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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DI Design Aug 05. 2022

리디가 이북리더기를
디자인하는 방식

더 나은 독서 경험을 위해, 리디페이퍼 4

리디가 리디페이퍼를 만들게 된 이유는 오직 하나, 고객에게 '더 나은 독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리디는 리디페이퍼를 개발하기 이전에도 이미 E Ink 환경에 대한 시도를 해왔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위한 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E Ink 디스플레이용 앱을 출시해 안드로이드 기반 E Ink 기기에서 리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리디 내부에서는 고객이 독서에 가장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직접 제공하고 싶다는 열망이 쌓여갔고 그 열망은 리디페이퍼를 개발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마침내 리디는 2015년 페이퍼 1세대 제품을 출시하게 되고, 올해 출시한 4세대 제품까지 꾸준하게 이북리더기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페이퍼 프로(2세대)부터 시작된 자체 디자인 제품들은 각종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디자인적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이전 제품들과 달리 리디페이퍼 4에서는 화이트 컬러가 추가되었다.


그리고 가장 주목을 받았던 리디페이퍼 3세대 출시 이후 올해 4월, 리디페이퍼 4를 선보이게 된다. 리디페이퍼 신제품을 선보이던 평소의 2년 주기보다 반년여 정도의 시간이 더 투자되었다. 최고의 결과를 위한 새로운 해답을 찾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리디페이퍼 4에서는 단순히 디자인적 측면뿐 아니라 이북리더기가 고객들에게 진정으로 전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더욱 집중하고자 했다. 그 해답을 찾는 과정, 리디가 이북리더기를 디자인하는 방식이 담긴 리디페이퍼 4의 개발 과정을 정리해본다.






좋은 디자인에 좋은 사용성 더하기

더 나은 경험을 위한 개선점 분석과 새로운 접근



리디페이퍼 개발이 리스크가 없지 않은 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좋은 사용감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 그 노력의 결과로 2017년 출시한 2세대 페이퍼프로부터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리디페이퍼 3세대는 레드닷 어워드 본상을 포함해 총 3차례 수상을 하는 쾌거를 이룬다. 리디페이퍼 자체 디자인을 통해 다른 제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감성을 전달해 온 결과였다.



리디페이퍼 시리즈와 다른 이북리더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페이지 넘김 버튼을 통한 사용성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이북리더기 제품에서 페이지 넘김 버튼을 없애는 추세에도 리디페이퍼는 독서에만 집중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페이지 넘김 버튼을 개선해 왔다. 물론 리디 서비스에 최적화된 UX를 제공함으로써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으로도 최적화된 독서 경험을 제공해 온 점도 한몫한다.


리디페이퍼 3세대를 통해 디자인적 완성도를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성 측면에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다. 리디페이퍼 시리즈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러던 중 '더 나은 경험'을 위한 하나의 포인트에 집중했다. 이북리더기의 장점 중 하나는 가벼운 무게다. 평균적인 실물 책의 무게보다도 가볍고 양쪽 펼침으로 한 손으로 들기 어려워 어딘가에 책을 비스듬히 기대거나 내려놓고 봐야 하는 실물 책과 달리 이북리더기는 한 손으로 들고도 꽤 오랜 시간 독서가 가능하다. 이 점에 착안해 제품을 장시간 손에 들고 독서할 때도 쉽고 편하게 독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아주 기본적인 기기의 조형에서부터 새롭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손에 쥐었을 때 독서만 남는 제품을 디자인한다

리디페이퍼 제품 개발팀의 목표에 컨셉을 더하다



이북리더기는 다른 모바일 기기와는 달리 오로지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책을 읽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에게 최고의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이북리더기 제품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리디페이퍼 제품 개발팀은 그 목표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손에 쥐었을 때 독서만 남는 제품을 디자인한다'. 이는 독서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독서에 꼭 필요한 기능은 최대한의 사용성으로 제공한다는 목표 의미를 내포한다.


특히 리디페이퍼 4는 그동안 출시했던 그 어떤 제품보다 디자인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기 위한 확실한 디자인 컨셉을 구상하게 되었다. 바로 'Super normal''Ergonomics'이다.



Super normal : 미니멀한 조형 속의 특별함

슈퍼 노멀(Super normal)이라는 말은 일본의 디자이너인 후카사와 나오토와 영국의 디자이너인 재스퍼 모리슨이 진행한 동명의 프로젝트(전시 설명 링크)에서 나왔다.


'슈퍼 노멀'은 아름다움을 디자인하기보다는 편안해 보이고 기억에 남을 일상적 요소를 디자인하는데 더 관심을 둔다. '화려하거나' 혹은 '시선을 사로잡는'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의도적으로 꾸미지 않았지만, 어딘가 끌리는 그런 매력이다. 마치 새로운 디자인을 기대하면서 무언가를 바라볼 때, '별로네' 혹은 '그저 평범하네' 하는 부정적 첫인상이 '근데 썩 나쁘지 않네'로 바뀌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처음의 감성적 거부감을 극복하다 보면, 육감적으로 왠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듯한 매력을 느끼고, 이상하게도 친숙한 끌림이 있다. 우리를 마구 흔들어 제정신이 번쩍 들게 만드는 성질을 지닌 것들이 '슈퍼노멀'이다.


