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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노반 Jun 22. 2022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제로 투 원 - 피터 틸


페이팔 마피아라고 불리는 피터 틸, 현재 팰런티어의 CEO


그가 쓴 제로 투 원


독점에 대한 또 다른 생각을 다룬 책이다.





독점기업과 경쟁기업의 거짓말


독점기업의 거짓말


독점기업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독점기업들은 계속해서 독점 이윤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에 독점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방법이 경쟁자의 힘을 과장하는 것이다.


구글은 자신들이 독점기업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1차적으로 구글을 검색엔진이라고 가정해보자, 2014년 5월 현재, 구글은 검색 시장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이 정도 수치로는 지배적인 시장 참가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구글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동사로서 정식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은 어떤가?


참고로 2020년 기준, 구글 검색 세계 점유율은 92.5%다. 검색에서 더 이상 대항마가 없다.


이번에는 구글이 1차적으로 광고회사라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미국의 검색엔진 광고 시장은 연간 170억 달러 규모

온라인 광고 시장은 370억 달러 규모

미국의 전체 광고 시장은 1500억 달러 규모

전 세계  광고 시장은 4950억 달러 규모다.


따라서 구글이 미국의 검색엔진 광고 시장을 완전히 독점한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 광고 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겨우 3.4%를 차지할 뿐이다.  이렇게 보면 구글은 치열한 경쟁환경 속의 아주 작은 참가자로 보인다.


이번에는 구글을 다각적 기술 기업으로 보면 어떨까?


구글은 검색 엔진 외에도 수십 개의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고 있다. 로봇 자동차, 안드로이드폰, 웨어러블 컴퓨터 등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하지만 구글 매출의 95%는 검색엔진에서 나온다. 나머지 제품들은 2012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겨울 23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을 뿐이다. 그리고 구글의 소비자 기술 제품은 그보다도 훨씬 적은 매출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 기술 제품 시장은 9640억 달러 규모이므로 구글은 그중 0.24% 이하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독점은 고사하고 의미 있는 시장 참가자라고 할 수도 없다.


구글은 스스로를 기술 기업의 하나라고 정의함으로써 원치 않는 모든 관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2022년 아마존은 미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40%가 넘는다. 그러자 독점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아마존은 물타기를 한다. "미국 리테일 시장에서 고작 9%의 점유율이 어떻게 독점일 수 있느냐?"라고 말이다. 책을 보지 않았다면 이런 기사는 그냥 지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고 나니, "아 니들이 쌔다는 거네?"라는 말로 들렸다. 멀리 가지 말고 우리 현실에서 찾아보면, 진짜 부자들은 부자 티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없는 척을 한다. 진짜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걸 있다고 증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있다고 알려봐야 사람들의 시기만 사고 잡 파리만 끌뿐이다. 역사 속에서 혁명이 발생할 때 부자들은 항상 숙청의 대상이었다. 빅 테크들이 이런 걸 모를 리 없지 않나? 약자 코스프레가 독점기업의 특징이다.



경쟁 기업이 거짓말하는 이유


독점기업이 아닌 회사들은 정반대의 거짓말을 한다. "우리는 이쪽을 꽉 잡고 있어요" 기업가들은 언제나 경쟁의 크기를 축소해서 말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점이야말로 신생기업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다. 신생기업들은 자신이 속한 시장을 극도로 좁게 묘사함으로써 자동적으로 시장 지배자가 되고 싶은 치명적인 유혹을 느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팰로앨토에서 영국식 식당을 낸다고 치자. '아무도 영국 식당은 하지 않아.'라는 식의 독점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나머지 모든 식당과 경쟁해야 한다면? 그것이 과연 독점일까?


페이팔이 있던 곳에 수많은 식당들이 경쟁하고 있었다.


우리 회사의 직원 수는 그 식당들의 종업원 수보다도 적었지만, 우리 회사의 가치는 그곳 식당들의 가치를 모두 합한 것보다도 훨씬 컸다. 독점기업이 아닌 회사들은 자신의 시장을 여러 작은 시장의 교집합으로써 정의함으로써 더 특별한 시장이라고 과장한다.


반면에 독점기업들은 자신의 시장이 여러 대형 시장의 합집합이라고 말함으로써 독점 사실을 숨기려고 한다.




경쟁 사업이 가진 문제점은 단순한 이윤의 부족만이 아니다.


