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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DI Design Group Sep 07. 2022

리디 모션팀이 감정을 다루는 방법

웹툰속 주인공의 살아있는 눈빛이 말을 걸다

 Summary  웹툰 콘텐츠를 소개하는 짧은 트레일러 영상에 감정을 담아 감성을 자극하기 위한 모션팀의 끝없는 스터디. 비언어적 표현인 신체 언어, 그중에서도 섬세한 눈의 움직임 표현을 통해 감정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 모션팀의 스터디 내용과 실무 작업 과정을 담았습니다.



리디 모션팀의 주요 업무는 웹툰, 웹소설의 콘텐츠를 트레일러, OST, 플레이리스트, 밈 등의 영상으로 제작해 옥외광고부터 유튜브, 쇼츠 등 여러 채널에 공개하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리디 모션팀의 업무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콘텐츠의 스토리와 감정을 영상에 담아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일이라고.

*감정: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 (무의식의 영역)
*감성: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 (의식의 영역)


처음 콘텐츠 트레일러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스토리에 집중했다. 화려한 모션 기술을 보여주는 영상, 뛰어난 작화를 강조한 영상 등 여러 가지를 시도했었지만, 결국 리디에서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는 스토리 중심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흡입력 있는 스토리를 담은 영상이 가장 강력한 힘을 보여줬다. 스토리가 잘 전달되는 영상들을 제작하면서 우리는 그다음 단계를 고민했고 스토리 플로우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감정'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감정은 단순하지 않다


감정은 무의식의 영역에 속해 있으며 많은 연구 결과들이 보여주듯 사람은 생각보다 감정적이고 때론 무의식이 우선일 때가 많다. 그 예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제품이나 콘텐츠를 구매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어떤 트레일러 영상을 보고 콘텐츠를 구매한 사람에게 왜 구매했는지 물었을 때,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여서요.", "리디에서 1위 웹툰이라고 해서요."의 답변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냥 끌려서요"라는 답변이 더 많다. 뭔진 모르겠지만 그냥 끌려서. 이것은 무의식의 영역에 가깝다. 트레일러 영상에 담겨있는 어떠한 포인트들이 무의식을 건드려 구매 행동을 유도했다고 볼 수 있다. 모션팀은 그 포인트를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https://www.ghibli.jp/works/chihiro/#frame
이미지 출처: https://www.ghibli.jp/works/chihiro/#frame


국내에서 잘 알려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가오나시가 많은 음식을 두고 행복하게 웃는 장면은 1차원 적인 행복한 감정을 전달한다. 이 장면을 보게 되면 나도 행복해진다. 반면 하쿠가 우여곡절을 겪고 이름을 되찾아 저주 마법이 풀렸을 때 치히로가 웃는 장면은 좀 더 복잡한 행복의 감정을 전달한다. 거기에 눈물을 더해서 그 감정을 증폭 시킨다. 이렇게 감정 전달이 잘 된 장면들은 오래 기억되고 또 보고 싶게 만든다. 15초~90초의 짧은 트레일러 영상에 감정을 담아 감성을 자극하면 어떻게 될까? 그전에 감정을 어떻게 담아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칼럼 <당신의 마케팅은 어떠한 감정을 유발하고 있는가(https://platum.kr/archives/115738)> 참고




감정을 다루기 위한 첫 계단:

표정으로 주고 받는 언어


의사소통에는 언어적 의사소통과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있다. 언어적 의사소통은 문법 규칙에 기반한 언어를 사용하는 방법을 말한다. 반면 비언어적 의사소통은 신체를 통한 몸짓과 음질의 변화, 시간과 공간이 전하는 의미 등 언어 영역 밖에 있는 모든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버드 위스텔의 몸짓학에 의하면 문화적 배경이 같은 관계의 소통에서 언어적 요소가 35%, 비언어적 요소가 65%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비언어 의사소통을 통해 '무엇을 말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말할 것인가' 또는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를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5초~90초의 짧은 트레일러 영상에는 텍스트를 많이 넣을 수 없다. 그래서 트레일러에서 비언어적 표현은 매우 중요하다. 비언어적 표현의 유형은 공간 언어, 시간 언어, 신체언어, 소리 언어, 색상 언어로 나뉜다. 그중 우리가 집중한 신체언어는 표정, 몸짓, 자세, 응시, 접촉으로 나뉜다.

신체언어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표정이다. 표정은 감정 표현의 중요한 정보원이며 감정 상태를 가장 많이 나타낸다. 얼굴 근육은 윗부분(이마-눈썹), 중간 부분(눈-코끝), 아랫부분(입-턱) 세 부위로 나뉜다. 에크먼과 자유는 연구에 의하면 각각의 감정은 얼굴의 세 부분에 특정한 근육의 움직임을 수반한다.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부위가 변화하며 시각적 인지가 이루어지고 감정이 표현되는 것이다.


우리가 표정에 집중한 또 다른 이유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주로 소개하는 콘텐츠가 웹툰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움직이는 영상으로 제작하는 애니메이션과 달리 정지된 2D 웹툰 컷으로는 신체 움직임 표현에 제약이 매우 크다. 그러다 보니 표정 스터디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좀 더 극적인 효과를 주는 신체 부위는 표정 중 우리에게 가장 많은 정보를 주고 시선이 제일 오래 머무는 곳, 단연 '눈'이다.


논문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참고




감정을 비추는 '눈'


상대를 마주할 때 가장 많은 시선이 머무는 곳 '눈'.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가장 많은 감정이 담겨있는 눈의 움직임을 통해 우리는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받는다.


