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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순 May 12. 2022

11-2.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까요?


20대: “조금씩 여러 업무를 주는데 생각만큼 잘 해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직장에서의 관계도 뭔가 자신이 없고요.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까요?”



직장에서 업무가 조금씩 늘어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안 했던 업무를 누군가 해야 하기 때문이고, 함께 근무하던 직원이 퇴사하거나 다른 부서로 옮겼는데 충원이 되지 않아 일정 기간 그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고, 업무 전환으로 담당이 교체되어 새로운 업무가 늘어나기도 합니다. 또는, 당신의 업무 능력이 좋아서 팀 리더가 경력 개발 차원에서 추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업무를 누가 시킨다고 덜컥 받아서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팀 리더에게 당신이 왜 그 업무를 맡게 되었는지 정중하게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어쩌면 이런 질문과 확인이 거북하고 조심스럽겠지만, 예의를 갖춘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제대로 알고 일하겠다는 사람에게 누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나중에 불필요한 오해 때문에 괜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업무를 맡기로 했다면, 그 업무가 본인의 경력 개발과 향상에 도움이 되는 포인트를 찾아야 합니다. 아무리 회사에서 요구하는 일이지만, 본인의 경력이나 연봉에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아무런 이익이 될 구석이 없다면 당신도 동기부여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포인트는 당신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생각만큼 잘 해내지 못하는 것 같다’라는 당신의 판단은 일단 긍정적입니다. 노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업무를 맡으면서 잘 생각하고 연구해야 하는 것이 이 업무를 어떻게 해야 잘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그 업무를 이전에 했던 사람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그 사람이 없다면 그 업무를 맡긴 팀 리더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선배나 동료에게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잘 모르면 물어보는 게 상책입니다. 안 물어보니까 결과가 좋지 않고, 안 물어보고 하니까 본인만 힘든 것입니다.


처음부터 상세히 물어보지 않았다면,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 사람이 다 맡아서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니, 맡은 일에 대해 내부 결재 시 당신이 보고하는 그 사람에게 일하는 중간중간에 피드백을 받으십시오. 처음엔 피드백을 자주, 많이 받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피드백의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당신은 업무를 잘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은 당신이 일방적으로 무례한 도움을 요청하거나 무리한 부탁을 하는 게 아닙니다. 이런 피드백은 일의 담당자인 당신과 선임, 리더가 함께 당연히! 해야 하는 OJTOn the Job Training 과정입니다. 그러니, 이런 것은 당신이 부끄럽거나 그들이 귀찮아할 일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거부해서도 안 될 일입니다. 상대방이 어떤 성격의 사람이든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잘 안 가르쳐주고, 꼴 보기 싫어도 당신은 피드백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뭐라 하든, 듣기 싫은 소리는 귓등으로 받아넘기십시오, 그렇게 노력한 것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직장에서 관계는 중요합니다. 일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출근길부터 마음이 무겁다면 정말 괴로운 일입니다. 내 삶이 행복하고 재미가 있자고 회사에 다니는 건데 이건 참 끔찍합니다. 사실, 이 정도면 다른 회사를 알아보는 게 맞습니다. 이 정도가 아니고 아직은 버틸 만하다면 이야기를 좀 더 해 보겠습니다.


당신이 누구에게 ‘기대’를 하는 순간, 사람들과 관계가 어려워집니다. ‘사랑하는 것도 고통이고, 미워서 이별하는 것도 고통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직장에서 감정이 심각하면 안 됩니다. 그저 당신의 기분이 좋으면 잘 해주고, 당신의 기분이 나쁘면 딱 기본만 하십시오, 사람 간의 감정과 관계가 매 순간 기어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아떨어질 수 없습니다.


회사에 일하러 온 것이지, 인간관계 맺으러 온 게 아닙니다. 잘 지내는 것이 당연히 좋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일은 끝이 있어도, 사람 관계는 끝도 없고 늘 요동칩니다.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제대로 해야지, 잘 안되는 것을 붙잡고 당신이 상처받아서는 안 됩니다. 앞뒤가 바뀌고, 그것으로 괴로워한다면 자존감도 떨어지게 됩니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스스로 감정관리를 잘하시라는 말도 맞지만, 이 감정관리도 무리하면 ‘자가면역질환자신의 방역시스템이 자기 자신을 공격함으로써 나타나는 질병’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냥 아이언 돔Iron Dome, 이스라엘이 실전 배치한 방공망 방어시스템처럼 당신이 인정하고 싶지 않고, 나를 공격하는 감정들이 날아올 때면 무감각하게 툭툭 쳐내십시오.


‘더 나은 나’가 되기 위해서는 나의 일상에서 나아지는 것과 전혀 관계없는 것들을 과감히 삭제하고, 꼭 필요한 것들을 채우려고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더 나은 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이 우선인데, 구체적으로 정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흔히 ‘좋은 일자리’란 지금보다 소득이 더 늘어나는 일자리라고 말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더 나은 나’를 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소득? 역량? 지위? 꿈? 등등 구분 자체가 복합적이고, 이것을 구조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가 필요한데, 사회 경험과 인생(?) 경험이 20대에게는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인의 인생이니까, 한번 해 보십시오.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모습, 원하는 모습을 정해도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당신이 3년 안에, 5년 안에 ‘갖고 싶은 것’을 정해보십시오, 그리고 아래처럼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째, 내가 평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한 달간 조사, 분석해 보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캘린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도 좋은데, A4 용지에 직접 작성하면 느낌이 더 팍팍 옵니다. 하루 24시간을 15분 간격으로 구분 선을 긋고, 아침 눈을 뜬 시각부터 잠들 때까지 회사 일이든, 개인 일이든 그때그때 줄을 긋고 메모합니다. 그러면 하루 24시간을 ‘더 나은 나’가 되기 위해 가장 소중한 자산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금세 알게 됩니다.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것과 그 사용된 시간이 얼마나 관계있는지 데이터로 한번 따져보십시오. 서로 따로 놀지는 않은지? 원하는 것과 일치되게 사용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 달이 아니라, 1주일만 해봐도 답이 나옵니다.


둘째, 회사에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A4 용지 한 장을 앞에 놓고, 회사 일을 하면서 본인이 불편했던 것들 것 쭉 적어보십시오. 보고서 잘 못씀, 가끔 지각함, 비즈니스 영어 안됨, 주변이 지저분하다는 지적, 어떤 임원과 대화 힘듦, 엑셀 함수 잘 모름, 등등 그냥 당신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들을 쭉 적어보는 겁니다.


그다음엔? 쉬운 것부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은 것부터 ‘그냥’ 시작하십시오. 뭘 해야 하는지 알기는 쉽습니다. 실천이 어렵습니다. 그래도, 하다가 안 되면 다시 하면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안 하면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필요하면 그때 해도 됩니다.


셋째, 매일 조금씩 ‘더 나은 나’를 스스로 발견하는 것도 좋습니다. 조심할 것이 있는데, ‘출근해서 첫 1시간’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 첫 1시간이 어떤가에 따라 당신의 하루 에너지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아침부터 왜 이래?”란 말도 있지 않습니까? 기분이 좋은 시작인가, 짜증이 나는 시작인가로 출발하는 이 첫 1시간을 잘 보내십시오, 그러기 위해 미리 준비할 것이 있다면 ‘당신을 위해’ 준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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