소녀에도 들어가기때문에 큐티하니가 가장 먼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큐티하니는 엄연히 따져본다면 격투소녀물에 훨씬 가깝다. 그나마 훗날 나오게 되는 큐티하니 F가 그나마 마법소녀물에 가까운 장르로 나오긴 했지만, 세일러문의 종영과 연재가 끝난 후에야 나오는 작품이었기에 정통적인 마법소녀에 따져본다면 세일러문이 가장 먼저 격투 소녀물을 적극적으로 배치 시켰다는 점이다.


마법소녀의 33년 이야기에서 다루었듯, 90년대 초기만 하더라도 정통파 마법소녀가 많이 주를 이루었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꽃의 마법사 메리벨','히메쨩의 리본'은 다양한 장르를 믹싱할지언정 마법소녀의 기초적인 이야기에 따라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형식이었는데, 세일러문은 변신물+마법소녀물을 배치하여 변신하면서 마법을 사용해 악을 물리친다는 전대물이나 특촬같은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으니 충격은 엄청났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정말로 엄청난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단체적으로 모두가 하나가 되어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운다는 구성은 세일러문이 사실상 최초로 시작했기에 의의가 굉장히 큰 작품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훗날 등장하게 되는 '베리베리 뮤우뮤우', 세일러문 시리즈의 정신적 후배 '프리큐어 시리즈' 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아니라고는 하지만 웨딩피치 역시 많은 영향을 받았었던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렇다고 마냥 밝은 작품만은 아니었다. 아래에서 언급이 되는 애니판은 그나마 개그적인 요소도 적극 활용하고 몇몇 이야기를 수정하여 내놓았지만, 원작 코믹스는 굉장히 어둡고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기본적으로 나오게 된다. 물론 애니판에서도 안죽는건 아니긴하지만 뒤에 가면서 '소멸'로 순화해서 나오고 아예 후배격인 프리큐어는 죽는 묘사를 아예 넣지를 않았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심하게 맞거나 당한다 싶으면 바로 기절후 죽음. 을 써먹었다. 또한 잔인한 묘사도 굉장히 많이 나오는 편. 이런 묘사나 장면은 애니판에서 싹 다 갈려나갔다.


원작 코믹스의 초창기 컨셉아트. 실제로 저렇게 나온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자.


훗날 등장하는 카큐 프린세스. 그녀의 원작에서의 죽음은 꽤나 충격적이다.



3. 세일러문 애니메이션의 첫 시작.


그렇다면 세일러문의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방영이 되었고, 어떤 방향으로 제작이 되었을까? 애니판은 위에서도 언급했던 원작과는 차이가 상당히 극명하다. 


원작은 어둡고도 무서운, 그리고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애니판은 많이 순화를 시켜가면서 그런 묘사를 상당히 줄여나간 편. 또한 캐릭터들의 성격도 많이 바뀌었다. 대표적인 캐릭터는 바로 세일러 마스, 히노 레이인데, 레이의 원작에서의 성격은 도도하고 누구도 말을 못거는, 엄청난 냉기를 지닌 미소녀라는 설정이다. (그런 냉미녀가 불의 힘을 사용한다는게 좀 의아하긴 하다.) 하지만 애니판에서의 레이는 다른 캐릭터가 되었는데,  엄청난 개그를 발휘하는 캐릭터로 변모하게 되버린다. 이런 첫 변화부터 원작자였던 다케우치 나오코는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또한 원작에서는 꽤나 진지한 면모를 자주 보여주었던 내행성 전사들의 이야기나 모습은 애니판에서는 그냥 개그로 점철되버린다 . 또한 대중성을 많이 강조하여 원작의 내용들들 대폭 삭제하였는데, 호타루의 사이보그 설정, 갤럭시아에게 조종당하거나 죽음을 당하는 세일러 전사들같은 이야기들은 애니판에서는 도저히 방영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 그래도 은근 심리묘사라던가 설정은 지금으로서도 나오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운 면도 첨가가 되었다. 2기 R부터 세일러문의 감독을 맡게되는 이쿠하라 쿠니히코의 성향인 동성애적 코드와 페미니즘이 묻어나는 분위기가 나오며 하루카와 미치루의 레즈비언같은 이야기는 지금 봐도 상당히 충격적인 정도. 결국 이런 비교가 모이고 모여서 다케우치 나오코와 이쿠하라 쿠니히코 사이에 엄청난 분쟁이 일어나면서 이쿠하라 쿠니히코는 토에이를 퇴사하고 만다. (앞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히노 레이의 캐릭터 변화가 가장 컸었다. 이쿠하라 본인도 히노 레이를 많이 고치면서 그녀의 인기를 엄청나게 올렸지만, 아이러니한 점은 타케우치 나오코 역시 히노 레이를 매우 정성스럽게 원화에서 그리며 애정을 쏟은 캐릭터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가 퇴사 뒤에 만든 작품은 다름아닌 '소녀혁명 우테나'이다. (우테나의 이야기도 먼 훗날 띵작 만화를 찾아서에서 다룰 예정이다.)


