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버니의 <Debí Tirar Más Fotos>와 68회 그래미
익숙한 듯 낯선 라틴 비트 위로 평탄하고 덤덤하게 흘러가는 스페인어 가사. 레게 톤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처음엔 다소 ‘성글게’ 들린다. 2026년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AOTY)’을 수상한 배드 버니의 <데비 티라르 마스 포토스(Debí Tirar Más Fotos)>(이하 DTMF)를 처음 들었을 때의 감상이다.
배드 버니의 수상엔 두 가지 의의가 있다. 첫 번째로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라는 말의 증명이다. 이 음반은 마치 일상의 배경음악처럼 작용한다. 구태여 스케일을 크게 넓히거나 거대 담론을 다루지도 않는다. 팝의 문법을 전면으로 따르지도 않았다. 이러한 앨범의 색깔은 트랙 ‘TURiSTA’에서 두드러진다. 기타 한 대에 나른한 목소리로, 마치 휴양지에서 노래하는 듯한 노래. 스쳐 가는 인연을 관광객에 비유했다.
흔히 ‘제3세계 음악’이라 분류되곤 하는 사운드의 결이 배경처럼 곳곳에 스몄다. 발매 이후 2025년 한 해 동안 이 앨범은 배드 버니를 스포티파이(Spotify) 글로벌 아티스트 1위로 만들었고, 남미, 유럽 등 다수의 국가 차트를 휩쓸며 라틴의 파워를 보여주었다. 결국 보수적인 성향의 그래미가 스페인어 100%로 된 앨범에 역사상 처음으로 최고 앨범상을 수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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