다시 한번 우리가 마운틴뷰에서 식당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우리는 수십 곳의 경쟁자들과 무엇 하나 다를 게 없으므로 살아남으려면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이윤을 적게 남기고 저렴한 음식을 제공한다면 직원들에게는 최소한의 임금밖에 지불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줄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줄여야 할 것이다. 작은 식당에 가보면 할머니가 카운터를 보고, 주방에서는 아이들이 설거지를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최고의 식당들이라고 해도 사장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 곳에서는 미셸린의 별점처럼 각종 감상평과 평가 점수 시스템들이 치열한 경쟁문화를 조성해 셰프들을 미치게 만든다.



그러나 구글과 같은 독점기업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독점기업은 경쟁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직원들이나 제품에 더욱 정성을 쏟을 수 있다. 또 더 큰 세상에 미치는 자신들의 영향력에 관해서도 더욱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


구글의 모토인 '사악해지지 말자'는 브랜드 전략의 일부이기도 하자만, 생존의 위협을 받지 않고도 윤리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을 만큼 성공한 기업들이 누리는 특권이기도 하다.


독점기업들은 돈 외에 다른 것도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독점이 아닌 기업들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다.


완전경쟁 시장에 있는 기업은 현재의 이윤에 너무나 몰두한 나머지 장기적 미래에 관한 계획을 세울 여유가 없다. 기업이 매일매일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초월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다.


'독점 이윤' 말이다.



모든 내부인들에게 독점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외부인들에게는 어떻까? 너무 큰 이윤은 나머지 사회의 희생을 대가로 하는 것일까? 사실 그렇다. 이윤은 고객의 지갑에서 나오는 것이고, 독점기업은 그런 오명을 뒤집어쓸 만하다.


'하지만 이것은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는 세상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창조적 독점기업들은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풍요로움을 소개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한다. 창조적 독점기업들은 단순히 나머지 사회에도 좋은 기업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강력한 원동력이다.


정부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한쪽에서는 독점을 색출해내려고 기를 쓰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독점을 만들어내려고 애쓰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디자인, 제조, 마케팅해 얻는 독점 이윤은 인위적으로 물량을 줄였기 때문이 아니라 세상을 훨씬 더 풍요롭게 만든 것에 대한 보상이다. 마침내 고객들이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제대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 것에 대한 보상 말이다.


2000년 중반 일을 갓 시작했을 때, 일의 특성상 스케줄 관리를 위해 다이어리를 가지고 다녔다. 일정관리는 물론 모르는 장소로 이동할 때는 약도를 그려놓고 찾아갔다. 길을 찾다가 헤맬 때는 전화를 해서 찾기도 했는데, 전화를 해도 아리송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거기다 차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했기 때문에 출발 전에 교통수단을 확인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그게 당연했다. 그러다 아이폰이 나오면서 모든 게 바뀌었다. 캘린더 앱을 사용하니 더 이상 다이어리를 쓸 이유가 없었다. 지도 앱을 사용하니 목표지점까지 최적의 교통수단을 쉽게 검색할 수 있었다. GPS로 인해 더 이상 내가 어디에 있는지 헤매는 경우도 없어졌다. 중간중간 상황에 맞게 교통수단을 변경하는 것도 기존에는 실행하기 어려운 옵션이었다. 제대로 된 스마트폰의 등장이 지금 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다시 과거의 인터넷도 안 되는 폰을 쓰라고 하면 솔직히 끔찍하다. 지금은 오히려 너무 의존적이어서 문제다. 스마트폰이 PC를 넘어 지갑 역할까지 하니 말이다...


새로운 독점기업이 활발히 나타는 것만 봐도 오래된 독점기업들이 혁신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준다.


애플의 ios를  필두로 모바일 컴퓨팅이 부상하면서 수십 년간 이어져오던 MS의 OS 시장 지배력을 급격히 줄어들었다. 더 이전으로 돌아가면  하드웨어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IBM은 MS의 소프트웨어 독점에 왕좌를 내줬다. AT&T는 전화 서비스 부문에서 20세기 내내 독점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저렴하게 휴대전화를 구입해서 아무 서비스 제공자나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한때 국민 메신저였던 네이트온, PC를 쓰는 누구나 사용하던 메신저였다. 국내에서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독점적인 위치였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가 열리고 카카오톡이 등장하면서 순식간에 전세가 뒤집혔다. 게임의 판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뀌면서 네이트온의 경쟁력이 상실됐다. PC에서만 할 수 있었던걸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든 할 수 있는데 굳이 PC에 앉아 네이트온을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네이트온의 모바일 버전이 카카오톡보다 먼저 나왔다면 SK텔레콤이 지금의 카카오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축구계에서 EPL은 점점 독점적인 위치로 가고 있다. 라리가나 분데스리가 조차 EPL과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MZ세대를 두고 놀이라는 분야에서 경쟁한다고 가정하면 그들의 상대는 유튜브, 피파온라인, LOL, 틱톡, 웹툰 등 이야기가 달라진다. MZ세대는 축구 말고도 소비할 수 있는 놀이문화가 많다. 축구 안에서 EPL이 막강해 보이지만, MZ세대의 소비성향을 고려하면 나머지 새로운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MZ세대는 짧은 콘텐츠를 선호한다.  5분 안에 콘텐츠를 소비하는 세대이다. 그런 세대에게 전후반 90분의 경기는 너무도 길다. 실제 MZ세대에게 스포츠의 선호도가 낮게 나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여기서 재밌는 건 MZ세대 중에 축구 중계를 보지 않으면서 피파온라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 90분씩 축구를 소비하지 않는 세대가 대세가 된다면, 현실 축구의 짝퉁인 피파온라인에게도 먹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PL이 축구 안의 위치에 만족해 변화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멀지 않은 시점에 위기가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진보의 역사는 곧 더 나은 독점기업이 전임자의 자리를 대신해온 역사이기도 하다.


