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다.
아침부터 회사에서 일하다가 내 업무도 아닌 일을 도와주다가 욕(?)을 얻어들었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육두문자.
내 불편한 감정은 다 토해냈으니 이제 더 필요 없다는 식으로 무성의하게 끊어버린 전화.
아침부터 참. 고달프네
그래도 괜찮았다.
왜냐하면 오늘은 금요일이기 때문이다. 하루만 무사히 넘기면 이틀을 쉴 수 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일을 하고
퇴근을 했다.
평일엔 야근이나 회식을 가더라도 금요일은 가능한 정시에 퇴근하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
금요일 저녁만큼은 가족과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밥.
내가 좋아하는 반찬들로 채워진 밥상
엄마의 사랑이 가득 담긴 저녁상이다.
회사 열심히 다녀야겠다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올해 내 나이 만으로 서른셋.
원래도 회사형 인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작년에 갑자기 찾아온 번아웃, 우울증으로 회사를 쉬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세상에 평생직장이란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나는 퇴사하기로 결심했다.
단 조건이 있다.
5년안에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생활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때 제대로 관두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성과를 내야한다.
블로그, 브런치 글쓰기, 주식투자, 부동산 공부
제대로 퇴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일들이다.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하지만 목표가 생기니 노력의 시간들이 생각보다 즐겁다.
회사생활도 전보다 나아졌다.
'앞으로 30년은 버텨야 할 지긋지긋한 곳'에서 '많은 걸 얻어갈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우울증 복직 후, 회사로 돌아와 얻은 세 가지가 있다.
우선 투자 종잣돈을 마련해 주는 소중한 현금흐름처가 되었다.
두 번째로, 우울증 복직으로 땅 속까지 파고 들어간 무너진 자신감을 채울 수 있는 일이 되었다.
처음엔 복직하고 일이 손에 익지 않아서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던 사람은 어딜 가도, 잠시 쉬었다 와도 열심히 한다.
워커홀릭으로 노력은 기본값이고,
쓸데없는 자존심(?)까지 내려놓고 사람들에게 웃으면서 다가가니
꽤나 성실하고 일 잘하는 직원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물론 다른 사람의 평가로 채워진 자존감은 한계가 있긴 하지만, 칭찬만큼 큰 심리적 보상은 없다.)
마지막으로 내가 회사를 복직하고 얻게 된 가장 큰 보상.
바로 성취감과 보람이다.
내가 맡은 사업으로 만난 분들은 일이 끝나고 헤어지기 전 말한다.
'고마워요. 아가씨 덕분에 생활이 좀 나아지겠어'
돈으로 살 수 없는 보람까지 느끼게 해 주다니.
복귀하길 잘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려고 밖으로 나왔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걷고 뛰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만보가 넘었다.
이번주도 성장한 내자신 칭찬해!
*사진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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