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의 로컬전시회 솔직 후기
성심당 빵을 판다, 안판다로 이슈가 되었던 로컬 크리에이티브 2024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로컬문화를 애정하는 입장에서 큰 기대와 함께 다녀왔는데요.
좋았던 부분, 아쉬웠던 부분이 명확했던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후기 시작해 볼게요!
전시는 1925년 만들어진 옛 서울역, 문화역 서울 284에서 열렸습니다. 문화가 오갔던 옛 역사에서 진행된 점이 인상깊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평일 점심시간대에 방문을 해서, 정말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었어요.
울산여행차 서울역에 가는 김에 기차 출발 전 시간 내어 봤는데, 딱 그 정도의 전시였던 것 같아요.
말이 너무 애매모호하다구요? 그 이유에 대해 차차 들려드리겠습니다. 후기 이어가 볼게요!
도입부는 커피 브랜드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되었어요. 원두향이 솔솔 나는 전시는 아니었습니다.
로컬과 여러모로 연계된 카페 브랜드들의 탄생 스토리, 로컬 프로젝트 전개 과정, 브랜드관 등을 설명하는 섹션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부산 영도에 로컬여행을 다녀올 적, 직접 방문했던 모모스커피가 보여서 반가웠어요:) 제가 알지 못했던 협업 콘텐츠들도 많이 진행했었더라구요.
1층에서 인상적이었던, 아니 전시 통틀어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 포인트 중 하나의 구성이었습니다.
평범한 일반인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들과, 로컬 브랜드들의 로컬지향적 스토리들이 '인간적인 이야기'라는 키워드로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기 때문이랄까요.
진짜 힙한 카페는 플레이리스트에 심혈을 기울인다는데, 그중 하나의 카페였던 것 같습니다.
저 카페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리스트 속 음악만 들어도 대충 카페 분위기를 상상해 볼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TOP100 틀어주는 개인카페는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이 파트가 더욱 흥미 있었어요 :)
mtl은 처음 알게 된 브랜드인데,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문화공간으로서의 형태가 인상적이었어요.
사진이 아니라 당시 직접 찍은 영상들로 구성한 부분도 흥미로웠구요.
박정수 대표가 운영하는 좋은기분 이란 아이스크림 브랜드의 이야기는 롱블랙에서였을까요? 한 인터뷰로 본 적이 있었어요. 행복함을 전달한다는 슬로건이 인상적이었어서 기억하고 있었답니다. 한 달 동안의 방학 등 운영방식도 되게 독특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아, 그치만 이 섹션은 좋은기분이 아니라 werk 브랜드에 대한 전시랍니다 하하.
커피브랜드 구간을 지나, 복도를 활용한 공간으로 넘어왔어요.
로컬 매거진들 전시시간이었습니다.
좋았던 부분은, 다양한 매거진을 로컬 파인더/ 로컬 에디터/ 로컬 기록자/ 도시 매니아/ 도시 산책자라는 유형으로 나눠 각각의 매거진을 대상별로 추천해 주었다는 점이에요. 그 자리에서 모든 매거진을 다 읽어보긴 어려웠기에 내 타입에 맞는 매거진을 구체적으로 추천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로컬 매거진을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몰랐던 브랜드들도 알게 되었어요. 예를 들면 비마이크!
하지만, 매거진 구간에선 아쉬웠던 부분은 매거진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열악했어요.
자유롭게 읽어보라며 구석에 캠핑의자와 같은 간이의자를 몇 개 펼쳐놨지만, 오래 읽기에 매력적인 환경은 아니었어요. 구석에 독서공간을 몰아놓지 않고 중간중간에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더 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다음은 약간의 특별 섹션과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서촌, 마포 등 특정 동네의 공간들을 소개하는 인플루언서들을 소개하는 코너였어요.
로컬의 매력적인 공간들을 콘텐츠화하는 개성 있는 방법들과 각기 다른 감도를 느낄 수 있었어요.
갠적으로 가장 몰입도가 높았던 섹션이었어요. 물론 작은 공간이어서 밀집도가 높았기 때문일 순 있지만, 텍스트 외에 직접 사용하던 물건이나 프린팅 된 이미지 등 실물들을 볼 수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로컬 크리에이티브 전시가 전체적으로 텍스트 위주라서 피로도가 있었거든요ㅜㅜ. 그 부분을 환기할 수 있는 시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성심당빵 판매여부를 알 수 있던 베이커리 브랜드 이야기 코너로 왔습니다! 투명박스 안으로 손을 넣고 싶었어요. 먹고 싶다.. 네, 빵 판매는 없었습니다.