원작 일러스트만 봐도 도도함이 절로 묻어나는 히노 레이, 하지만 애니판은 그런거 없이 그냥 개그캐로 넣었다. 물론 특유의 꽃외모는 안죽었다. 되려 미소녀 설정은 그대로


사실 이런 개그적 요소가 애니판에서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어느 만화 덕분이었다. 바로 마법소녀와는 전혀 관련이 없을 법한 작품, '금붕어 주의보'가 한 몫하게 되었는데, 이 금붕어 주의보는 마법소녀 장르는 아니지만, 소소한 일상 개그물로 주인공 치토세가 자신의 아버지의 유산을 되찾기 위해, 그리고 자신이 전학온 학교를 명문고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정작 그 하교의 학생들은 인간뿐만이 아니라 소, 닭같은 동물들도 다니는 학교였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의 학생 와피코와 슈이치, 아오이가 주역으로 등장하여 정신없는 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치토세. 그리고 그런 그녀를 질투하여 라이벌로 생각하는 유리카, 학교를 노리는 타나카야마 변호사에 맞서 학교를 새롭게 세우며 맞선다는 이야기였다. 이게 왜 세일러문과 관련이 있겠냐 싶겠지만, 같은 제작진이 만든 토에이에서 연출한 작품이었던지라 연관성이 두드러진다.



금붕어 주의보의 포스터와 세일러문 1기에 나오는 금붕어 주의보의 캐릭터들.



이런 금붕어 주의보의 정신없으면서도 재밌는 개그 스타일은 세일러문에 고스란히 이식이 되었다. 마침 세일러문도 원작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기획을 만들었기에 제작진들은 세일러 V의 활달한 분위기에 금붕어 주의보의 개그 이야기를 엮어가기로 결정한 것. 마침 이쿠하라 쿠니히코 역시 금붕어 주의보의 제작진으로 참여하고 있었고 감독 역시 세일러문의 감독으로 유명해진 사토 준이치가 감독한 작품이었다.


작화 감독이 때에 따라 상당히 다른 만화이다. 물론 5기까지 있는데다가 시리즈 자체가 5년으로 길게 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연히 이루어져야할 방식이긴 했지만... 이런 작화의 변동성이 유독 많았던 작품이었던 지라 소소한 작화감독 찾기 놀이도 성행한다. 대표적으로 1기의 캐릭터 디자인을 자주 담당한 타다노 카즈코, 엄청난 작화를 뽑아냈던 이토 이쿠코와 세일러 스타즈에서 매인 디자인을 담당한 타메가이 카츠미, 특유의 수려한 외모를 만들어내고 아미의 OVA를 완벽히 만들어냈던 시모가사 미호, 아름다움을 잘 그려낸 하세가와 신야, 그 유명한 찐빵체의 주인공 안도 마사히로 등 다양한 작화 감독이 여러 회차를 담당하였다. 또한 안노 히데아키도 이름을 숨기고 잠깐 참여하기도 했다. 그래서 골라먹는 재미가 굉장히 쏠쏠한데, 아래에서 제대로 된 표를 보도록 해보자.



타다노 카츠코 - 이토 이쿠코 - 타메가이 카즈미 -하세가와 신야 - 카가와 히사시 - 토미가나 마리 - 시모가사 미호 - 나카무라 타이치 -안도 마사히로 순이다. 여러분들은 어떤 작화가 가장 마음에 드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시모가사 미호, 타다노 카츠코를 가장 좋아하는 편이다.


