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amnjoy May 24. 2022

진로를 찾아 방황하는 젊은 이를 위하여

어린 시절 나에게

우리가 자신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된 지 이백 년이 채 되지 않았다.

신분제가 폐지되고 보편다수의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는 감사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방황이라는 선물도 함께 받았다.



청소년 시기부터 청년 시기를 넘어 중년이 되도록 자신의 진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적 이유로 직업을 선택하여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은 논외로 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번 글을 쓰고자 한다.



우선 진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은 전 세계 90% 이상 사람들에 속하니 안심하라는 것이다.

신분제가 폐지되고 우리에게 주어진 직업 선택의 자유를 먼저 만끽하자. 당신이 어린이나 청소년이라면 시니어모델 빼고는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지금 당장은 할 수 없지만 세월이 흐르면 할 수 있다), 당신이 성인이라면 키즈 모델 빼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러니 나이가 몇 살이 되었든 돈이 얼마가 있든 남자든 여자든 어떠한 조건도 당신을 옭아맬 것은 없다.
당신은 자유롭다.







필자가 진로를 찾는데 도움이 되었던 방법을 다섯 가지 정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초중고등학교 시절 생활기록부를 보는 것이다.


과거의 내가 어떻게 살았었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었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은 가물가물해진다. 이때 과거의 나에 대해 타인이 쓴 기록을 뒤져보는 것이 굉장히 도움이 되는데, 이때 기록을 보면서 내가 진짜 좋아했던 부분을 떠올리고 타인이 보기에 내가 잘하는 것을 확인하면 좋다. 



필자의 경우 어떤 한 과목에서 성적우수상을 받은 기록이 있었는데 이 부분을 보고 예전에 내가 어땠는지 되새기면서 "아 그때 이 과목의 이런 부분이 재밌어서 공부를 열심히 했지"하고 떠올릴 수 있었다.


우리의 전체 청소년 시절의 기록을 보면 생각보다 정성스럽게 적어준 선생님들의 코멘트도 볼 수 있고 여기서 국영수 과목을 제외한 여러 과목에서 내가 두각을 나타낸 것이 있는지 확인하면서 큰 영역에서 내게 맞는 분야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는 내가 어떤 것에 흥미를 느꼈고 어느 분야가 어떻기 때문에 재밌었다 혹은 좋았다는 서술어를 기억해야 한다. 국어가 좋아서 국어 선생님, 미술이 좋아서 화가 이런 걸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관심을 가졌던 그 행위를 기억해야 한다. 글을 쓰는 걸을 좋아했다던가, 새로운 걸 만드는 걸 좋아했다던가 하는 것 말이다. 이런 것이 행위들이 당신이 지금 진로를 찾는데 도움이 될 단서가 될 것이다.







두 번째, 나 자신이 싫어하는 일 10가지와 좋아하는 일 10가지를 써서 비교해보는 것이다.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를 보며 과거를 떠올렸다면, 이젠 지금의 나로 돌아와 내가 현재 싫어하고 좋아하는 일을 뭐든지 노트에 적어보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싫어하는 것을 써보자.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을 썼다면 이젠 그 이유를 알아봐야 한다. 예를 들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면, 왜 그걸 싫어하는지 알아야 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뻘쭘해서 싫다. 그럼 이 경우 나는 새로운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을 못 참는 것이다. 이렇게 그 이유를 찾아보면서 내면의 나와 직접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럼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싫어하는 일을 제외한 좋아하는 일 위주로 직업적 정의를 내려보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싫다와 좋아하는 일은 무언가 끄적거리며 글쓰기라고 한다면 우리는 단순히 작가를 떠올릴 수 있다.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다.
 

너무 답이 단순한가? 작가도 분야가 다양하다. 소설을 쓰는 것만이 작가가 아니다. 자기계발서를 쓸 수도 있고, 드라마를 쓸 수도 있고 보고서를 쓰는 것도 글을 쓰는 것이다.  나아가, 작가에 대해 더 생각해보면 작가는 자료 수집을 위해 인터뷰를 하니 새로운 사람을 당연히 만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내가 싫어하는 것이 제동을 거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답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에게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그럼 나는 보고서를 쓰는 것도 괜찮은데 사람을 만나는 것은 싫어 그럼 연구원은 어떤가? 여기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 그림을 보는 것이라면 미술사 연구원은 어떨까?  이렇게 새로운 직업을 계속 매치시키면서 나와 인터뷰를 해보자. 그럼 당신의 진로를 찾는 방법은 더 쉬워질 것이다.




