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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백 있는 삶 Dec 28. 2023

홍콩에는 750만 개미가 살고 있다.

찐찐 로컬만을 쏘다닌 홍콩 여행 리얼 후기!

20일부터 25일까지 남자 셋이서 홍콩 여행을 다녀왔다. 셋이 같이 다니기도, 따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동행한 세 명이 각자 여행을 하던 도중, 내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 직전이었던 때가 있다. 보조 배터리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참 난감했던 순간이었다. 돈이 떨어지는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다. 굶고 더 많이 걸으면 되니까.


그러나 외국에서 휴대폰이 먹통이 돼 버리는 상황은 정말 머리가 아파진다. 연락 수단도 없고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곳이 어디인지도 전혀 알 통이 없기 때문이다. 옆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에게 일일히 구글맵을 켜달라고 부탁할 노릇도 아니고.. 상황이 닥친다면 그렇게라도 하긴 해야겠지만.


오로지 지도와 나침반만을 들고서 여행을 떠났던 그때 그 시절의 여행가들에게 존경심이 드는 이유이다.


하여튼, 이 순간 머리가 새하얗게 변한 상태였던 내게 쾌히 배터리 충전을 허락해준 침샤추이역 근처의 멘허튼 게스트하우스 직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물론 볼 리는 없겠지만.)


배터리를 50% 정도 충전하는 1시간 동안, 나는 필리핀 출신의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그녀에게 말했다. "나는 며칠 밖에 안 있었음에도, 한국이 너무 가고 싶다. 오래동안 이곳에 있으면 고향 생각이 참 많이 날 것 같다." 그러자 그녀는 말했다. "너무 가고 싶다. 하지만, 나는 직장이 있고 일을 해야한다."


그녀는 내게 홍콩이 어떻냐고 물었다.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여러 여행지를 다녔지만, 홍콩처럼 사람이 많은 곳은 처음이다. 처음인 지금은 나쁘지 않았지만, 두 번은 안 올 것 같다."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이곳에 왔을 때, 처음엔 적응이 힘들었다. 홍콩 사람들이 참 바쁘게 움직이는 걸 보고 놀랐다. 'Like Ant'. "


홍콩사람이 개미와 같이 참 바쁘게 산다는 말에 절로 공감이 갔다. 좀 전의 그 개미가 지금의 개미는 아니겠지만, 개미라는 집단을 전체로 놓고 보았을 땐 다들 참 바빠보인다. 마찬가지인 듯하다. 홍콩은 참 사람이 많고, 다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홍콩에는 피부가 좋은 사람이 매우 드물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은 수의 뾰루지를 지니고 있었다. 처음에는 '왜 그럴까' 싶었으나, 조금 지내보니 원인을 너무 쉽게 알 수 있었다.


홍콩 사람들은 외식을 주로 한다고 들었다. 거주지의 협소한 환경에 의해 주방에서 음식을 해먹는 것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 음식을 사먹는다. 파는 음식은 건강보단 맛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고, 이는 자극적인 맛으로 이어진다. 애시당초 중국 음식이 기름진 편인데, 간까지 자극적인 거다. 당연히 피부에 좋지 않다.


홍콩은 대부분의 대도시가 그렇듯, 공기가 참 좋지 않다. 또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실은 아니지만, 홍콩의 배관 상태도 그리 청결하진 않을 듯하다. 따라서 이들이 씻을 때 이용하는 물조차도 깨끗하지 않을 것으로 추즉한다. 더러운 공기와 물, 마찬가지로 당연히 피부에 좋지 않다.

홍콩의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이라고 느꼈다. 저렴한 식당에서의 식사는 홍콩 달러 기준 50불 정도된다. 한화로 대략 9,000원 정도이다. 정말 싼 곳은 그 이하도 있겠지만,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경제학에서, 세계 여러 국가의 물가 수준을 비교할 때, 빅맥 지수를 종종 이용한다. 각국의 맥도널드의 빅맥 버거 가격을 달러로 두고 비교하는 거다. 여러 나라의 물가 수준을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다. 빅맥 지수 상에선, 한국이 홍콩보다 물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여행을 하면서 느낀 바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관광지를 위주로 돌았으니까 그런 것 아니겠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도 없지는 않을 거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여러 관광지를 적지 않게 다녀본 내 체감상 홍콩의 물가가 결코 싼 편은 아니라고 느꼈다.