대신 성심당을 비롯해 오랜 역사를 지닌 빵집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마치 박물관에 온 것 같은 손때 묻은 오래된 물건들을 보면서 얼마나 역사 깊은 브랜드인지 체감할 수 있었어요.
사실, 이렇게 브랜드들의 이야기와 진정성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대체 어떤 맛을 가졌길래 이렇게 명실상부한 로컬브랜드로 자리할 수 있었을까가 궁금하지 않나요? 그런 맥락에서 F&B 전시라면 몇몇 구간에서는 시음 및 시식 코너가 있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그게 전시를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해서 관람 위주의 이번 전시가 특히 아쉬웠습니다.
연이어 아쉬운 이야기를 하게 되어, 이 또한 아쉽지만(?)
주류 브랜드 전시는 진짜 너무 별로였어요ㅜㅜ 지역마다 전통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이색적인 주류들을 많이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고, 국내여행을 다닐 때마다 찾아 먹어볼 정도로 관심이 있는 편인데요. 그런 입장에서 이 전시가 아쉬웠던 건 첫째, 시음할 수 없다. 시음을 못하면 디자인만 관람하라는 건가요. 주류 관람실 앞에 스태프분도 계셨는데, 그런 행사 스태프분의 역할을 이 측면에서 더 잘 활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관람객이 많을 때 인파정리하시는 역할이시겠지만요) 둘째론 설명글이 너무 작아서 안보였어요. TMI이긴 하지만, 몇 달 전 라섹을 한 저도 이렇게 안 보이는데 시력 안 좋으신 분들은 너무 불편하셨을 것 같아요. 이런 두 가지 이유에서 너무너무 아쉬웠던 관람존이었습니다ㅜㅜ
다음은 한 이발관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F&B 말고 라이프스타일 관련 브랜드도 로컬 브랜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마지막 공간으로 왔어요.
전국 곳곳의 로컬 브랜드들,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한 텍스트들을 읽을 수 있었어요.
공주 제민천같이 로컬여행 다니면서 직접 갔던 동네의 로컬 프로젝트 이야기들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제가 몰랐던 브랜드들도 많아서 열심히 사진으로 기록해 두었어요. 스토리들을 더 꼼꼼하게 읽고 싶었는데, 기차 시간도 여유롭지 않고 텍스트 분량이 너무 방대해서 부담이 있었어요 :(
이 공간은 시간 여유를 가지고 QR코드도 접속하며 맘에 드는 제품도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글도 꼼꼼히 읽어야지 유익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진짜 마지막 공간은 여기겠군요. 로컬 공간들을 만들거나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는 리더들의 인터뷰를 시청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어반플레이, 양양 서피비치 등 유명한 분들의 이야기가 영상적으론 잘 담긴 것 같아요. 그치만 영상 소리가 너무 겹쳐서 관람이 불편했어요. 영상 러닝타임도 꽤 긴데 작은 의자 하나 없이 서서 들어야 하는 부분도 부담이었어요. 왜냐면 마지막 공간인만큼 체력도 소모되었을 테니깐요. 영상 내용은 좋았으나, 여러모로 섬세함이 아쉬운 존이었습니다.
전시관 관람을 마친 후에는, 문화역 외부에 있는 1층 카페 연남방앗간에서 전시MD 음료를 무료로 먹을 수 있었어요. 주차별로 메뉴가 달라지는데 저는 연남방앗간의 참깨라떼와 보난자커피의 아메리카노 중 선택이 가능했습니다. 사실 연남방앗간의 참깨라떼는 상시적으로 판매하는 메뉴라 지난번에 먹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보난자커피 아메리카노를 선택했는데, 진짜 맛있었어요. 원두 드립백 살뻔했습니다.
연남방앗간 카페에선 전시실에서 볼 수 없던 제품들의 실물을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더 전시 흐름이 의아했습니다. 왜 이걸 여기에 다 모아놨지..? 하는 생각이랄까요. 아무래도 여기는 전시 관람객 외에 일반 손님들도 많기 때문에 관람하기엔 불편했거든요.
마지막에 먹은 보난자커피의 맛이 훌륭해서 행복한 기분으로 이전 기억들이 덮이긴 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전시였습니다.
로컬문화를 아끼는 입장에서 다음에는 더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로컬문화를 전시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또 한편으론, 나뿐만 아니라 꽤나 많은 사람들이 로컬의 매력을 사랑하는구나! 하고 알 수 있어서 동질감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
이상 MINTRODUCE의 첫 번째 로컬 전시회 관람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