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항저우 아시안 게임의 열기를 받고 있다.
선수들의 분투가 삶의 에너지로 전해진다.
메달 색깔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경기 자체의 승패에는 어쩔 수 없이 안타까움과 희열이 교차한다.
어제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나온 환상적인 프리킥이 나오자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아내는 설거지를 하다말고 갑자기 뭘 찾더니 수건을 돌리면서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친다.
아시안 게임 21년만에 한국 탁구에서 드디어 금메달이 나왔다.
아내의 과도하게 보이지만 귀여운 응원 탓이었을까?
잡전을 펼치던 대만, 그리고 중국을 잡은 일본에 신승을 하더니 결승에서 북한에는 비교적 쾌승을 했다.
신유빈 선수는 세계랭킹 8위이고 전지희 선수는 33위이지만, 복식은 세계 1위다.
중국의 세계 1위 쑨잉사 조와 2위 첸멍 조는 4강에도 올라오지도 못했다.
개인과 단체의 차이다.
신유빈과 전지희 조합은 4년 전에 만들어 졌다.
당시 15세의 탁구 신동 출신 신유빈보다 12살이 많은 띠동갑 27세의 전지희 복식조는 나이차이로 인하여 자연스럽지 못해 보였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강점으로 나타났다.
중국,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의 복식조와 비교하여 신, 전 복식조는 가장 많은 대화를 한다.
특히, 전지희가 상대방이 보지 못하도록 라켓으로 입을 가리고 많은 말을 하는 것을 종종 보여준다. 점수를 얻을 때는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고 실점을 할 때는 서로 격려를 한다. 실수를 할 때는 괜찮다고 말하며 사기를 올린다.
어떨 때는 자매와 같이, 어떨 때는 마치 모녀와 같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며 중국과 일본의 개인 실력 우위를 극복하고 있다.
나는 이것이 쉽지 않음을 다른 나라의 복식조들을 보며 느끼고 있다.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파트너의 실수로 계속 실점을 할 때도 격려를 멈추는 않는 파트너십은 신, 전 복식조에서 단연 돋보인다.
개인 기량이 월등한 중국 선수들에게는 이렇게 끈끈한 파트너십을 보기 힘들다. 출중한 실력이 오히려 전체 실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기업에서도 이것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복수가 일하는 기업 조직에서는 단합된 힘은 플러스(+)가 아닌 곱(x)이다.
신유빈 x 전지희 두 사람이 창출하는 큰 에너지와 같이 기업 조직이 서로 칭찬하고 격려할 때 추가 구성원이 창출하는 에너지는 무한대로 커진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오히려 개인 역량이 전체의 합에도 이르지 못할 수 있다.
기업 조직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지 못하면 강력한 조직의 힘이 나오지 않는다.
나아가서 갈등과 분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내부에서부터 조직은 무너진다.
이럴때에는 구성원의 추가가 오히려 더 조직을 복잡하게 만들고 비효율을 야기한다.
우리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보면서 탁구 뿐만이 아니라 모든 단체 경기에서 이런 현상을 보고 있다.
기업의 힘은 조직의 힘이라는 말을 상기시키는 경기들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