홍콩은 Utility의 Maximization를 보여주는 곳이었다. 영어로 있어보이게 썼는데, 쉽게 말해 한정된 재화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잘 뽑아냈다는 이야기이다. 이른바 경제학 이론 중 효용의 극대화이다.


그러나, 이 효용이란 것이 "얼마나 많은 인구를 수용 가능한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개별 거주자 삶의 질까지 높은 평균을 보이지는 못하는 듯했다. 홍콩은 quality보다 quantity에 관한 효용을 중시하는 도시라고 느꼈다.


홍콩의 토지는 그리 넓지 않지만, 거주 인구는 750만 명이다. 인구 밀도는 km^2당 7,000여 명에 달한다. 이는 서울 인구 밀도의 12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사람이 정말 많았다. 내 생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본 기억이 없다. 퇴근시간 지하철을 탈 때에 참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전철을 타기 위해 침사추이 역에서 기다렸는데, 한 노선의 열차를 4번이나 놓쳤다. 그리고 5번째에, 내 의사와는 무관히 뒷 인파의 엄청난 푸시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열차에 탑승하게 됐다. 참 위험했다. 압사의 공포가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느끼게 됐다.

트랜스포머에 나온 적 있는 홍콩의 익청 빌딩

이만한 인구를 감당하려면, 당연히 최대의 효율이 곳곳에서 발휘되어야할 것이다. 그리고 홍콩은 이를 참 잘 실현하고 있는 도시였다. 서울보다 좁은 한정된 토지에서 가능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고 있었다.


우선, 건물이 정말 빼곡히 세워져있다. 수많은 고층 빌딩 사이사이에 또다른 빌딩 여러 채가 꽉 들어차 있다. 빌딩 숲 속에서, 우리는 체크인을 하기 위해 호텔을 찾을 때마다 여러 차례 길을 헤매곤 했다.


건물 내부의 알맹이들도 빼곡했다. 서민 거주지 해결을 위해 지어진 주상복합, 익청 빌딩을 보더라도 홍콩의 건물은 담을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으로 꾹꾹 눌러담은 듯한 모습을 지녔다.


임대료가 비싼 탓에 노른자 땅의 매장에서 취식이 가능한 카페나 식당은 그리 흔치 않았다. 테이크아웃이나 길거리에 서서 먹게끔 하는 매장이 많았다. 또 취식을 할 수 있더라도, 지하에 홀이 있는 형태가 많았다.


한국의 식당에선 모든 테이블에 사람이 앉으면, 의자와 테이블 위의 공간이 남는 상황에도 웨이팅을 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홍콩은 그렇지 않다. 테이블에 사람이 있어도, 의자만 남아있다면 합석이 참 자연스러웠다. 당연히 후자가 훨씬 효율적이다.


그외에도 2층 버스의 보편화, 여러 숙박업체의 공동 체크인 시스템, 자동차가 전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편리한 대중교통 등이 있다.

좀 전에도 말했지만, 홍콩에는 사람이 많다. 정~말 많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어딜 가든 수많은 사람이 있다. 그래서 나는 지나가는 여러 사람과 어깨를 부딪히지 않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움직였다.


그럼에도, 충돌하는 순간은 오기 마련이고 그럴 때마다 나는 두 손을 펼치고 'Oh, I'm sorry."를 말했다. 농담이 아니고, 하루에 백 번씩 미안하다고 말한 것 같다. 그런데, 다들 충돌에 둔감하다. 그냥 부딪히는 것에 대해 그러려니 하는 듯하다. 의도치 않은 상호간의 접촉에 크게 민감하게 굴지 않는 것이다. 한국과는 참 다른 부분이다.


한국에선 실수로 이성을 잘못 터치하면 큰 일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즈음의 분위기가 아니었던 시절, 그만큼 잘못된 선례들이 많았기에 이런 식으로 흘러 가버린 것이겠지. 실제로 내가 존경하는 선배 장교분께선, 여자 후배와는 사소한 신체 접촉은 물론, 술잔조차도 안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후배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예상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해가 된다.