독점은 진보의 원동력이다.


수년간 혹은 수십 년간 독점 이윤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은 혁신을 위한 강력한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독점기업은 혁신을 계속 지속할 수 있게 되는데, 왜냐하면 독점 이윤 덕분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경쟁 기업들은 꿈도 꾸지 못할 야심 찬 연구 프로젝트에도 돈을 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에서 균형이란 정체를 뜻하고, 정체는 곧 죽음이다.


모든 새로운 창조는 균형과는 아주 거리가 먼 상태에서 만들어진다.


경제 이론을 벗어나 실제 세계에 나가보면, 모든 기업은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해내는 만큼, 딱 그만큼만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독점은 병적 현상이나 예외적 현상이 아니다. '독점은 모든 성공적 기업의 현 상태다.'

행복한 기업들은 다들 서로 다르다. 다들 독특한 문제를 해결해 독점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실패한 기업들은 한결같다. 경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독점기업의 특성



1. 독자 기술

독자 기술이 있으면 해당 제품을 복제하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은 그 어느 검색 알고리즘보다 훌륭한 검색 결과를 내놓는다. 구글 엔진은 페이지 로드 시간이 극히 짧고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도 매우 정확하다.


경험상. 독자 기술은 가장 가까운 대체 기술보다 중요한 부분에서 10배는 더 뛰어나야 진정한 독점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그보다 못한 개선은 지엽적인 개선으로 인식돼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10배의 개선을 이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고안해내는 것이다. 또는 기존의 해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법도 있다. 10배나 더 뛰어나면 경쟁에서 탈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팔은 이베이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방법을 10배는 편하게 만들었다.


우편으로 수표를 보내면 도착하는데 7일에서 10일 걸렸지만, 페이팔은 경매가 끝나자마자 구매자가 대금을 지불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판매자들은 대금을 즉시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표와는 달리 상대편 자금에 문제가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아마존이 처음으로 10배의 개선을 이룬 것 역시 눈에 띄는 일이었다. 다른 온라인 서점들에 비해 아마존은 10배 이상 많은 책을 선보였던 것이다. 소매점들은 최대 10만 부 정도까지 재고를 보유할 수 있었던 데 반해 아마존은 물리적 재고를 전혀 보유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언제든지 고객이 주문을 할 때 공급자에게 해당 서적을 요청하면 되었다.



2. 네트워크 효과

네트워크 효과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수록 해당 제품을 더 유용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카카오톡을 쓰는데 친구들도 같이 쓴다면 서로 더 높은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


네트워크 효과는 강력한 것이지만, 그 효과를 누리려면 초창기의 사용자들에게 해당 제품이 가치가 있어야 한다. 어떤 네트워크든 처음에는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효과가 필요한 사업들은 특히나 더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처음에는 겨우 하버드 대학생들 사이에서만 사용되었다. 마크 저커버그의 첫 작품은 수업을 함께 듣는 친구들이 모두 가입할 수 있게 구상되었을 뿐, 지구 상 모든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게 디자인된 것은 아니었다.


당근 마켓도 처음엔 카카오 직원 간 중고거래에서 시작되었다. 범위를 확대해 판교 내 거래, 그리고 커져서 지금의 당근 마켓이 되었다. 페이스북처럼 당근 마켓도 거창하게 시작한 게 아니었다.


3. 규모의 경제

독점기업은 규모가 커질수록 더 강해진다. 판매량이 클수록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고정비 (설계, 관리, 사무, 공간 등)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라면 제품 하나를 추가로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효과를 보다 극적으로 누릴 수 있다.