1기와 2기의 작화 감독별 작화.


이런 작화는 당연히 로또 수준이라 할정도로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실력이 엄청나게 좋은 작화감독의 회차에서는 말 그대로 지금까지도 엄청난 칭찬을 받을 정도이지만, 찐빵체 같은 디자인은 욕보다는 오히려 귀엽다는 말을 들을 정도. 그 정도로 못그려진 작화도 어느정도 작화력이 다양하기에 이런 컬트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무쌍한 모습 덕분에 세일러문은 애니메이션으로도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2편에서 소개할 1기의 자세한 이야기를 보자면 인기가 전혀 없을 수가 없긴 하겠지만.. 이런 세일러문의 원작으로서에도 성공은 컸었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애니메이션의 성공이 상당히 컸었다. 마법소녀의 판도를 완벽히 뒤바꾸는 것은 물론이고, 다영한 만화에도 세일러문의 패러디가 난무했을 정도이다. 다양한 콜라보나 포즈 따라하기는 덤. 토에이 역시 이 작품의 대성공으로 빌딩을 하나 세우게 되었다. 바로 일명 '세라문 빌딩'.


모에라는 단어의 첫 시초 역시 세일러문에서 유래가 되었다는 말도 있었다. 바로 등장 캐릭터이자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중 하나 '토모에 호타루'에서 나왔다는 이야기. 물론 확실치는 않은 이야기지만, 호타루의 인기가 엄청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전혀 아닐듯하다. 


엄청난 파급효과를 나타냈던 호타루.지금도 충분히 인기캐릭터이다.


또한 에반게리온의 아야나미 레이는 바로 히노 레이에서 따온 이름이기도 하다. 성우진도 꽤나 엇비슷한 편이 많은데, 안노가 세일러문을 나름대로 좋아하기 때문이다. 위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안노는 세일러문의 몇몇 작화를 그린적도 있었다.


다음편에서도 언급이 될 예정이지만, 1기의 마지막에서 내행성 전사들의 충격적인 죽음 이후에 학생들이 등교 거부를 했다는 말이 있었다. 사실 전개만 보자면 매우 충격적이라 놀랄만도 했겠지만, 원작을 최대한 순화시킨 애니판 치고는 매우 극단적인 전개였기에 충격은 더하지 않았나싶다. 그런 탓에 결국은 마지막화에서 죄다 살려놓고 리셋시킨다는 식으로 무마하긴 했자만..


90년대 중후반의 애니메이션 잡지, 아니메주와 뉴타입을 보면 세일러문의 거의 인기 순위권의 상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대표적인 캐릭터는 바로 미즈노 어미와 히노 레이. 미나코 역시 꽤나 인기가 많았었다. 마코토도 그럭적. 우사기는 명색이 주인공인데도 너무 울고불고 그래서 별로였고... 후반기에는 하루카와 미치루, 호타루가 꽤 많았던 편. 그냥 세일러문 캐릭터의 인기는 정말 어마무시했다. 미즈노 아미라는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설명이 다 될 정도였으니...  일종의 사회현상으로도 치부가 되었던 세일러문의 인지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1994년 1월 아니메쥬의 인기 투표, 아미와 레이, 우사기 미나코, 마코토 다 순위권에 있다. 출처는 https://indigosalmon.tistory.com/733


1995년 7월의 아니메쥬 인기 순위. 세일러문의 방영 3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순위권에 있다. 히메쨩의 리본의 히메와   슬레이어즈 리나가 눈에 띈다. 


사실 이게 한일 공용으로 자주 나온다는게 놀랍다... 힘내라 마모루

이런 엄청난 인기를 가졌던 세일러문이었지만, 사실은 시즌 1에서 종영이 될 뻔한 적도 있었다. 바로 완구 판매의 부진때문이었다. 