기존의 웹툰 영상들 속에서도 캐릭터의 눈이 강조되는 작업은 많이 시도해왔다. 1~2초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하고 명확하게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기 적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굴과 눈이 클로즈업되거나 약간의 모션으로 생동감을 주는 것 그 이상의 더 큰 감정을 싣기엔 부족했다. 모션팀은 감정에 따라 변화하는 눈의 움직임을 스터디하고 실무에 적용해보기로 했다.


눈의 감정 표현 방법은 눈썹, 동공, 눈의 형태, 시선, 애니메이션 효과로 크게 5가지로 나뉜다.


'눈'은 하나의 감정 표현에도 눈동자, 윗눈꺼풀, 아랫눈꺼풀, 눈썹의 위치, 각도, 움직임에 따라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변화한다. 추가로 웹툰 속 캐릭터는 실제 우리의 눈과 다르게 특유의 만화적인 표현을 추가해 감정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진다.


비언어적 의사소통부터 표정, 눈에 대한 스터디까지. 이제 본격적으로 실무에 적용해볼 순서다. 첫 스타트 작업으로  <상수리나무 아래> 작품 속 두 주인공 맥시와 리프탄을 선정해 '눈'의 움직임으로 감정을 싣는데 집중한 영상을 제작하기로 했다.


이 커플의 서사와 애절한 로맨스, 그 속에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한 감정으로 감성을 자극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눈의 움직임을 통한 감정 표현에 집중해 이전의 영상들과는 다른, 더욱 스토리에 몰입되고 두 주인공 간의 감정 교류가 풍부하게 느껴지는 영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우선 대표적인 감정들을 선정해 눈의 움직임과 특징을 분별하고 그에 맞는 모션팀만의 작업 방식을 연구했다. <상수리나무 아래> 두 주인공의 비주얼과 캐미로 눈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작업의 결과로 감정별로 완성한 예시와 더불어 실무적인 제작 Tip(After Effect 사용)도 일부분 함께 소개한다.   


행복

전체적 눈의 형태는 윗눈꺼풀과 아래 눈꺼풀이 서로 모여 작아지며 아치형을 만든다.

동공이 커질 때 샛별 같이 반짝이는 애니메이션 효과를 넣어 감정을 극대화한다.


슬픔

안쪽 눈썹의 모서리가 올라가며, 눈꼬리가 아래로 내려간다.

슬픔의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혀 떨어질 듯 말 듯 한 움직임을 넣어 감정을 극대화한다.

[제작 Tip!] 눈물의 모양에 Distort effect 적용, 그렁그렁 한 모션과 함께 Glow effect로 반짝임을 넣어 시선을 이끌어 감정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놀람

눈썹이 올라가며 동공이 작아지며 흰 자가 많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눈매는 동그란 형태를 띠며 커지고 눈 속 하이라이트가 떨려 놀라고 당황스러운 감정을 극대화한다.


분노

눈썹이 내려가고 미간에 주름이 생기며 동공이 작아지며 흰 자가 많이 보인다.

눈꼬리가 날카롭게 위로 솟으며 섬광 효과를 넣어준다. 시선이 위로 향하는 경우 더 감정이 극대화한다.


두려움

눈썹의 앞 선은 위로 올라가며 전체적으로 눈꺼풀과 시선이 아래로 내려간다.

눈꺼풀과 동공이 떨리며, 전체적으로 그늘지고 어두운 분위기의 효과는 감정을 극대화한다.

[제작 Tip!] 두려움의 감정 표현에선 아래 눈꺼풀과 위 눈꺼풀에 아주 미세한 떨림 움직임을 잡아주며, 전체적으로 천천히 눈이 감기는 모션을 넣어 두려움의 감정을 이끌어갔다. 어두운 감정을 시각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캐릭터 전체적으로 어두운 컬러 레이어를 Blending mode로 넣어주고, 빛이 위에서 또는 아래에서 극적으로 떨어지며 눈동자만 비치는 연출을 해주었다.


논문 <감성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디지털 눈 콘텐츠 표현 연구> 참고




아직 기대되는 98%가 남았다



'눈은 영혼의 창'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이 스터디를 통해 감정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었고, 깜빡이고 반짝이는 눈동자 정도로 그쳤던 단순한 눈의 표현에서 감정을 풍부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표현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


이 글의 내용은 비언어적 표현의 다섯 가지 유형 중 신체언어, 신체언어 다섯 가지 중에서도 표정, 표정 중에서도 눈에 집중한 스터디 결과일 뿐이다. 이는 전체 비언어적 표현 중 약 2%밖에 안 되는 영역이지만, 반대로 2%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과정이기도 했다.


'짧은 영상으로 보는 이의 감성을 터치해야 한다.' 모션팀은 영상을 만들 때마다 이 한 줄을 마음에 새기고 작업에 임한다. 앞으로도 모션팀의 영상으로 인해 좋은 작품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도록, 우리가 앞으로 연구할 98%의 남은 영역들이 있어 즐겁고 그 후의 성장이 매우 기대된다.




©️RIDI Corporation


Projected by RIDI Motion Design Team

Drafted by Su-yeon Kim, Jineun Choi ㅣ RIDI Motion Design Team

Edited by  Hyesoo Lee ㅣ RIDI BX Team

Graphic Designed by  Dakyung Kam ㅣ RIDI BX Team

Published by  RIDI Design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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