아마존이 10년간 적자를 감수하면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에서야 당연해 보이지만, 2000년 초반에 이 사업모델을 알아본 사람이 거의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봤었다면 닷컴 버블 당시 주가가 95% 하락했을 때 많이들 샀어야 했다.  


많은 기업들은 대규모로 성장해도 누릴 수 있는 이점이 제한적이다. 특히 서비스 회사는 독점기업이 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요가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고객의 수가 제한되어 있다. 훌륭한 신생기업이라면 처음 디자인할 때부터 대규모로 성장할 잠재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4. 브랜드 전략

어느 회사든 자기 브랜드에 대해서는 당연히 독점권을 갖고 있다. 따라서 튼튼한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은 독점기업이 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보유하고 있는 독자 기술들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완전체를 이루고 있다. 또한 애플은 자신들이 구입하는 자재에 대해 가격 결정력을 행사할 수 있을 만큼 대량으로 제품을 제조한다. 그리고 자체 콘텐츠로 형성된 생태계를 통해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누린다. 수천 명의 개발자들이 애플 제품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이유는 수억 명의 사용자가 있기 때문이고, 그 사용자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타지 않는 이유는 애플리케이션들 때문이다.



독점 기업 세우기


작게 시작해서 독점화하라

모든 신생기업이 처음에는 작게 시작한다. 모든 독점기업은 시장을 크게 지배한다. '따라서 모든 신생기업은 아주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너무 작다 싶을 만큼 작게 시작하라. 이유는 간단하다. 큰 시장보다는 작은 시장을 지배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들을 보면 최소한의 시장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콘돔 하나를 잘 만들어서 판다던지, 면도날을 싸게 공급해서 자리를 잡는 식으로 말이다.


신생기업에게 완벽한 표적 시장은 경쟁자가 없거나 아주 적으면서도 특정한 사람들이 적은 규모로 모여 있는 시장이다. 뭐가 되었든 큰 시장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이미 여러 회사가 경쟁하고 있는 큰 시장이라면 더욱더 나쁜 선택이다. 치열한 경쟁은 곧 이윤이 0이 된다는 뜻이다.



몸집 키우기


틈새시장을 만들어내 지배하게 되었다면, 관련 있는 좀 더 넓은 시장으로 서서히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 그 방법을 가장 잘 보여준 것이 '아마존'이다.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을 세울 당시, 그의 비전은 온라인 소매점을 모두 먹어버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용의주도하게도 책에서부터 그 작업을 시작했다.  상품 목록에 올릴 수 있는 책은 수백만 권이었지만, 그 수백만 권은 모양이 거의 똑같았고 배송 또한 쉬웠다. 서점에서 멀리 살거나 평범하지 않은 책을 찾는 사람들에게 아마존은 곧 구세주와 같은 대안이 되었다.


그러고 나서 아마존 앞에서는 두 가지 선택이 있었다.  책 읽는 사람의 수를 늘리던지, 아니면 인접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했다. 후자를 선택한 아마존은 가장 비슷한 시장부터 공략하기 시작했다. CD, 비디오, 소프트웨어 같은 것들 말이다. 이후 아마존은 계속해서 하나둘씩 제품 카테고리를 늘려갔고, 결국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상품을 취급하는 만물상이 되었다.


여성용 콘돔을 파는 업체가, 여성을 위한 러브젤, 화학물질이 들어가지 않는 생리대등으로 확장하는 것도 같은 경우다.



라스트 무버가 1등이 된다


'퍼스트 무버 어드밴티지'라는 말이 있다. 어느 시장에 처음 진입한 기업은 다른 경쟁자들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먼저 움직이는 것은 하나의 전략일 뿐 목표가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미래의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것이다.


선발자로 1등을 빼앗길 바에는 라스트 무버가 되는 편이 낫다.


특정 시장에서 마지막으로 훌륭한 발전을 이뤄내어 몇 년간 심지어 몇십 년간 독점 이윤을 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방법은 작은 틈새시장을 장악한 다음, 거기서부터 규모를 확장하고 야심 찬 장기적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마켓 컬리는 신선식품 새벽 배송이라는 시장을 열었다. 저녁에 주문한 상품을 새벽에 받는다는 새로운 개념을 정착시킨 건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그건 다른 기업들도 따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시장을 개척한 건 마켓 컬리였지만 현재 1등은 쿠팡이다. 쿠팡이 신선식품 새벽 배송 시장에 진출하면서 순식간에 1위를 빼앗았다. 현금흐름만 봐도 마켓 컬리는 앞으로 1년, 쿠팡은 4년을 버틸 수 있는 상태다.