조심할 게 너무나도 많은 사회가 된 것 아닌가 싶다. 서로 이해할 건 이해하고 넘아가는 모습이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나는 중국인과 중국어에 관한 좋지 않은 인식을 지니고 있다. 많은 중국인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그들이 사용하는 중국어는 듣고 있으면 다소 시끄럽다고 느끼는 것이 그 이유이다.


홍콩은 이러한 나의 인식에서 꽤나 빗겨가는 편이었다. 중국어를 사용함에도 귀에 큰 피로감을 주지 않게 말하는 사람이 많았으며, 이들의 시민의식은 꽤나 높은 편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우리가 어딜가든 가장 시끄러운 편이었다. (상대적으로 시끄러웠단 거지, 정말 막 시끄럽게 굴었단 이야기는 아니다.)

워스트 음식과 베스트 음식

홍콩의 음식은 대체로 나와 맞지 않았다. 5일 내내 로컬 음식을 먹었는데, 그리 큰 감동을 주진 않았다. 절정은 토마토 라면이었다.


토마토 라면이 그렇게 유명하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하고 주문했다. 한 입 먹자마자, 머리속에 100pt 크기의 물음표가 떠오르더라. '이게 뭐지?' 싶은 감정이었다. 여태 이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환불하고 다른 메뉴로 다시 주문하고 싶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다 먹긴 했다. 그러나, 두 번 다신 안 먹을 것 같다. 아니, 안 먹는다. 어떤 맛인지 설명하기도 싫으니까,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이 음식점이 맛이 없는 곳이라서 그런 것도 아니다. 손님이 매우 많았다.


동행한 세 명이 각자 여행을 하는 날에 나는 홍콩의 야경을 카메라에 담기로 마음 먹었다. 대부분 관광객이 홍콩의 야경을 보기 위해선, 피크 트램을 타고 홍콩 남부의 빅토리아 피크를 간다. 사실, 나도 그러한 루트를 택하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찾아본 시간대의 피크 트램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 자명했다. 그래서 이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남부에도 야경을 볼 곳이 있다면, 북부에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찾아보니 북부에도 산 중턱에서 얼마든지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북부로 이동했다.

홍콩의 관광객들은 보통 침사추이역 근처의 중부나, 남부의 홍콩섬 센트럴역 근처에서 머무른다. 북부에서 돌아다니면, 관광객보단 현지인을 주 손님층으로 하는 식당을 많이 마주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나는 너무 배고파서 근처 식당 아무곳이나 찾았고, 영어 메뉴판도 없는 로컬 식당을 들어가게 됐다. 메뉴판에는 오로지 한자밖에 없었다. 너무 배고파서 뭐든 먹고 싶었기에, 리뷰에서 사진을 뒤지며 대충 맛있어 보이는 것 두 개를 주문했다.


처음 나온 메뉴는 차돌박이 볶음국수였다. 자극적이지 않은, 영화 기생충에서의 짜파구리 맛이다. 한 입 먹자마자 70pt 크기의 느낌표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아직도 생각이 난다.


그리고 전분계란 옥수수치킨덮밥...? 같은 메뉴도 시켰는데, 이 친구는 별로였다. 맛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너무 느끼하다. 김치만 있으면 맛있게 먹을 듯 싶다.


김밥천국은 배고픈 한국인이 가는 찐 로컬 식당이다. 이 식당이 체인점은 아니지만, 딱 그런 느낌의 홍콩 로컬 맛집이지 않을까 싶다. 매우 강력히 추천한다.


-참고로 사장님이 영어가 전혀 안 되셔서 손짓 발짓 다 하며 주문해야한다.

Rice Fort Restaurant - Google 지도

야경을 찍으러 가는 길에 탑승한 택시. 야경 찍는 순간은 참 황홀했다.

식사를 하고, 야경을 보기 위해 택시를 탔다. 내가 목적지로 찍은 곳은 꼬불꼬불 산길을 타고 올라가야 했기에, 기사님은 티를 내지 않으셨지만 꽤 불만이 있는 듯했다. 돌아오는 길에 손님을 태울 가능성이 없을 테니 말이다.


