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내가 장난기 많은 철 없는 사람인 줄 알겠지. 누구는 내가 한 없이 진중한 사람인 줄 알겠지. 누구는 내가 되게 솔직하게 할 말 다하는 줄 알겠지. 누구는 나를 불필요한 말을 참는 사람으로 알겠지. 누구는 내가 이성을 갖고 노는 사람인 줄 알겠지. 누구는 내가 이성에 돌부처 같은 사람인 줄 알겠지. 누구는 내가 말 잘 하고 재미 있는 줄 알겠지. 누구는 나를 감각 없는 재미 없는 사람으로 알겠지. 누구는 내가 성격이 유순유순 둥근 줄 알겠지. 누구는 내가 기가 센 사람인 줄 알겠지 누구는 나를 사람 잘 챙기는 믿음직한 사람으로 알겠지. 누구는 내가 아직 서투른 게 많아 챙길 게 많은 사람으로 알겠지.
나의 페르소나는 끝이 없다. 이렇게 사람마다 다 나를 다르게 본다. 내가 보인 모습이 시시각각 너무나도 달랐으니까.
맥락과 시기가 전부 달랐기에 다른 말과 행동을 해왔을 뿐, 전부 나였다. 순간마다 연기 했던 건 아니다. 전부 진짜 내가 맞다. 물론, 사람들은 그때 내가 보인 모습으로 다 다르게 나를 판단할 거다.
좋은 모습의 나를 본 사람에게 굳이 겸손 떨 생각 없고, 나쁜 모습의 나를 본 사람에게 굳이 변명 할 생각도 없다.
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사람이 맞으니까. 그래도 이왕이면 그들 기억 속에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긴 하다.
나를 거쳐간 수많은 사람 중 누군가는 나와 관계를 잇게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아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