스타트업은 로또가 아니다


세상에는 수백만 달러짜리 기업을 여러 개 세운 사람도 수백 명이나 된다. 스티브 잡스나 잭 도시, 일론 머스크 같은 몇몇 사람은 수십억 달러짜리 회사를 여러 개 만들었다. 성공이 대부분 운에 달려 있다면, 이렇게 여러 개의 사업을 성공시킨 인물들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트위터와 스퀘어의 창업자인 잭 도시는 2013년 1월 자신의 200만 팔로어들에게 이런 트윗을 남겼다.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랠프 왈도 에머슨 왈


"얄팍한 사람은 운을 믿고, 환경을 믿는다. 강한 사람은 원인과 결과를 믿는다"



벤처캐피털계의 가장 큰 비밀


'성공한 펀드는 가장 잘하는 투자가 나머지 모두를 합친 것과 같거나 그보다도 더 큰 수익을 낸다는 점이다.'


파운더스 펀드에서 우리가 얻은 결과 역시 이런 편향된 패턴을 보여주었다. 2005년 결성된 우리 펀드가 가장 잘한 투자라고 할 수 있는 페이스북의 수익은 나머지 모두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두 번째로 잘한 투자인 팰런티어의 수익은 페이스북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투자를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캐피털은 아주 이상한 두 가지 원칙을 따라야 한다.


1. 잠재적으로 펀드 전체의 가치에 맞먹는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만 투자하라. 이것은 굉장히 무서운 원칙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 가능한 기업의 대부분을 제거해야 한다.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 어떤 회사가 좋은지 모르니 투자할 종목이 너무 적었다. 그러다 조금 아는 수준이 되니 갑자기 세상의 좋은 주식들이 터무니없이 많아 보였다. 돈만 있으면 이거 저거 다 사고 싶었다. 그러다 다시 깊이를 더해 공부해보니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지며 롱런할 수 있는 기업들은 매우 극소수라는 걸 알게 됐다.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니 자연스럽게 타석에서 배트를 휘두르는 횟수가 줄기 시작했다. '현금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통해서도 느낀 거지만, 기업을 경영하든 투자를 하든 고수들은 함부로 총알을 낭비하지 않았다. 10년에 한두 번 배트를 휘두르고도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2. 첫 번째 원칙 때문에 제약이 너무 많이 생기므로 다른 원칙은 있을 수 없다.


미래 가치를 높이는 법에 관해 가장 흔히들 내놓는 대답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얘기는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최고의 벤처 투자자들조차 포트폴리오는 가지고 있다. 하지만 거듭제곱법칙을 이해하는 투자자들은 될 수 있는 한 적은 곳에 투자하려고 애를 쓴다.


우리는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집중력을 분산시켜선 안된다. 다만 그전에 반드시 그 일이 미래에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인지를 먼저 치열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매우 좋은 주식을 매우 많이 보유하는 게 참 어렵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주식을 많이 살만큼의 공부가 안되어 있기 때문이다. 잘하는 놈에게 비중을 태워야 하는데 대부분 그렇게 하지 못한다. 비중을 많이 태우는 경우는 많지만 잘하는 놈인지 검증을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잘하는 놈, 즉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놈을 고르려고 하니 매수 시도가 확 줄게 된다. 마치 한 발로 승패가 갈리는 스나이퍼 같다고 해야 할까?


숨겨진 비밀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해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아무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비밀을 발견할 때 위대한 기업이 만들어질 수 있다.


에어비앤비가 생기기 전에는 여행자들이 비싼 값을 치르고 호텔방을 잡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거의 없었고, 집주인들은 쓰지 않는 공간을 믿고서 쉽게 빌려줄 방법이 없었다. 에어비엔비는 방치되어 있던 이런 공급과 수요를 알아봤다. 다른 사람들은 전혀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개인 자동차 서비스 업체인 리프트와 우버도 마찬가지다. 어느 장소에 가고 싶은 사람과 기꺼이 태워다 주고 싶은 사람을 단순히 연결해주는 것만으로 수십억 달러짜리 기업을 세울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해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우리에게는 이미 주 정부의 허가를 받은 택시와 사설 리무진 업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숨겨진 비밀을 믿고 그것을 찾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보편화된 관습을 넘어 뻔히 보이는 곳에 숨어 있는 기회들을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을 포함한 수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자주 과소평가되는 것도 똑같은 이유 때문이며, 이것 자체도 하나의 숨겨진 비밀이다.


너무나 간단해 보이는 것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통찰력만으로도 중요하고 가치 있는 기업을 세울 수 있다면 세상에는 아직도 세울 수 있는 훌륭한 회사들이 많이 남아 있다.


'중요하지만 아직 표준화되거나 제도화되지 않은 분야는 없을까?'