디자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컨셉으로 슈퍼 노멀을 차용해 이를 '미니멀한 조형 속에서 고객 스스로가 특별함을 찾아낼 수 있는 디자인'으로 재해석했다.

디자인적인 기교를 부릴 수 있는 모든 부분을 극한의 미니멀리즘으로 표현했다. 제품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네 모서리와 전면에서 측면으로 넘어가는 엣지 부분을 가장 단순한 형태로 표현하고 제품 전면에는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어떤 영역도 구분하지 않았다. 제품의 측면도 직선으로만 구현했다. 후면은 그립감을 위해 소프트한 곡선을 그리되 뒤에서 봤을 때 플랫한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전/후면에서 프린팅 요소는 모두 제외하고 새로운 리디의 심볼만 위치시켜 강조했다. 한마디로 덜어낼 수 있는 모든 군더더기를 제외했다.



그래서 처음 제품을 보았을 때는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지만 고객이 이미 가지고 있는 어떤 제품이나 소품들과도 어울리며 오래 보아도 자연스럽고 편안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러한 디자인을 통해 독서할 땐 어떤 이질감도 없이 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다는 것이 우리가 의도한 결과였다.



Ergonomics : 인체공학적으로 최적의 형상을 찾기 위한 노력

리디가 그동안 출시한 모든 제품에 빠지지 않는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페이지를 넘기는 동작만을 위한 전용 물리 버튼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이북리더기는 책을 읽기 위해 존재하는 제품이고 책을 읽으면서 가장 빈번하게 하는 동작은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다. 뷰어 기준 300페이지짜리 책을 완독하기 위해서는 최소 300번 이상 페이지를 넘겨야 한다. 터치나 스와이프를 통해서 화면을 넘길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자주 움직여줘야 하고 이로 인해 파지가 불안정해지거나 오랫동안 독서를 하는 데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 제품 개발팀은 페이지 넘김 버튼이야말로 이북리더기가 다른 모바일 디바이스와 가장 구분되는 특징이며 따라서 더 나은 경험을 위해 반드시 버튼의 사용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물리 버튼을 아주 쉽고 편안하게 누를 수 있도록 버튼의 형태부터 새로 정의했다. 리디의 과거 이북리더기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버튼을 탑재하고 있는 북미의 제품을 보아도 모두 기다란 직선 형태의 버튼을 사용했다. 하지만 좁고 기다란 버튼은 누르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오랫동안 눌렀을 때 손가락에 많은 부담을 주는 형태이다.


다양한 형태의 버튼을 3D 프린터로 제작하여 테스트한 끝에 원형(Circle)이야말로 기능적으로 완벽하면서 디자인적으로도 아름다운 형태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다른 형태의 버튼에 비해 어느 부분을 누르든지 균일한 버튼감을 제공하고, 엄지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가장 많은 면적이 한번에 눌리며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버튼을 누를 수 있다. 또한 원은 가장 단순한 도형으로서 완전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버튼의 형태를 결정한 다음에는 버튼의 입체적 형상, 버튼과 버튼 사이의 간격, 그리고 버튼과 화면 사이의 간격을 정의했다.



그 결과 너비 31mm 공간 안의 지름 9.5mm, 21mm 간격의 평평한 원형 버튼이 탄생했다.

이로써 단순히 Super normal과 Ergonomics를 구현한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이 두 컨셉을 조화시킨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를 '평범함 속의 인체를 배려한 특별함'으로 정리했다.



제품 디자인의 마지막 디테일 : 촉감에서 느껴지는 아날로그적 감성

마지막으로 디지털 디바이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전자책이 많이 보급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들이 종이책을 놓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종이책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이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의 느낌과 소리, 표지와 내지의 감촉, 책의 냄새 등이 그것이다. 이번 리디페이퍼 4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촉감'을 통해 아날로그적 감성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기존 리디페이퍼 라인업의 제품들은 후면 마감으로 SF(Soft Feeling)코팅을 적용했다. SF 코팅은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제품을 잡았을 때 손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해주지만 그 이상의 감성적인 가치를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리디페이퍼 4는 제품 전체에 아주 미세한 알갱이들을 포함한 UV 도료를 코팅함으로써 제품을 만졌을 때 입자 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제품 표면에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입자 감이 촉감을 자극하고 이를 통해 이 제품이 단순한 전자제품 이상의 것으로 느껴지도록 했다.