사실 토에이에서나 방송사였던 TV 아사히는 1년 방영을 기획하고 있었다. 1기의 시청률은 잘나왔지만 문제가 완구 상품이 잘 안팔리자 결국 스폰서에서 지원을 끊으려고 들자 방영이 중간에 끝날 뻔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런 의견이 의논이 되던 시기에 문 스틱이 기적적으로 엄청난 판매를 기록하여 조기종영은 피하게 되었고 종영 3개월 전에 연장 방영이 확정이 되면서 2기가 제작이 될 수있었다. 만약 조기종영이 되었다면 후속작으로는 어느 잡지에서 연재가 되는 농구만화를 애니로 제작할 예정이었다는데, 아마 슬램덩크가 아니었나 싶다. 슬램덩크는 시간이 좀 지난뒤에 방영된다.


하지만 이런 갑작스러운 연장 방영은 2기의 첫 이야기를 꼬이게 만들게 된다. 본래 R의 파트는 블랙문이 등장했어야했지만, 타케우치 나오코가 애니판의 기초적인 이야기를 구상하지 못했고, 제작진들도 이에 당황하였지만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들자는 의견이 실리며 에일리언이라는 애니판만의 고유 악역이 나올 수 있게되었다. 블랙문은 시간이 좀 지난 뒤에야 나온다.


저작권도 꽤나 많이 얽혀있는 작품이다. 타케우치 나오코와 애니판의 제작사 토에이가 저작권 분쟁으로 10년 정도를 싸웠다가 2010년에 타케우치 나오코의 회사를 토에이가 사는 형식으로 저작권을 마치게 되었다. 다만 토에이가 세일러문을 무단으로 활용하거나 상업적 이용을 사용할 수 없게되었다. 


후에 실사 드라마와 뮤지컬도 등장하게 되는데, 이 드라마와 뮤지컬의 내용은 다음에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어찌되었든 이런 이야기들을 시작으로 세일러문은 시작되었고, 전설은 시작되었다. 1기의 첫 이야기, 그리고 R의 이야기는 2편에서 만나도록 하겠다. 사랑은 달빛의 메세지!



글을 마치며.


띵작만화를 찾아서, 그 두번째 이야기를 세일러문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90년대 파트에서 나오지 못했던 세일러문의 이야기는 따로 이렇게 나오는 것에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사실 첫 덕질을 시작할때 세일러문도 시작점에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챠챠 이후 세일러문을 봐오면서 굉장히 독특한 작품이라 생각을 많이 들게 하더군요. 이 세일러문을 학교 행사때 부르기도 했었구요. 이런게 엮이면서 저는 결국 아싸의 길로...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세일러문은 만화 역사에서, 마법소녀의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포지션을 가진 작품입니다. 1970년대의 마법소녀는 큐티하니와 메구쨩이, 80년대는 크리미 마미와 밍키 모모가 바꾸었다면 90년대는 휼륭하고 정말 대단한 작품들이 많았지만, 마법소녀의 지금의 클리셰를, 그리고 몇년동안 통용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은 세일러문이기때문에 당연히 세일러문이라 생각합니다. 2000년대의, 그리고 지금의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은 나노하지만, 나노하 역시 세일러문의 영향을 안 받은건 당연히 아닙니다. 


힙합의 역사로 친다면, 라킴의 포지션을 세일러문이 당연히 차지한다 볼 수있겠죠. 라킴의 등장 이전 재즈와 R&B의 성격이 매우 강했고, 성경 구절 말하듯 말하던 힙합의 스타일은 라킴의 등장 이후 라임과 그루밍, 스킬을 중요시하게 됩니다. 물론 RUN DMC나 쿨 모 디, 릴 쿨 제이가 중간의 다리를 연결해주었지만 라킴의 스타일의 기초로 에미넴이 존재했다는 것은 엄청난 파급효과라 볼 수있습니다. 세일러문 역시 다양한 작품들의 뿌리 역할을 해내면서 지금도 영향력을 크게 끼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이유라고 볼수 있듯이요.


다음 2편에서는 세일러문의 1기와 2기격의 R을 다루어보고자합니다. 역시 엄청난 스포와 많은 스압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은 저를 언제나 힘나게 만듭니다. 언제나 많은 애정을 부탁드리며, 특별히 이 연재를 세일러문을 좋아하는 저의 소중한 친구분들에게, 그리고 제가 정말 존경하는 성우분. 최덕희 성우님께 바칩니다.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마법소녀의 2000년대 역사 7편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고맙고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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