숨겨진 비밀을 발견한 사람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완벽하게 관습화 된 것들만 믿는 사람이 아닌 이상,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아무에게나 얘기하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다. 필요하다면 누구에게든 얘기해도 되지만, 그 외의 사람에게는 결코 얘기하면 안 된다.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 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과 '아무에게나 말하는 것' 사이의 가장 적절한 중도의 길, 그게 바로 회사다.


모든 위대한 기업들은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지만, 어떤 기업이든지 처음부터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도 있다. 이를 지인들은 틸의 법칙이라고 부르는데 틸의 법칙은 '기초부터 망친 신생기업은 되살릴 수가 없다'라고 요약한다. 회사 창업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최초의 사안들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다. 부실한 기초 위에 위대한 기업을 세울 수는 없다.


동업자


무언가를 시작할 때 결정해야 하는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시작하느냐'다. 공동 창업자를 고르는 일은 결혼과도 비슷해서 창업자 간의 충돌은 이혼만큼이나 지저분해진다.


1999년 루크 노식은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고, 지금도 나는 파운더스 펀드에서 루크와 함께 일하고 있다. 하지만 페이팔보다 1년 앞서 루크는 다른 사람과 함께 회사를 세웠고. 나는 그 회사에 투자했다.


당시에는 우리 둘 다 몰랐지만, 그 회사는 처음부터 실패할 운명이었다. 루크와 그의 공동 창업자는 서로 전혀 맞지 않았던 것이다. 루크는 기발하고 독특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고, 그의 공동 창업자는 MBA 타입에 1990년 골드러시를 놓치기 싫어한 사람이었다. 두 사람의 회사는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고, 나는 투자금을 잃었다.


지금 나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고려할 때 창업자들을 면밀히 조사한다. 기술적 능력이나 서로 보완적인 능력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동 창업자들이 서로를 얼마나 잘 알고 얼마나 잘 협업하는가 하는 부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창업자들은 함께 회사를 세우기 전부터 서로 역사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창업은 주사위 던지기나 마찬가지다.



회사에 참여할 사람은 풀타임으로, 다시 말해 전업으로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가끔은 이 원칙을 깨야 할 때가 생긴다. 예컨대 변호사나 회계사는 보통 외부에서 고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누가 되었든 스톡옵션을 갖고 있지 않거나 고정된 월급을 받아가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미래에 더 많은 가치를 창조하는 것보다는 가까운 시일 내에 돈이 되는 쪽으로 기울게 되어 있다. 컨설턴트를 고용해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신생기업이란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팀으로 뭉친 것이다.

어느 회사든지 채용은 그 회사의 핵심 능력이다. 채용만큼은 절대로 아웃 소싱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서류상으로만 유능한 사람이 아니라 채용된 후에 응집력 있게 협업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면접 때 좋은 대답이 될 수 있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회사의 미션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우리 팀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특전을 가지고 씨름하지 마라.


공짜 세탁물 수거 서비스나 애완동물 위탁 서비스에 더 강하게 흔들릴 사람이라면 팀에 넣을 필요가 없다. 건강보험과 같은 기본적 사항을 보장한 다음, 그 누구도 약속할 수 없는 것을 약속하라.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특별한 문제에 관해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일을 할 기회 말이다.


공학도가 간과하는 것


가상의 세계에서는 '유통'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유통이란 제품을 팔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포괄하는 단어인데도 우리는 유통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한다.


공학도들은 근사한 물건을 파는 것보다는 만드는 쪽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그런 물건을 만들었다고 해서 고객들이 저절로 찾아오는 일은 없다. 우리는 고객이 찾아오게끔 만들어야 하고, 이 작은 일은 보기보다 쉽지 않다.


실리콘밸리의  안경 쓴 괴짜들은 광고나 마케팅, 세일즈에 대해 회의적이다. 피상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보인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광고는 중요하다.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광고는 즉시 제품을 사 가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광고는 나중에 판매를 일으킬 수 있는 미묘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존재한다.


광고가 자신에게 이런 효과를 마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면 두 번 속은 것이다.


괴짜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은 세일즈를 쉽게 보이게 만들려면 아주 힘들게 일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일즈맨들은 모두 배우다. 진정성보다는 설득력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연기와 마찬가지로 세일즈는 숨겨져 있을 때 큰 효과를 나타낸다. 유통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죄다 실제와는 무관한 직함을 가진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광고를 파는 사람은 거래처 담당자라고 부르고, 고객에게 일을 파는 사람은 '비즈니스 개발'에 종사한다고 말한다. 회사를 파는 사람들은 '투자 은행가'라고 부르며, 자기 자신을 파는 사람들은 '정치가 '라고 부른다. 이렇게 이름을 바꿔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 중에 그들의 설득에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유통은 제품의 디자인에 반드시 필요한 일부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무언가를 발명했지만, 효과적으로 팔 수 있는 방법을 발명하지 못했다면 사업성은 형편없을 것이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다.


