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최근 부서를 옮겼는데 코로나로 회식이나 모임이 어렵게 되면서 제대로 적응을 못 하고 겉도는 것 같습니다. 외로운 건지 우울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외롭거나 우울하다.’ 어떤 사람에게는 오래 머물고, 어떤 사람에게는 잠시 머물지만, 언제든지 다시 찾아옵니다. 나의 처지가 좋든 나쁘든 그렇습니다. 아마도 내 감정이 돌고 도는 것을 완전히 멈추어야 외로움과 우울함도 더는 꿈틀거리지 않을 것입니다. 행복한 것, 좋은 것, 편리한 것을 늘 치열하게 쫓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은 아무 이유 없이 어느새 내 곁에 바싹 와있곤 합니다. 게다가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은 교감의 공간을 예고도 없이 막아버렸습니다. 나의 공간이 느닷없이 폐쇄되면서 외로움과 우울함이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코로나 사태 전만 해도, 직장의 회식이나 여러 모임에서 활기찬 분위기와 사람들의 체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거기서 위로와 격려로 삶의 좋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자극이 사라져버렸습니다. 또한, 혼자 살기 1인 가구와 혼자 사는 것 같은 다인 가구에서도 대화라는 교감 자극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작은 생태계는 이미 고독해졌습니다.
‘언택트(Untact, 비대면)’의 시대라고 합니다. 이미 예견되었지만, ICT,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처럼 3차, 4차 산업혁명의 놀라운 기술 발전에 따른 생활의 변화는 사람들을 이롭게 하면서, 동시에 갈라놓기의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예상은 하였지만. 코로나로 더 빨라진 우리 세상의 변화가 좀 당황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럴 거라고 알았지만,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직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데도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여러 가지 변화가 있지만, 일하면서 사람에 관한 이해나 관계보다도 업무에 대한 이해와 처리, 결과물의 더 높은 완성도를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비대면의 경우, 메시지 전달이 말보다 문자가 더 많아집니다. 말보다 문자를 사용하니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비대면 상황의 발생, 그로 인한 직장생활의 여러 조건 변화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았는데, 적응이 안 되어 외롭고 우울한 심정이라면 조금이라도 그것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아무튼,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시간, 에너지, 감정의 자기 관리가 더 중요해졌고, 잘 적응해야겠습니다.
첫째, 사람들과 지속 가능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느슨한 유대관계를 맺고, 필요에 따라 관계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제는 인간관계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입니다. 집착하면 집착할수록 지금의 관계 구조는 서로 각자의 피로가 증폭되는 시대입니다. 자기 자신보다 사람들과 관계에 쏟는 에너지와 비용을 과다하게 사용할 필요가 없고, 그럴 사람들도 없기 때문입니다. 너무 많고 복잡한 사람들과 관계가 소위 사회적 성공을 확실히 보장하는 절대 역량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느슨한 유대와 강약 조절의 시대입니다.
둘째, 사람들과 교감에서 (외부로부터) 자극을 많이 받았다면, 이제는 자기 자극이 필요할 것입니다. 삶, 행복, 부富, 미래 목표, 고민 해결 등등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내 안에서 자극이나 동기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실천과 성과를 위해서는 내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필요한 자기 학습이나 훈련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고독이나 성장 정체를 자신의 힘으로 이겨 내기 위한 노력은 필요합니다. 성장 스토리의 설계와 실행은 스스로 감당해야 합니다.
셋째, 본인 성장의 마디마다 가끔 보상하면 더 좋습니다. 특히 성장의 결과에 따라 직장에서 당신의 존재감, 재능, 역량을 인정받는다면 분명히 당신의 자존감은 훨씬 올라갈 것입니다. 이때 자신에게 선물을 플렉스Flex하고, 알려도 되는 사람들에게 SNS로 자랑을 해도 좋습니다. 노력해서 성취했으니 당당히 보여주고, 인정받으십시오.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에게 듬뿍 상賞을 주십시오.
넷째, 손을 떠나지 않는 SNS는 더 많은 관계를 맺으라고 끊임없이 독촉하고 유혹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양量보다 질質입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과 관계 맺기는 멈추어도 좋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문화인류학자인 로빈 던바 교수는 “How Many Friends Does One Person Need?”에서 150명을 관계의 최대수로 말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관계라면 정말 그만큼 필요할까요? 당신도 이미 알지 않습니까?
다섯째, 그래서 이제는 외연外延의 확장보다 내면의 힘을 키우는데 집중할 시기입니다. 결정 장애가 있는 다른 사람들처럼 둥실둥실 떠다닐 수 없습니다. 화려한 껍데기보다 튼실한 내면의 숙성이 더 필요합니다. 그 내면의 숙성이 바로 당신의 매력입니다. 외로움과 우울함을 기어코 혼자서 이겨 낼 강한 힘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유약한 모습과 상태로 계속 징징거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섯째, 내면의 힘은 직장에서도 필요합니다. 이제, 전문성을 확실히 갖추지 않으면 안전하지 못합니다. 살아남기가 힘들어집니다. 이게 직장의 문제입니까, 나의 문제입니까? ‘Job Shift’가 이미 일어나고 있습니다. 당신도 알듯이, 전문역량이 필요하지 않은 일들은 인간의 일로 남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상상 속의 기술 발전이 인간을 개조하는 시대가 올지 모릅니다.
외로움과 우울함은 항상 곁에 있겠지만, 자신에게 화내지 말고, 가끔 다독거리며 조금씩 벗어나기를 반복합시다. 자신을 용서하고, 격려하고, 칭찬하십시오. 누구에게나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