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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백 있는 삶 Aug 11. 2024

이제서야 즐기는 소외

인생은 원래 개인전!

예전에는 소외 당하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무리에서 소외 됐다는 느낌이 들면, 귀부터 뜨거운 열감이 느껴지고 등에 축축한 땀방울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그런 순간에는 말도 제대로 안 나왔다. 별 생각 없는 친구의 부름에 이상한 대답을 하곤 했다.

수학여행, 버스 2칸 의자에 혼자 앉게 될까 경주시 길 위에서 혼자 걷게 될까 걱정했다. 혼자 떨어져 있는 나를 두고 누군가 안쓰러워 하는 마음을 가질까 노심초사했다. 그때 나는 같이 앉을, 같이 돌아다닐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속으로 크게 안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부분 그러한 상황에 놓인 나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었을 거다. 태생부터가 찐이라 그런지, 팔릴 게 아닌 것에 쪽팔렸다.

시간이 꽤 흘렀다.
이제는 소외가 좋다.

혼자 있는 나의 모습을 보고, 그 누구도 큰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아니, 관심이 있더라도 그것이 크게 중요치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많은 사람과 잘 어울리고 교류하는 것도 즐기지만, 혼자 우두커니 떨어져 이런저런 생각하는 게 나쁘지 않다. 나 자신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


혼자 대학 시험 끝나고 고기집에서 삼겹살에 소주 먹었던 것도 참 좋았고

혼자 제주도 일주일 여행 갔던 것도 참 좋았다.

혼자 휴대폰 끄고 궁상맞게 조용히 소주 먹는 것도 참 좋다.

혼자 이문세 알 수 없는 인생 노래 크게 부르며 드라이브 하는 것도 참 좋다.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에 두려움 대신 한 켠의 설렘을 느끼곤 한다.

'꽤나 힘겨운 학창시절이었는데, 만약 그때 내가 지금과 같았다면 그렇게까지 힘들어하진 않았겠지'라는 무의미한 상상도 한다.


내일도 오로지 혼자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분명 재미있는 하루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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