회사는 제품 이상의 것을 팔아야 한다. 우리는 회사를 직원과 투자자에게 팔아야 한다. 회사를 미디어에 파는 것은 다른 모든 이들에게 회사를 팔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유통 전략 없이 제품의 장점에만 기대어 사람들이 뛰어난 제품을 사 가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처럼, 홍보 전략 없이 사람들이 우리 회사를 칭찬해 줄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특정 제품은 바이럴 유통 전략이 있기 때문에 고객을 확보하는 데 미디어 노출이 필요 없다고 하더라도, 언론은 투자자와 직원들을 끌어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회사가 채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망한 직원이라면 그 직원도 나름 열심히 회사에 관해 알아볼 것이다.


구직자 입장에서 인지도가 없는 회사에 취업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한다. '취업했다가 월급을 때이면 어떡하지? 퇴직금은 제대로 받을 수 있나?' 누구나 이런 걱정들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사람을 뽑아야 하는 스타트업이 고객과 언론에만 어필할게 아니라 크게 보면 미래의 직원에게도 알려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토스 이승건 대표는 요즘 적극적으로 유튜브 토스 채널에 자신이 등장한 영상을 올리면서 토스가 어떻게 일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우리 회사에 오면 이런 것들을 많이 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걸 왜 유튜브에 공개하냐고요? 인재를 뽑으려고요. 많이들 지원해주세요~!!' 라면서 말이다. 토스 같은 기업의 대표가 나와서 사람을 뽑기 위해 노력하는 걸 보면 당연히 작은 스타트업들은 체면 따지지 말고 회사를 알리기 위해 뛰어야 할 것이다.


직원이든,  창업자든, 투자자든 누구나 무언가를 팔아야 한다. 회사가 당신과 당신 컴퓨터 한 대로 구성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주변을 한번 둘러보라, 세일즈 담당자가 안 보인다면 당신이 세일즈 담당자가 되어야 한다.


창업자의 역설


애플의 가치는 특정한 인물의 단 하나의 비전에 의존했다. 이 점은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는 회사가 이상하게도 보다 '현대적인' 조직이 아니라 봉건적 군주제를 닮는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단 한 사람뿐인 독특한 창업자는 권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강력한 개인적 충성을 얻어낼 수 있으며, 몇십 년을 내다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역설적이지만 훈련받은 전문가들로 채워진 비개인적 관료제는 얼마든지 길게 유지될 수 있음에도 시야가 더 짧다.


기업이 알아야 할 교훈은 우리에게는 창업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우리는 이상하고 극단적으로 보이는 창업자들을 더 인내해야 한다. 우리는 단순한 점진적 발전을 넘어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특이한 개인들이 필요하다.


창업자가 알아야 할 교훈은 개인에 대한 명성과 칭찬은 언제든지 오명과 축출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창업자들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개인으로서 자신의 힘을 과대평가해서는 안된다.


창업자들이 중요한 것은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위대한 창업자는 자기 회사의 모든 이들에게서 최선의 성과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자에게 가장 큰 위험은, 스스로가 만든 신화를 너무나 확신한 나머지 미치광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똑같이 모든 기업에게 침투할 수 있는 위험은, 모든 의미의 신화를 잃어버린 후 그 각성이 지혜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없었다면 지금의 애플은 없었을 것이다. 10년간 적자를 보면서도 뚝심 있게 자신의 전략을 밀고 나갔던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아무도 전기차에 대해 거들떠보지 않았을 때 스포츠카 뺨치는 전기차를 들고 나와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이라는 SNS를 만들고 경쟁자들을 빠르게 캐치해 죽이거나 사들이는 전략을 구사한 마크 저커버그...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의 CEO를 보면 묘하게 로마의 황제가 떠오른다.



나는 독점은 나쁜 것이라고 배웠다. 누가 가르쳐준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나, 대한민국 사회가 그렇게 말했다. TV를 보면 "독점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다. 그러니 독점을 막아야 한다. 독점을 하는 놈들은 나쁜 놈들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레 독점에 대한 거부감이 가지게 되었다. 그런 나에게 제로 투 원은 기존 사고의 파괴를 가져왔다.


