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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울조 Nov 17. 2022

졸업을 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여행지

선진국이냐 오지 국가냐 그것이 문제로다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전에 여유가 있다면 여행을 하길 권유한다.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는 것은 우리에게 두려움과 설렘을 준다. 

만약 여기서 두려움이 더 크다면 필자의 경험을 한번 읽어봐 주었으면 좋겠다. 





필자는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취업도 하지 못했고 시험에 합격하지도 못했었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뒤쳐진 것 같고 낙오자가 될 것 같았다. 나름 공부도 열심히 했고 여러 가지 활동을 했지만 이러한 것들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고 손아귀에 남아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렇다 하게 내세울 것도 없는 상황에서 가진 돈도 없는 상황에서 여행을 간다는 것은 참으로 사치스러운 선택이었다. 곧 다가올 시험도 상반기 공채도 집중이 되지 않았고 자존감은 바닥을 찍고 있었다. 



그렇게 학교 도서관에 처박혀 되지도 않는 공부를 한다며 책을 펴고 펜을 잡고 있자 불현듯 이러다간 아무것도 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중에 가지고 있는 돈은 200만 원 남짓. 학기 중에 틈틈이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에 쓰고 모은 돈이었다.



어디선가 삶을 바꾸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1. 사는 곳을 바꾼다. 2. 만나는 사람을 바꾼다. 3. 사용하는 시간을 바꾼다. 

이  세 가지를 한 번에 바꾸자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던 와중에 외국으로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지는 적어도 우리나라와 시차가 있어 시간이 바뀌고, 평소에 보던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잠자고 먹는 장소가 바뀌게 된다. 

물론 200만 원이라는 돈으로 얼마나 거창하게 인생을 바꾸는 여행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상태로 가만히 있어봤자 달라질 것은 없다는 것이었다. 



서론이 길었다. 그래서 졸업을 앞두고 삶이 막막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여행지가 어디인가 하면 바로 선진국이 아닌 적어도 한국보다는 GDP가 낮고 경제적으로 힘든 (가난한) 국가로의 여행을 추천한다.(이러한 국가를 편의상 선진국에 대비하여 오지 국가로 칭하도록 하겠다)

(물론 이런 곳으로의 여행이 안전하지 않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은 분명하고 여행 국가를 선택할 때 외교부에서 여행을 금지한 국가는 당연히 제외해야 한다.)



오지 국가으로의 여행을 추천하는 첫 번째 이유는 필자가 그곳에서 여행을 했을 때 느낀 물질적인 차이에서 오는 깨달음 때문이었다. 

교통, 치안, 인프라 모든 것이 한국보다 물질적으로 열악한 곳에 사는 사람들이 전부 불행해 보이진 않았다. 오히려 웃고 떠들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멀끔한 옷을 입고 잘 구비된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대학교 도서관에 틀어박혀 한탄하는, 필자 보단 행복해 보였다. 그들의 모습을 보니 필자 스스로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져있다고 생각한 것이 참으로 어리석은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들과 비교했을 때 필자는 적어도 물질적인 것에서 만큼은 불행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두 번째 이유는 그곳에서 여행을 하며 솟아오른 생존본능 또는 자긍심 때문이었다.

오지 국가로 특히 치안이 안 좋은 곳으로 여행을 하게 되면 생각보다 위험이 많이 도사리고 있고 안전에 대해 예민해진다. 잠깐 방심하는 순간 소매치기를 당하는 건 예삿일이고 한국에 있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문제들이 곳곳에서 터진다. 필자의 경우 사하라 사막을 가로지르는 버스를 탔는데 정세가 안 좋아지면서 버스 강도나 테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다행히 무사히 사막을 가로질렀지만 한국에서였다면 생각도 못했을 부분이었다. 이렇게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한국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이고 그런 곳을 여행을 했다는 자신에게 굉장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이런 여행도 다녀왔는데 내가 못할게 무엇일까 하는 자긍심이 솟구쳤다. 



선진국으로의 여행은 견문을 넓힌다는 것에 있어선 오지 국가로의 여행보다 더 나을 수 있다. 필자도 미국으로 한 달간 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데 필자의 상황에선 미국에서의 여행이 무언가 느끼고 배우기보단 한국에서의 생활과 다를 바가 없고 오히려 그곳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들을 보며 부러움과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다. 



필자가 추천하는 여행지는 오지 국가이다. 이곳을 여행하려면 다른 국가보다 제약이 많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으며 주변 사람들의 걱정과 우려를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패키지여행 상품을 선택해도 좋고 배낭여행을 선택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방법을 선택했든 오지 국가에서 주는 깨달음은 그 울림이 크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집트를 10일 간 여행하고 나서 취업을 했다. 만약 필자와 같이 자기 연민에 빠져있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무기력과 우울에 시달리고 있는 졸업을 앞둔(마무리를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오지 국가로의 여행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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