산을 오르는 길에, 기사님이 먼저 사진 찍고 내려올 때까지 본인이 태워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야경 촬영 이후 두 시간 거리를 걸어서 내려와야하나 고민하고 있던 내게도 달콤한 제안이었고, 흔쾌히 승락했다. 딜이 성사된 덕에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좋은 분위기에서 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홍콩은 빈부격차가 매우 심하다. 부동산 가격 또한 비싸다고 난리인 서울 강남3구 이상이다. 홍콩의 화려한 쇼핑가를 돌아다니면, 명품 모자, 명품 귀걸이, 명품 스카프, 명품 자켓, 명품 니트, 명품 시계와 반지, 명품 바지와 부츠를 신고 돌아다니는, 엄청난 재력가를 매우 쉽게 만날 수 있다. 오늘 하루 동안 눈 마주친 사람의 순자산을 전부 합치면 조 단위는 우습게 넘어갈 것 같지 않냐는 우스갯소리를 일행과 나눌 정도였다. 그러나, 정반대 홍콩인의 삶은 정말 문장으로 담는 게 죄송스러울 정도였다.


야경을 담고 내려오며, 나는 여행 내내 느낀 이러한 빈부격차에 대해 물었다. 기사님께선 홍콩의 빈부격차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셨다. 나는 이에 다소 무례할 수 있는 질문을 하나 더 던졌다. 홍콩 사람이 중국 본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다.

중산층 아파트, 뱅크 오브 차이나 빌딩

97년 영국의 중국에의 홍콩 반환 이후, 중국은 홍콩을 본국과 개별의 국가처럼 대했다. 본래 천명한 일국양제를 존중한 거다. 이렇게, 규제를 거의 하지 않는 친시장적인 정책 속에 홍콩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두었다. 통화주의 경제학파의 거장 밀턴 프리드먼 또한 이러한 홍콩의 성장세를 예찬한 바가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의 자산가가 홍콩에 대거 유입됐다. 이들은 홍콩의 부동산을 대거 사들이며 자산 시장의 엄청난 거품을 만들었다. 그들의 자녀 또한 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명문 홍콩대학의 자리를 꿰찼다. 다소 과하게 표현하면, 중국의 힘 있는 사람들이 상류층 자리를 틀어쥐며 홍콩 내 계층 간 사다리를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다. 또한 홍콩의 1인당 GDP는 5만 달러(약 6,500만 원) 이상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반면, 최저 시급은 6,500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산층 이하의 홍콩인들은 나아갈 구멍이 없어졌다. 그렇게, 중산층은 무너졌고 현재 홍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빈부격차가 심한 곳 중 하나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실제로, 빈부격차 수준을 나타내는 지니 계수에서도 0.53을 기록하며 북한보다도 높았다.


정치적으로도, 일국양제를 인정하겠다는 중국의 본래 기조와 다르게 최근에는 중국의 경제, 정치적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몇 년 전 홍콩에는 대규모 시위 또한 있었다.


이러한 맥락 속에 나는 무례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기사님께선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한동안 대답이 없으셨다.


그리고 조금 지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대답의 내용은 지 않겠다.

홍콩대학

이번 여행을 하며 나는 크게 느낀 것이 있다. 나는 이렇게 혼잡한 곳을 나도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조용하고 한적히,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나도는 여행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홍콩은 전혀 나와 맞지 않았다. 5분에 한 번씩 모르는 이의 어깨와 치이며 정말 지쳤다.


그럼에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정성스레 글을 쓰고 있다.


나는 여행을 가면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다. 지나가는 나이든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이 젊었을 땐 어떤 얼굴이었을까. 어린 아이를 보면, 이 친구가 성인이 되면 어떤 얼굴일까.


낡은 공간을 보면, 이 공간이 처음 세워졌을 땐 어떤 모습이었을까. 신축 건물을 보면, 내가 노인이 됐을 때 이곳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홍콩 또한 이러한 생각이 많이 들게 하는 곳이었다.


미래에 홍콩을 다시 방문한 나의 모습은, 눈가에 주름이 많이 그어져 있고 흰 머리가 지긋한 노인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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