독점을 못하는 고만고만한 기업들이 경쟁하는 분야에선 그저 그런 제품들이 나온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돈을 별로 못 번다. 별로 못 버니까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투자도 제대로 못한다. 다들 비슷비슷한 제품들로 경쟁들을 하게 된다. 소비자는 그저 그런 제품을 고를 수밖에 없다. 경쟁이 치열해져 결과적으로 고객들이 손해를 본다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오히려 독점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더 좋은 제품을 내놓는다. 아마존 AWS 고객이 많아질수록 돈을 많이 벌게 되니 그걸로 투자를 해서 이용단가를 계속 낮춘다. 이용단가가 낮아지니 신규 고객들이 늘어난다. 더 많은 돈을 버니 AI 등 첨단 기술을 개발해서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비용이 낮아지고 보통의 기업이 보유하기 힘든 기술들을 제공하니 독점적 지위는 더 견고해진다. AWS로 인해 우리가 쓰고 있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기존에는 각 회사별로 서버를 구입하고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AWS 같은 서비스로 인해 그런 비용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AWS를 쓰지 않는 일반인들도 사실은 간접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쿠팡이 그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쿠팡의 회원이 늘수록 혜택이 늘어나고 있다. 쿠팡이 신사업에 진출할 때마다 와우 멤버십의 혜택도 같이 늘어난다. 쿠팡 플레이를 론칭하고 자동으로 와우 멤버십 사용자들은 비용 추가 없이 무료로 보게 됐다. 해외직구를 론칭하면 멤버십 회원들은 무료배송이 됐다. 여기서 끝일까? 여행업, 보험업 등 계속 확장 중이니 혜택도 계속 늘어 날것이다. 경쟁사의 멤버십들과 점점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격차가 벌어질수록 쿠팡의 멤버십은 더 좋아지는 선순환이 벌어진다.


독점의 패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CPU에서 인텔이 AMD를 압도하던 시절, 인텔은 엔지니어 1만 명을 정리 해고했다. 경쟁사가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니, 과거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 숙련된 엔지니어가 나가니 미세공정 개발도 늦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 당시 AMD의 기술력은 처참했기에 인텔은 돈을 쓸어 담았다. 인텔의 발전이 늦어진 사이, AMD는 인텔에서 나온 엔지니어들을 받아들여 각고의 노력 끝에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다. 라이젠 CPU가 나오면서 세대가 거듭할수록 인텔의 점유율을 뺏어오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인텔이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CPU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에 취해 기술개발을 등한시했더니, 기업용 시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애플의 경우 인텔의 제품을 이용해서 맥북을 만들었는데, 발열이 너무 심했다. 애플이 계획한 일정에 인텔이 계속 문제를 만들었다. 쓰다 쓰다 결국 애플이 자체 칩 제작으로 선회하는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애플의 행보를 보고 다른 빅 테크들도 자체 칩 개발에 나서면서 서버 시장에서의 압도적 지위를 누리고 있던 인텔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텔이 독점적 지위에 자만하지 않고, 과거처럼 파격적인 제품들을 계속 내놓았다면 빅 테크들이 다른 맘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자만함으로써 추격의 빌미를 주었고, 고객의 이탈을 가져왔다. 지금 인텔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 중이다.


독점적인 기업들도 자만하는 순간 언제든지 인텔처럼 될 수 있다. 독점적 기업이 아마존처럼 계속 고객을 위해 제품을 내놓는다면 문제 될 건 없다. 고객이 만족하고 있는데 어떻게 정부가 나서서 견제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제품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부가 나서서 독점적 지위를 해체시킬 수도 있다. 미국의 AT&T는 한때 미국 전역을 장악한 통신회사였지만 독점으로 인해 수십 개의 회사로 쪼개지는 일도 있었다.


그러니 너무 미리 독점에 대해 걱정하지는 말자. 독점기업이 고객을 계속 위한다면 그건 좋은 일이고, 아니라면 경쟁사가 부서 버리든, 민심의 지지를 받는 정부가 부서 버리든 어떻게든 해결이 될 거라고 본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이 끝도 없이 고객만을 생각하는 게 이해되기도 하다. 독점기업이 고객을 등한시하는 순간, 해체되는 일만 남는구나'라고 말이다.



독점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게 해 준 책이다.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이 책을 2021년에 읽었다는 것이다. 2014년에 나온 책인데 테슬라가 왜 혁신기업인지를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피터 틸의 말이 다 맞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최소한 테슬라란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2014년 국민연금이 테슬라에 투자해서 2021년 2월 신문기사에 나온 수익률 8278%


추정하는 기사이지만 그때보다 고점은 더 높았기 때문에 10000% 이상의 수익구간을 경험했을 것이다.



부럽다. 2014년에 이 책을 본 사람들이~



https://brunch.co.kr/@1532b33dfd6b438/3

https://brunch.co.kr/@1532b33dfd6b438/10

소노반 독서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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