'슈퍼 노말'과 '에르고 노믹스(인체공학)' 그리고 '촉감'까지. 이 3가지 키워드는 리디페이퍼 4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우리가 치열하게 생각하고 고민한 지점들, 즉 이북리더기가 고객들에게 진정으로 전달해야 할 가치들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리디페이퍼 4, 새로운 심볼을 입다

새로운 심볼을 적용한 리디페이퍼 4의 모습들



이번 리디페이퍼 4에서는 기기 디자인의 변화 외에도 또 다른 큰 변화가 있다. 바로 심볼이다. BX팀에서 진행한 로고 리뉴얼과 심볼의 개발 시기와 맞아떨어져 리디페이퍼 4 또한 새로운 심볼과 함께하게 됐다. (BX팀의 로고 리뉴얼 편 바로보기)



리디페이퍼 4에 적용한 심볼

우선 기기 후면에 새겨진 심볼은 살짝 음각으로 처리하고 투명한 소재를 더 해 전반적으로 매트한 질감의 기기 사이에서 유일하게 빛에 반사되는 부분으로 표현했다. 사실 처음 새로운 심볼을 처음 보았을 때는 기존의 로고와는 많이 달라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새로운 것에 대한 본능적인 반발심이었고 새로운 심볼이야말로 리디페이퍼 4의 디자인 컨셉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극도로 심플한 리디페이퍼 4의 디자인에 미묘하지만, 눈에 띄는 역동성을 지닌 새로운 심볼이 주는 맛이 있었다. 심볼 부분에만 다른 질감으로 표현한 것도 이 역동성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정사각형에 가까운 조형은 자칫 잘못하면 단조롭거나 심심해 보일 수 있는데 정 가운데 새겨진 심볼이 그 점을 보완하고 균형을 잘 맞출 수 있었다.


패키지에도 새로운 심볼이 적용됐다. 당연히 IT 기기 패키지의 핵심은 제품의 안전이기 때문에 운송 시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몰드 제작을 통한 기기에 꼭 맞는 밀도 높은 펄프 트레이를 완성했다. 거기에 외적인 부분을 새로운 심볼이 완성해주었다. BX팀과 협업해 제품 컨셉에 맞는 패키지 전/후면 아트웍을 제작했고 새로운 심볼과 리뉴얼된 리디페이퍼 로고까지 적용되어 새로움에 새로움을 더하는 결과를 보였다.




패키지

패키지는 리디페이퍼 4의 또 다른 특징이다. 첫째로 운송 시 패키지 내에서 기기가 흔들리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의 리디페이퍼 시리즈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을 적용했다.


기기를 패키지에 안착시키는 부분을 기기의 형태를 그대로 따서 펄프 트레이로 제작했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내부에 종이를 접어서 지지하거나 저렴한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기기와 패키지 내부에 유격이 많이 생긴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기기를 잘 고정하기 위해서 펄프를 성형할 수 있는 몰드를 제작했고 수차례의 수정을 거쳐 기기에 꼭 맞는 형태의 펄프 트레이를 완성했다.


둘째로 BX팀과 협업하여 제품의 컨셉에 맞는 패키지 전/후면 아트웍을 제작했다. 초기에는 기기의 전면을 1:1 스케일로 보여주는 3D 렌더링 이미지를 삽입하려 했으나 BX팀에서 새로운 심볼과 함께 더욱 Super normal에 어울리는 실루엣 컨셉을 제안해왔다. 배경색과 기기 실루엣 간의 색상차를 최소화하여 눈에 거슬리지 않고 매우 자연스러운 아트웍이 탄생했다.



홈페이지

새로운 심볼 적용 건으로 BX팀과 함께 협업하게 되었지만 제품 개발 후 다시 한번 본격적으로 협업할 일이 생겼다. 바로 리디페이퍼 4의 예약 페이지였다. 제품 자체의 퀄리티만큼 제품을 잘 표현하고 설명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기획 구성, 디자인, 개발의 과정까지 리디페이퍼의 장점이 되는 포인트들을 극대화해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버튼에 대한 임팩트 있는 장면이나 처음 선보인 화이트 컬러 제품에 대한 장면, 기기의 전반적인 UX를 설명한 장면들이 리디페이퍼 4의 장점들을 특히 잘 표현했다.

리디페이퍼4 홈페이지 바로가기






종이책만의 절대적인 역할은 분명 있다. 하지만 이북리더기는 누군가에겐 좀 더 쉽고 편리하게 독서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독서가 우리 삶에 주는 풍부한 영향들이 있듯이 리디페이퍼 4를 통해 사람들의 삶과 마음이 좀 더 풍요로워질 수 있길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리디페이퍼 4를 사용하며 우리가 담기 위해 노력한 가치들의 흔적을 굳이 찾지 못해도 상관없다. 그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다면 그것만이 우리의 완벽한 성공인 것이다.



*후에 리디페이퍼 UX/UI 편 또한 공개할 예정입니다.





©️RIDI Corporation

Projected by  RIDI PAPER Development Team 

Drafted by  Do-Hoon Kim ㅣ RIDI PAPER Development Team 


Edited by  Hyesoo Lee ㅣ RIDI BX Team 

PhotoShoot Directed by  Hyeon Yu ㅣ RIDI BX Team 

Graphic Designed by  Dakyung Kam ㅣ RIDI BX Team 

Published by  RIDI Design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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