세 번째,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그날 바로 도전해보는 것이다.


당신이 만약 당신이 미술사 연구원에 관심이 가고 당신과 잘 맞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젠 행동하는 것이다. 관련 종사자를 찾아가 인터뷰를 할 수도 있고 당신이 직접 미술 작품 하나를 선정해 연구논문을 써볼 수도 있다. 당신이 마치 그 직업인이 된 것처럼 행동하자. 


당신이 관련 있는 분야에 종사에게 인터뷰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유튜브를 검색해서 인터뷰를 찾을 수도 있고, 직접 그 회사에 방문, 전화, 이메일을 통해 물어볼 수도 있다. 링크드인, 탈잉, 클래스101, 동호회 등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든지 주저하지 말고 시도해보라.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하다(물론 답변이 오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제일 쉬운 방법은 직접 그 일을 해보는 것인데 관련 분야에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아닌 혼자서라도 무언가 결과물을 내보는 것이다. 어떤 직업이 되었든지 간에 돈을 받는 직업이라면 어떤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 당신이 영상 편집자가 되고 싶다면 지금부터 영상 편집을 시작하자.



여기서 포인트는 그날 바로 도전해보는 것이다.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이 정도 실행력은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당신의 진로를 찾는 시간이 짧아진다. 도전을 일단 해보고 안 맞으면 다시 다른 직업을 찾아보면 된다. 이 작업을 많이 할수록 당신에게 맞는 일을 빨리 찾을 수 있다.





네 번째, 부모님의 말이나 주변 어른들의 말은 무시하고 오로지 나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대략 윤곽이 잡혔다면 이제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아야 한다. 당신에게 맞는 일인데 부모님이 그 일이 돈을 조금 번다던가, 주변 사람이 그 일은 힘들다던가 하는 말은 전혀 듣지 마라.




오로지 선택은 당신의 몫이고 그에 따른 결과도 당신의 몫이다. 다만, 당신의 선택에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이런 방법을 취해볼 수도 있다.


당신 마음속에서 아 그 일 재밌지 나도 하고는 싶은 일인데 이런저런 이유가 맘에 걸려라는 소리가 올라온다면, 당신은 옳은 선택을 한 것이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크고 작은 경험을 하고 여러 말들을 듣는다. 이때 대부분 부정적인 말들이 기억에 오래 남는데, 이 말들 때문에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게 된다. 그러니 앞에서 하고 싶다고 한 말에만 집중하고 뒤에서 안 된다고 한 말들은 부모님이나 어른들의 조언이라고 취급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언제나 단서가 달린다. 우리가 지금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살았던 이유는 이러한 단서들이 우리의 진짜 내면의 목소리라고 생각하고 모든 꿈들을 단념했기 때문이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드는가? 그런 감정이 향하는 곳을 즉시 하라.

그리고 행하라. 그 일이 당신에게 딱 맞는 일이 될 것이다.





다섯 번째, 여유가 있다면 나 자신을 알기 위해 심리상담을 받아 보는 것도 좋다.


위에 네 가지 방법을 다 써보고도 여전히 혼란스럽다면, 그리고 당신이 심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필자는 심리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 



당신의 자신에 대해 알아가지 못하고 자신이 찾은 진로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혼란이 온다던가 한다면 필자의 경우에는 심리적 불안이 원인이었다. 과거에 받았던 상처들이 나를 여전히 아프게 하고 있었고, 겁이 나서 내 목소리를 못 냈던 기억으로 인해 여전히 나는 나 자신에게 확신이 없었다.



심리상담은 한 번으로 단박에 길을 찾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신이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왔는데 중간중간에 물건을 빼먹고 왔다면 심리상담사는 그 물건들을 빼먹었다는 걸 당신이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당신이 빼먹은 물건은 당신의 자신감, 능력, 순수함, 상처, 추억 등 많은 것들이 될 수 있다.



물론 심리상담만으로는 모든 걸 해결할 수 없고 당신에게 딱 맞는 일을 찾을 수도 없다. 당신은 상담을 받는 동안 자신을 탐구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위에서 말한 다섯 가지 방법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스스로를 알아가고 진로를 찾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던 방법들이다. 어린 시절의 내가 이를 좀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법도 했다.


이 글을 읽는 방황하는 모든 분들이 자신을 탓하지 않고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